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28 05:50:00]
[포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왕조의 시작'은 3연패다. 울산 HD가 그 고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울산은 2년 전 17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창단 후 첫 2연패를 달성했다. 3연패까지 이제 우승 매직넘버 '1'을 남겼다. '1'인 이유는 다음 경기 상대가 2위 강원FC이기 때문이다. 울산은 강원을 꺾으면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올 시즌 우승을 확정한다.
울산은 휘슬이 울리기 전 위기감이 감돌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3전 전패의 늪에 빠졌다. 전날 강원이 김천 상무를 1대0으로 제압하면서 그야말로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울산과 강원의 승점차는 단 1점이었다. 그 파고를 넘었다. 울산은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2라운드에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2대0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울산(승점 65점)은 강원(승점 61)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다시 벌렸다. 울산은 11월 1일 다음 라운드에서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포항은 후반 승부수를 던졌지만 대형 악재에 땅을 쳤다. 센터백 이규백이 후반 6분 이청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바닥으로 무릎을 찍었다. 바로 앞에서 그 상황을 지켜본 주심은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냈다. K리그1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을 기록한 포항은 승점 52점으로 5위에 머물며 4위 탈환에 실패했다.
울산은 고승범에 이어 국가대표 주민규가 골망을 흔들었다. 위기 뒤 기회였다. 포항은 전반 31분 결정적인 기회를 먼저 잡았다. 역습 상황에서 정재희의 크로스가 윤민호에게 연결됐다. 윤민호가 발을 갖다댔지만 제대로 볼을 맞추지 못해 조현우에게 걸렸다.
1분 뒤 울산의 결승골이 터졌다. 루빅손의 강력한 크로스를 고승범이 왼발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는 후반 19분 골네트를 찢었다. 그는 보야니치의 감각적인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쐐기골로 장식했다. 주민규는 최근 골 침묵이 길었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골 맛을 본 것은 7월 13일 FC서울전(1대0 승)이었다. 그는 106일 만에 9호골을 작렬시켰다.
주민규의 골 소식은 늘 화두였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전에도 “주민규는 가장 어려운 상황이지만 곧 해가 뜰 것이다.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시선이 주민규에게만 집중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안쓰러워했다. 긴 기다림이 끝났다. 주민규는 김판곤 감독 체제에서 첫 골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주민규가 오랜시간 동안 힘들어할 때 모든 선수들이 격려해줬다. 선수 본인이 미안해하는 마음이 많았는데 나 또한 상당히 기쁘다. 득점할 때도 퀄리티가 나왔다“고 미소지었다.
주민규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 기분이 좋은 하루“라고 말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골 가뭄을 털어낸 심경을 묻자 “기분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이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주민규는 이어 “헌신하고 수비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찬스를 살렸다면 몇 경기에서 승점을 더 가져왔을 거라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을 향해서도 “감독님 오시고 첫 골이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올 골을 넣어서 감독님, 동료들,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포항전 골은 올 시즌 K리그1 9호골이었다. 남은 경기는 3경기다. 통산 세 번째 득점왕 등극은 쉽지 않다. 득점 선두 무고사(인천·15골)와는 6골 차다. 그래도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은 가능하다.
그는 “사람인지라 기사를 많이 본다. 감독님께서 많은 믿음을 주셨는데,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못했지만 나를 대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셰서 감사한 마음이다. 골이 안터져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남은 경기에서 화산처럼 많은 골을 넣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주민규는 울산에선 골 소식이 없었지만 A대표팀에선 9월 11일(한국시각) 오만전에서 쐐기골을 작렬시키며 대한민국의 3대1 승리에 일조했다. A매치 2호골을 터트린 그는 당시 아내의 임신을 감사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주민규는 “'언젠가 터지겠지'라며 가족이 눈치를 많이 봤다. 와닿았던 말중 하나가 골을 넣는 것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축구가 먼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축구를 즐기자는 마음이었다. 오늘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앞에서 많이 뛰며 수비에 중점을 뒀다. 좋은 기회가 와서 운 좋게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아내도 그렇고 부모님도 숨죽이면서 내게 이야기를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이다. 가족들도 마음 편히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로소 미소지었다.
