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6 18:11:14]
위기 상황을 극복한 비결은 군인다운 정신력과 투지였다.
국군체육부대가 26일 통영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B조 예선에서 우리카드를 3-2(22-25, 25-20, 14-25, 28-26, 15-13)로 꺾고 2승 1패를 기록했다. 임재영의 활약이 엄청났다. 2세트까지는 공격 성공률 100%를 유지했고, 총 27점을 퍼부으며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수행했다. 황택의와 홍동선, 홍상혁도 각자의 자리에서 제몫을 하며 임재영의 뒤를 받쳤다. 이날 승리를 통해 국군체육부대는 2008년 컵대회 첫 참가를 시작으로 8번의 도전만에 첫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마이클 아히(등록명 아히)와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가 공격에서 분전했지만 4세트 후반부의 집중력 싸움에서 밀린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떠안았다.
1세트 우리카드 25 : 22 국군체육부대 - 돌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은 우리카드
[주요 기록]
우리카드 김지한: 경고(10-9 상황에서의 안테나 터치 관련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로 인함)
1세트 초반 승부는 팽팽했다. 양 팀 모두 상대의 강서브를 빠르게 돌리며 점수 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렇게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던 중, 잠시 잡음이 발생했다. 10-9로 우리카드가 앞선 상황에서 김지한의 안테나 터치에 대한 미들 랠리 판독이 진행됐고, 결과가 공격자 안테나 터치로 나오자 김지한과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강한 항의를 이어간 것. 그러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김지한은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지한이 곧바로 다음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시켰고, 좋은 수비로 임재영의 2단 연결 범실까지 유도하며 12-10으로 앞서갔다. 오히려 국군체육부대가 11-13에서 황택의의 오버네트까지 나오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군체육부대는 세트 중후반 황택의의 서브를 앞세워 추격에 돌입했다. 황택의는 14-17에서 좋은 서브로 임재영의 반격을 이끈 뒤, 전매특허인 감아 때리는 서브로 직접 득점까지 올리며 1점 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동점까지는 허용하지 않은 채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켰고, 20점대 이후에도 두 팀은 쫓고 쫓기는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최종 승자는 우리카드였다. 23-22에서 황택의의 서브 범실과 아히의 블로킹이 이어졌다.
2세트 우리카드 20 : 25 국군체육부대 - 홍홍 듀오가 이끈 국군체육부대의 반격
[주요 기록]
국군체육부대 홍상혁-홍동선: 도합 9점 득점
국군체육부대 박찬웅: 19-15에서 속공-블로킹으로 연속 득점
2세트 초반은 국군체육부대의 기세가 좋았다. 4-3에서 홍상혁의 날카로운 직선 공격과 홍동선의 반격이 이어졌고, 홍상혁의 연결에 이은 홍동선의 왼손 페인트까지 나오며 7-3으로 치고 나갔다. 이에 파에스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를 빼고 송명근을 투입했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는 꾸준히 격차를 유지했다. 홍동선과 홍상혁이 공격에서 함께 제몫을 하며 사이드 아웃을 이끌었다. 그러자 파에스 감독은 이강원과 이승원까지 더블 스위치로 투입하며 계속 변수를 만들고자 했다.
국군체육부대는 15-11에서 박준혁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순조롭게 선착했다. 우리카드는 한태준과 이상현이 좋은 호흡을 연달아 맞추며 추격을 시도했지만, 14-18에서 프리 볼 상황을 이상현의 아쉬운 첫 터치로 놓치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세트 후반에는 박찬웅의 활약이 빛났다. 19-15에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20-24에서 송명근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국군체육부대가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우리카드 25 : 14 국군체육부대 - 비슷한 상황, 다른 결과
[주요 기록]
국군체육부대 박삼용 감독: 경고(3-4 상황에서의 네트터치 관련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로 인함)
우리카드 아히: 6-5에서 서브 득점 1점 포함 5연속 서브
파에스 감독이 3세트 들어 선발 세터를 이승원으로 교체한 가운데, 1세트에 이어 또 한 번의 경기 준단 상황이 벌어졌다. 4-3으로 우리카드가 앞선 상황에서 이승원의 네트터치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는데, 네트터치가 아닌 것으로 나오자 선수들과 박삼용 감독이 항의를 이어간 것. 이에 1세트 때의 김지한처럼 이번에는 박 감독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우리카드는 혼란한 상황을 틈타 알리의 연속 백어택과 아히의 서브 득점으로 9-5 4점 차 리드를 잡았다.
