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6 12:51:00]
[용인=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10월 A매치가 열릴 것으로 유력한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잔디는 좋다. 하지만 잔디만큼이나 심각한 다른 문제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다음달 15일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 4차전 이라크와의 홈경기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하기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 개최를 포기한 이유는 잔디였다. 지난 9월 A매치 팔레스타인전에서 한국은 경기 외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경기장 안에서의 변수도 있었다. 잔디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정말로 심각했고, 선수들이 온전한 실력을 보여주기 어려웠다.주장인 손흥민이 선수들을 대표해 “팀에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은 컨트롤하기도 어려웠다. 드리블할 때 어려운 점이 생긴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하는 게 좀 아쉽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홈에서 할 때만큼은 좀 많이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며 잔디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이라크전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선수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회복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렸다. 이에 협회는 여러 구장을 검토한 끝에 잔디 상태가 제일 괜찮은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선택했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현재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수공사로 인해서 수원 삼성이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26일 수원과 부산 경기가 마무리된 후 수원 유망주 강현묵은 용인미르스타디움 잔디 상태는 좋다고 설명했다. “잔디는 진짜 좋다. 아무래도 다른 운동장과 비교했을 때 여기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변성환 수원 감독도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잔디는 타구장과 비교해 좋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잔디가 나쁘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부상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위한 환경적인 측면만 보면 용인미르스타디움은 합당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인미르스타디움의 문제는 교통이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3만 7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지만 경기장 최대 수용인원을 여유롭게 받을 수 있는 교통 인트라가 갖춰지지 않았다.
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기 위해선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아야 하지만 수도권에 있는 대형 스타디움 중 가장 나쁜 편에 속한다.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용인경전철의 삼가역이다. 삼가역에서 내려도 20분 정도 걸어야 경기장에 도착한다.
접근성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경전철이다. 경기 시작 전후로 3만 명 이상이 이용할텐데 용인경전철은 1량짜리 자기부상열차로 운영된다. 순간적으로 몰리는 팬들을 1량 열차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버스편도 좋지 않다. 전국 각지에서 축구 팬들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데 용인시내버스 위주로만 다닌다. 광역버스가 있지만 서울역, 신논현역과만 연결되어 있다. 그마저도 배차간격이 평일에는 대략 15분 간격이다.
이렇게 대중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팬들이 자가용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교통과 주차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근처는 기본적인 출퇴근시간에도 자주 막히는 왕복 4차전 도로다. 3만명이 넘는 팬들이 일시적으로 쏠리면 대혼잡이 예상된다.
주차도 문제다. 용인미르스타디움 주차장은 972면밖에 되지 않는다. 주변에 다른 주차장은 없다. 1,132면의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용인시청의 협조를 받는다고 해도 팬들을 수용하기엔 한참 모자르다. 용인시청 주차장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까지는 쉽게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다.
현재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사용하고 있는 변성환 감독도 “왜 여기서 하는지 모르겠다. 잔디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단 하나의 문제가 접근성이다. 팬들이 5~6시간 전에는 움직이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 리그 경기 중에 만 명만 와도 힘들다. 4~5만 명이 오면 힘들지 않을까“라며 접근성을 걱정했다.
15일 이라크전은 팬들이 일찍 움직이기도 어려운 평일 경기다. 협회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 접근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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