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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이 카라바오컵(EFL컵, 리그컵) 16강에서 최악의 상대를 만났다. 명실상부 자타공인 프리미어리그 최강팀 맨체스터 시티와 격돌한다. 카라바오컵은 그나마 중요도가 떨어지는 대회라 토트넘이 우승을 노릴 만한데 운도 따르지 않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는 26일(한국시각) '토트넘이 악몽 같은 대진을 만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유럽축구에서는 통상 유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 자국 리그, FA컵, 리그컵까지 4개 대회를 메이저로 분류한다. 유럽대항전 하위 티어인 유로파리그와 컨퍼런스리그도 메이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챔피언스리그와 자국 리그가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하위 유럽대항전도 대륙컵이라는 위상이 대단하다. FA컵은 각 리그 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토너먼트다.

챔피언스리그와 자국 리그 우승을 노리는 강팀 입장에서 리그컵은 여차하면 버려도 되는 대회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이변이 자주 발생하며 토트넘과 같은 중상위권 클럽도 우승을 넘볼 수 있다.

당장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리그컵)다음 라운드에 2군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21세기 들어서 메이저대회 우승이 단 한 차례인데 그것이 바로 2008년 리그컵이다.

토트넘은 우승 가뭄이 지속되면서 트로피에 대한 열망이 점차 끓어오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사실 토트넘 전력으로 꿈 같은 이야기다. 토트넘 입장에서 가능성이 높은 대회가 리그컵이다.

하지만 리그컵 16강부터 맨시티를 상대하게 됐으니 '악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맨시티만 아니었어도 우승 각이었는데'라는 탄식이 부자연스럽지 않다.

1차원적으로 생각하면 그렇다. 토트넘은 차라리 맨시티를 만나서 좋은 점도 있다.

토트넘이 맨시티를 피한다고 리그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이었다면 왜 16년째 '무관'이 이어지고 있을까?

토트넘은 당장 지난 시즌 64강에서 풀럼을 만나 광속 탈락했다. 2022~2023시즌에는 32강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노팅엄포레스트에 패했다. 2021~2022시즌은 준결승에서 첼시에 패했다. 2020~2021시즌 결승전에서 맨시티를 만나 무릎을 꿇었다. 2019~2020시즌에는 콜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생소한 팀을 32강에서 넘지 못했다.

어중간한 팀을 만나서 졸전 끝에 탈락해서 비판을 당할 바에 '맨시티한테 져서 떨어졌다'고 하면 탓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또한 일찌감치 리그컵을 접으면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일 수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카라바오컵 16강 대진

토트넘-맨시티

브렌트포드-셰필드 웬즈데이

사우스햄튼-스토크시티

AFC 윔블던vs뉴캐슬 승자-첼시

맨유-레스터시티

브라이턴-리버풀

프레스톤-아스널

애스턴빌라-크리스털 팰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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