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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이 나란히 비주전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색다른 경기를 펼쳤다.

삼성화재가 26일 통영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예선에서 한국전력을 3-2(28-26, 19-25, 17-25, 25-23, 15-10)로 꺾고 조별 예선을 3연승으로 마무리했다. 양 팀 모두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주며 이른바 ‘실험실’을 개장한 경기였다. 김상우 감독은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를 1세트에만 선발 출전시켰고, 매 세트 다른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권영민 감독 역시 루이스 엘리안(등록명 엘리안)과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의 출전 시간을 조절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이 과정에서 승리까지 챙긴 팀은 삼성화재였다. 김우진-이윤수-이현진이 공격에서 동반 활약을 펼치며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 과정에서 베테랑 노재욱이 확실히 중심을 잡으며 조별 예선 전승을 합작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구교혁‧임성진‧김주영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를 전패로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1세트 삼성화재 28 : 26 한국전력 - 범실 쏟아낸 삼성화재, 막바지 집중력 회복 성공
[주요 기록]

범실: 삼성화재 12개 - 한국전력 5개
삼성화재 파즐리: 서브 득점 2개 포함 10점, 공격 성공률 72.73%

삼성화재가 이윤수를 선발로 기용한 정도를 제외하면, 두 팀 모두 1세트에는 정예 멤버를 냈다. 이에 맞게 경기 내용도 치열했다. 삼성화재가 이윤수의 서브 득점으로 먼저 기세를 올리자, 한국전력도 엘리안과 전진선의 연속 블로킹으로 응수했다. 두 팀은 리드를 주고받으며 10점대에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먼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한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15-15에서 김정호의 서브 범실이 나왔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이후, 한국전력이 삼성화재의 범실로 조금씩 우위를 점했다. 17-16에서 김준우의 속공 범실이 나왔고, 18-17에서는 파즐리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20점 선착 역시 19-18에서 나온 이윤수의 서브 범실 덕분에 해낸 한국전력은 21-20에서 엘리안이 좋은 서브에 이은 백어택까지 터뜨리며 세트 후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그러자 삼성화재는 파즐리의 공격-서브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며 저항했다. 결국 1세트부터 펼쳐진 듀스 접전에서 웃은 팀은 삼성화재였다. 27-26에서 파즐리가 해결사로 나서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삼성화재 19 : 25 한국전력 - 삼성화재, 먼저 실험실 개장
[주요 기록]

삼성화재 이현진, 손태훈, 이시몬, 양수현, 노재욱, 김우진: 선발 출전(이시몬 리베로 선발 출전)

1세트를 따낸 김상우 감독은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다. 양수현과 손태훈이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섰고, 아포짓 자리에는 이현진이 출전했다. 세터도 노재욱으로 바뀌었고, 이윤수의 대각에는 김우진이 위치했다. 이시몬은 리베로 조끼를 입었다. 반면 한국전력은 1세트와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가, 세트 초반에 엘리안과 서재덕, 신영석을 빼고 구교혁과 김동영, 정성환을 투입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줬다. 초반 흐름은 삼성화재가 미세하게 좋았다. 9-8에서 사이드 블로커들의 견고한 블록으로 김동영의 공격 범실을 유도하며 10점에 선착했다.

이후 양 팀의 젊은 선수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다. 삼성화재에서는 이윤수와 김우진이 맹폭을 이어갔고, 한국전력에서는 김주영이 좋은 패스와 서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젊은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두 팀은 17-17로 팽팽히 맞서며 세트 후반에 돌입했다. 여기서 한국전력이 기어를 올렸다. 삼성화재가 범실로 흔들리는 사이 정성환이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며 순식간에 20점까지 내달렸다. 이후 22-18에서 전진선까지 연속 블로킹을 작렬시키며 2세트는 한국전력 쪽으로 기울었고, 24-18에서 구교혁이 2세트 승리를 확정짓는 득점을 터뜨렸다.

