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4 17:03:08]
무더운 여름이 오면서 대학배구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충북 단양과 경남 고성에서 열린 2024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본인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을 뽐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코트 위 존재감을 뽐낸 선수들을 만나봤다.
매서운 공격력이 돋보였던 인하대
지난 7월 2일 충북 단양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대한항공배 전국대학배구 단양대회가 인하대와 한양대의 결승전으로 끝났다. 인하대가 한양대를 세트스코어 3-0(25-19, 25-17, 25-1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접전 끝 인하대가 웃었다.
인하대는 단양대회 우승까지 예선 포함 7경기 동안 단 1세트만을 내주며 매서운 조직력을 보였다. 특히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하면서 상대를 잠재웠다.
최근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에 발탁돼 활약을 보였던 신입생 최준혁(205cm, MB)이 눈에 띄었다. 최준혁은 세트당 0.983개의 블로킹을 선보이며 상대 공격수를 돌려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높은 타점과 체공력을 활용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아포짓 김민혁(3학년, 190cm)이 확실한 공격을 책임지며 세터 손끝을 가볍게 만들었다. 김민혁은 57.1%의 순도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였으며 세트당 0.286개의 서브까지 성공하며 본인을 뽐냈다.
인하대는 단양대회에 이어 고성대회에서도 매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인하대는 한양대, 중부대, 조선대, 충남대와 함께 A조에 속했다. 예선 마지막 중부대와 경기에서 인하대는 대회 첫 패를 안았다. 인하대는 1세트 이후 상대 서브에 흔들렸고, 본인들의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다. 5세트 접전 끝에 패했던 인하대는 결승 상대로 만난 중부대에 승리하며 설움을 씻었다.
고성대회에서는 서현일(3학년, 188cm, OH)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살림꾼으로 자리했다. 서현일은 49.5%의 공격 성공률과 더불어 32.5%의 리시브 성공률을 보이며 팀을 든든히 받쳤다. 또한 이재현(3학년, 188cm, OH)도 공격과 수비에 힘을 보태며 인하대를 승리로 이끌었다. 확실한 공격 활로를 책임진 삼각편대가 눈에 띈 인하대다.
조직력이 돋보였던 중부대
중부대는 끈끈한 조직력을 보이며 강팀 면모를 보였다. 단양, 고성대회에서 모두 본선에 오르며 그것을 증명해 냈다. 중부대는 아포짓 김요한(3학년, 188cm, OP)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김요한은 단양대회 기간 91점을 56.2%로 올리며 확실한 공격 활로를 책임졌다. 또한 세트당 0.533개의 서브에 성공하며 강점을 보였다. 득점에 이어 김요한이 코트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팀원들에게 전달되기에 충분했다. 주장 손찬홍(4학년, 198cm, MB)이 중앙에서 0.677개의 블로킹으로 중심을 잡았다. 또한 강선규(3학년, 179cm, L)도 53.8%의 리시브 효율로 1위에 자리했다.
고성대회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의 활약도 빛났다. 나웅진(4학년, 197cm, OH)은 61.7%의 공격 성공률로 1위에 자리했고, 세터의 확실한 선택지를 만들어줬다. 중부대는 서브로 상대를 흔들며 기회를 잡았다. 또한 모든 활로가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강팀임을 증명했다. 고성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중부대에서는 김요한이 서브상, 나웅진이 공격상을 수상했다.
과감한 플레이와 서브로 승부를 펼쳤던 성균관대
성균관대는 프로 무대를 경험한 에디(4학년, 198cm, MB)가 돌아와 코트를 지켰다. 지난 시즌과 새로운 라인업을 꾸린 성균관대는 주춤하는 모습도 있었으나, 본인들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특히 무실세트 경기를 펼치던 인하대에 세트를 따내기도 했다. 에디는 높은 타점으로 본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을 뿐만 아니라, 0.813개의 서브 성공을 보여주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단양대회 준결승에 올랐던 성균관대는 나혜성(4학년, 180cm, L)이 2.778개의 디그를 보여주며 기회를 만들었다.
성균관대는 고성대회에서 경희대, 홍익대, 경기대, 경상국립대, 명지대와 함께 B조에 속했다. 경희대와 경기대에 패하면서 홍익대와 같이 3승 2패를 기록했으나,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디를 도와줄 공격 자원의 부재가 아쉬웠던 성균관대다.
높이를 자랑했던 한양대
한양대도 이번 시즌 새로운 라인업으로 자리했다. 김광현(4학년, 185cm)이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꿨고, 단양대회 44.6%의 리시브 효율을 보이며 한양대 코트를 지켰다. 공격수에는 U20, U18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이름을 보였다. 아웃사이드 히터에 정성원(2학년, 184cm, OH)과 송원준(1학년, 194cm, OH) 아포짓에는 속초고를 졸업한 장보석(1학년, 194cm)이 자리했다. 세터 박상우(3학년, 193cm)와 이준영(3학년, 197cm, MB), 임동균(2학년, 200cm, MB)이 이루는 높은 벽은 상대 공격수를 고전케 하기 충분했다. 신입생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흔들렸을 때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확실히 높이에 강점이 있는 한양대다.
