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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위대한 업적이다.“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이날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10년 연속 170이닝 돌파에 도전하는 양현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66⅓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3⅔이닝만 던지면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쓰게 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아웃카운트 4개만 잡으면 KBO리그 통산 두 번째 2500이닝 달성 투수가 되는 날이었다. 올해 경기당 평균 5⅔이닝을 소화해왔던 양현종의 기록을 돌아보면, 두 기록 모두 무난한 달성이 예상될 만한 날.

이 감독은 “80~100구 사이에 교체라혀 하는데, 본인이 5회까진 던지려 하지 않을까. 승리 기회가 온다면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올해 (ABS시대에서) '살아남은 1인'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켜줬다. 시즌 중반 휴식 제안에도 '괜찮다'며 철저히 자신을 관리했다. 10년 연속 170이닝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세우는데,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회초를 삼자 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한 양현종. 2회초 선두 타자 손호영에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전준우를 뜬공 처리하면서 2500이닝에 도달했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더 잡고 이닝을 마무리 하면서 10년 연속 170이닝 기록으로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런데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갑자기 흔들렸다. 박승욱 정보근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황성빈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진 가운데, 양현종은 고승민에 좌선상 3루타까지 5연속 안타로 4실점했다. 무사 3루에서 손호영을 3루수 땅볼 처리한 양현종은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했고, 그 사이 고승민이 홈을 밟아 5실점째를 기록했다. 나승엽에 내야 안타를 내준 뒤 윤동희를 삼진 처리하며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 했다.

4회초 다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 박승욱을 2루수 라인 드라이브 아웃 처리한 데 이어, 정보근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면서 대망의 10년 연속 170이닝에 도달했다.

선발 투수로 한 시즌 100이닝을 넘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숱한 변수가 도사린 시즌, 웬만한 자기 관리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100이닝도 아닌 170이닝, 그것도 10년 연속으로 일궜다는 건 실력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 없인 이룰 수 없는 성과임에 분명하다.

이제 올 시즌 양현종 앞에 남은 건 V12 도전이다. 2009년 V10, 2017년 V11을 일궜던 그에게 V12는 에이스로 맞이하는 큰 도전이자 반드시 이뤄야 하는 책임과 같다. '대투수'라는 수식어 다운 기록을 써내려온 그에게 V12는 완벽한 피날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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