3세트 삼성화재 17 : 25 한국전력 - 이번엔 양 팀 동시에! 2차 실험실 개장
[주요 기록]

삼성화재 김정윤, 이재현, 손현종: 선발 출전
한국전력 김주영, 김동영, 정성환, 구교혁: 선발 출전

양 팀 감독이 또 한 번 라인업에 대폭 변동을 주며 2차 실험실이 개장된 가운데, 한국전력이 이재현의 서브 범실에 이은 구교혁의 블로킹과 김동영의 반격 득점으로 3-0 런을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순식간에 뒤를 쫓았다. 아포짓으로 자리를 옮긴 김우진이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맹공을 퍼부으며 금세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그러자 한국전력이 다시 한 번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9-9에서 삼성화재가 호흡 미스로 점수를 헌납하자, 정성환이 블로킹까지 하나를 더하며 2점 차를 만들었다.

세트 중반, 조금씩 한국전력이 격차를 벌리고자 했다. 15-13에서 파즐리의 공격 시도를 김주영이 두 번 연속으로 저지하며 4점 차를 만들었다. 여기에 임성진의 반격과 정성환-김주영의 연속 블로킹까지 더해진 한국전력은 단숨에 20점 고지까지 내달렸다. 한국전력은 임성진이 20-14에서 완벽한 리시브 이후의 직선 공격과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고, 24-17에서 구교혁이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한국전력이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삼성화재 25 : 23 한국전력 - 구교혁과 이현진의 화력전
[주요 기록]

한국전력 구교혁: 블로킹 1개 포함 11점
삼성화재 이현진: 블로킹 1개 포함 8점

4세트 초반 흐름은 치열했다. 한국전력은 구교혁과 임성진이 함께 공격을 이끌었고, 삼성화재는 이현진이 오른쪽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받아쳤다. 먼저 10점대에 진입한 팀은 삼성화재였다. 8-7에서 이윤수가 서브 득점을 터뜨렸고, 9-8에서 김우진의 오픈 공격도 터졌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빠르게 역전에 성공했다. 10-11에서 구교혁의 오픈 공격과 김동영의 좋은 서브에 이은 임성진의 반격으로 12-11을 만들었다. 이렇게 두 팀은 리드를 뺏고 뺏기며 혈투를 벌였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는 삼성화재가 먼저 도달했다. 15-15에서 김우진의 연결과 이현진의 연타가 매끄럽게 이어졌다. 이후 18-17에서 김우진의 과감한 마무리와 양수현의 반격 속공까지 터진 삼성화재는 20점에도 선착하며 5세트를 향해 전진했다. 한국전력은 21-24에서 구교혁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최후의 추격을 시도했지만, 24-23에서 이윤수가 노 블록 어택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삼성화재 15 : 10 한국전력 - 5세트까지도 이어진 젊은 선수들의 활약
[주요 기록]

삼성화재 양수현: 3-2에서 연속 속공 득점
한국전력 이태호: 3-5에서 시간차 더블 스위치로 출전, 1점

5세트의 포문은 삼성화재가 기분 좋게 열었다. 손태훈의 속공과 이현진의 블로킹으로 선제 2점을 올렸다. 이후 3-2에서 양수현과 노재욱이 연달아 속공 호흡을 맞추며 삼성화재가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이에 권영민 감독은 야마토와 이태호를 시간차 더블 스위치로 투입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렸고, 이태호가 들어오자마자 득점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7-6에서 이윤수의 퀵오픈이 터지며 먼저 코트 체인지를 이끌었다. 이후 9-7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김정호의 서브 득점까지 더해지며 10점에도 선착했다. 한국전력은 김동영과 임성진의 공격으로 어떻게든 간격을 좁히려 했으나, 두 선수의 공격은 각각 김우진과 양수현의 블로킹에 막히며 점수 차는 5점 차까지 벌어졌다. 결국 14-10에서 김동영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삼성화재가 3연승을 완성했다.

사진_통영/신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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