홑몸이 아닌 아내를 향해서는 “아내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입덧도 있고, 몸도 힘들었는데 내 눈치를 보게 했다“며 “홑몸이 아닌 데도 날 생각해준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정상이 멀지 않았다. 주민규는 “올 한 해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았는데, 내가 골을 넣고 우승한다면 그런 힘든 순간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매직넘버 '1'에 대해 “강원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라면서도 “나도 끝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스스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세 경기 남은 상황에서 너무 에너지를 쏟다가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포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여자당구는 김가영 천하…시즌 3연승·통산 1..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연습 게을리하지 않을 것“(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프로당구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통산 10회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김가영은 27일 밤 경기도 고양시..
[24-10-28 08:35:00]
-
[뉴스] 'GOAT'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바르샤가,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리오넬 메시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FC바르셀로나가 있었다.바르셀로나의 기세가 무섭다. 원정 엘클라시코마저 승리했다. 그것도 4대0 대승이었다. 바르셀로나는 27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
[24-10-28 08:31:00]
-
[뉴스] [NBA] '연봉 약 130억' 이대로면 역..
[점프볼=이규빈 기자] 힐드의 시즌 초반 활약이 대단하다.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델타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유타 재즈와의 경기에서 127-8..
[24-10-28 08:15:04]
-
[뉴스]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처럼…“ 다승..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처럼 던져야 '에이스'라고 하고 '대투수'라고 하지 않을까요.“곽빈(25·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 30경기에 나와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원태인(삼..
[24-10-28 08:00:00]
-
[뉴스] 연장전 진 뒤 라커룸 문짝 부순 김주형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린 김주형이 국내 대회 연장전에서 진 뒤 라커룸 문짝을 부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김주형은 지난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
[24-10-28 07:53:00]
-
[뉴스] '일론 머스크도 반한 그녀가 떴다' 배구장 ..
[장충=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노력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파리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배구장을 찾아 GS칼텍스 선수단에 기를 불어넣었다.파리올림픽에서 시종일관 시크한 표정으로 10점 과녁을 명중시키며 세계적인..
[24-10-28 07:46:00]
-
[뉴스] '근자감'이 아니네. 38세의 노장 파이터,..
[원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박형근의 저력은 여전했다.박형근(38·팀AOM)은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ROAD FC 070 -65㎏ 계약체중 매치에서 일본의 구로이 가이세이(23)에게 1라운드 1분5..
[24-10-28 07:40:00]
-
[뉴스] [위기의 여자축구] ①창녕WFC 해체 갈림길..
구단 운영하는 여자축구연맹 재정난…축구협회 지원에 올해 겨우 버텨골키퍼 줄부상으로 코치가 선수로 뛰기도…창녕WFC 힘겨운 한해 보내[※ 편집자 주 = 국제축구연맹(FIFA)의 장려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여자축구 인..
[24-10-28 07:39:00]
-
[뉴스] [위기의 여자축구] ②“엘리트 선수요? 내 ..
저출생 여파와 매력 실종…“여러 종목 중 여자축구 택할 이유 없어“12세 이하 꿈나무들, 10년 전보다 40% 급감…사회적 인식 바꿔내야(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설하은 기자 = 우리나라 여자축구 각급 대표팀 전반의 ..
[24-10-28 07:39:00]
-
[뉴스] [위기의 여자축구] ③100억원 낸 신세계와..
다음 달 '5년 스폰서십' 종료…연장 계약 가능성 작다는 관측 우세유럽 여자축구는 화장품·패션·유아용품 등 여성 친화 기업이 후원(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설하은 기자 = 여자 축구의 성장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
[24-10-28 07:39: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