우리카드는 11-6에서 알리의 백패스를 아히가 백어택으로 연결하며 더블 스코어까지 앞서갔다. 국군체육부대도 좋은 서브 공략을 앞세워 추격을 노렸지만, 15-11에서 알리가 홍동선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는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여전히 우리카드가 우위를 지켰다. 국군체육부대는 9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지켜오던 임재영마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수렁에 빠졌고, 우리카드는 이 틈을 타 아히가 또 한 번 서브로 흐름을 장악하며 22-13까지 달아났다. 이후 24-14에서 양희준의 속공 범실이 나오며 우리카드가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우리카드 26 : 28 국군체육부대 - 알리와 임재영의 정면승부
[주요 기록]
우리카드 알리: 블로킹 1개 포함 9점
국군체육부대 임재영: 블로킹 1개‧서브 득점 2개 포함 9점
4세트 초반은 이날의 세트 초반 양상 중 가장 치열했다. 양 팀이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좋은 플레이들을 연달아 만들었다. 우리카드에서는 알리가, 국군체육부대에서는 임재영이 좋은 공격 컨디션을 이어갔다. 10점대에도 두 팀이 나란히 진입한 상황에서, 장지원이 의외의 게임 체인저로 나섰다. 12-11에서 서베로로 나서 깜짝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그러자 우리카드는 이승원과 이상현의 연속 블로킹으로 응수하는 등 두 팀의 접전은 계속됐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우리카드가 선착했다. 15-14에서 국군체육부대가 어수선한 볼 처리로 고전하는 틈을 타 아히가 16점째를 책임졌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도 금세 따라붙었다. 16-18에서 알리의 서브 범실이 나온 직후 홍상혁이 반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급기야 국군체육부대는 20-20에서 홍동선의 날카로운 시간차로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알리의 엄청난 화력 쇼로 세트 극후반에 다시 리드를 뺏었고, 결국 4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길어진 듀스 접전의 끝은 범실이었다. 28-26에서 이상현의 속공이 범실이 되면서 경기는 5세트로 향했다.
5세트 우리카드 13 : 15 국군체육부대 - 최후의 승자가 된 국군체육부대
[주요 기록]
우리카드 오재성: 1-0에서 수비 도중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교체
5세트 초반, 우리카드 쪽에 악재가 발생했다. 1-0에서 오재성이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당하면서 코트를 빠져나간 것. 우리카드는 제2리베로로 등록된 김동민이 급히 리베로 조끼를 입고 코트로 향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리카드는 세트 초반 기세를 잡았다. 알리-아히-송명근이 번갈아 좋은 활약을 펼치며 6-3으로 앞서갔다. 그러자 국군체육부대는 임재영의 백어택과 홍동선의 반격으로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우리카드는 8-7에서 알리의 연타 득점으로 2점 차 리드를 안은 채 코트 체인지에 돌입했다. 이후 10-8에서 홍동선의 파이프를 박진우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우리카드가 조금씩 승리에 다가섰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는 9-11에서 홍상혁이 아히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잘라내며 끝까지 거센 저항을 이어갔고, 11-12에서 황택의의 다이렉트 공격까지 터지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13-13에서 임재영이 결정적인 반격 백어택을 터뜨리며 매치포인트까지 내달린 국군체육부대는 송명근의 공격 범실까지 이어지며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_통영/신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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