7월 10일부터 경남 고성체육관에서 열렸던 고성대회는 인하대와 중부대의 결승으로 마무리됐다. A조에 인하대, 한양대, 중부대, 조선대, 충남대가 속했다. B조는 경기대, 경희대, 경상국립대, 홍익대, 성균관대, 명지대가 이름을 올렸다. A조는 중부대와 인하대가 예선 마지막 날 순위 결정전을 펼쳤다. 반면 B조는 예선 마지막 날 경기대(4승)를 제외한 성균관대, 홍익대, 경희대가 3승으로 혼돈이 이어졌다. 경희대가 경기대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으면서 경희대와 경기대가 나란히 준결승에 올랐다.
디그로 기회를 만들고, 블로킹으로 상대를 막아낸 경희대
경희대는 지난 단양대회까지 리시브 불안이 주 패배 요인이었다. 상대 서브에 당하면서 공격까지 연결이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디그 이후 공을 넘겨주기에 급급했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번 고성대회는 달랐다. 1학년 리베로 양승민(188cm)이 40.2%의 리시브 효율을 보였고, 세트당 2.471개의 디그를 걷어 올리며 코트를 누볐다. 이정민(3학년, 189cm, OH)도 29.6%로 지난 대회보다 안정감을 찾았다. 박준서와 박예찬은 세트당 각각 0.35개로 상당히 날카로운 서브를 보여줬다.
분위기를 찾으며 4강에 진출한 주장 박예찬은 “단양대회에선 디그나 리시브 이후에 연결이 아쉬웠다. 고성대회를 준비하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고, 우리끼리 하나로 뭉쳐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팀 안에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뭉쳤던 경희대는 2019년 이후 오랜만에 지방대회 4강에 진출했다. 강한 한 방을 보여주는 박예찬을 도와줄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가 관건인 경희대다.
빠르고 낮은 플레이가 주를 이룬 경기대
경기대는 단양대회 전패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고성대회에서 예선 4승 1패를 기록하며 전혀 다른 면모를 보였다. 경기대 역시 리시브 불안이 주요인이었다. 흔들린 리시브 속 공격까지 풀리지 않으면 풀어갈 열쇠가 없었다. 경기대를 이끄는 최원빈(4학년, 182cm, S)은 지난 2023 번패티번배 문경시 8개국 초청 국제 대학배구 대회에서 세터상을 받으면서 본인의 가치를 입증했다. 빠른 플레이와 세트당 0.316개의 서브에 성공하면서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 또한 신입생 양정현이 55.5%의 성공률로 팀 득점을 도왔다. 강력한 한 방보다는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보여야 안정적인 경기대다.
안정적인 리시브에 확실한 대각을 이룬 명지대
명지대는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이 돋보였다. 이윤재(2학년, 190cm, OH)가 눈에 띄었다. 단양대회에서 32%대의 리시브 효율과 50.7%의 공격 성공률로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차근차근 승을 만들어가던 명지대는 고성대회서 흔들렸다. 낮고 빠른 플레이에 당하면서 본인들의 기량을 만들지 못했다. 또한 이윤재가 무릎 부상으로 코트를 잠시 떠나기도 했다. 이윤재와 대각을 이루는 김승록(2학년, 187cm, OH)이 58.3%의 성공률을 보이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지만, 다른 득점 활로가 보이지 않았다. 안정적인 리시브를 시작으로 확실한 결정력을 보이는 공격수가 절실한 명지대다.
확실한 한 방이 돋보였던 홍익대
홍익대는 마유민(3학년, 192cm, OP)이 단양, 고성대회에서 각각 득점 1위를 기록하며 확실한 결정력을 보였다. 또한 양태겸(2학년, 188cm, OH)이 눈에 띈 홍익대다. 공격과 수비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서브까지 강점으로 갖춘 양태겸에 상대 블로커들은 고전했다. 어려운 공을 해결하면서 분위기를 올렸지만, 중앙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또한 선홍웅(4학년, 200cm, OH)이 고성대회 도중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완벽한 삼각편대를 이루진 못했다.
대학배구의 여름을 상징하는 두 개의 지방대회가 모두 막을 내렸다. 코트 위를 누구보다 열심히 누볐던 선수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대학배구는 약 한 달 간의 휴식 뒤에 2024 대학배구 U-리그로 돌아온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돌아올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을 응원한다.
글. 이가현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디자인. 최인혜 디자이너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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