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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야말로 천군만마였다.

지난시즌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을 접었던 에이스 소형준은 올시즌 중반 정도면 선발로 복귀해 팀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줄 알았다. 하지만 복귀 과정에서 또 통증이 왔고 복귀는 늦어졌다. 그래도 시즌이 끝나기 전에 1군 무대로 돌아왔다. 긴 이닝을 던질 정도는 아니라 불펜 투수의 보직을 받았다.

초반 두번은 크게 리드할 때와 지고 있을 때 나왔다. 그러나 괜찮다는 것을 확인한 KT 이강철 감독은 그를 곧바로 필승조로 투입했다. 바로 셋업맨으로 기용한 것은 아니라 타이트한 경기, 잡아야할 경기에 투입하는 것.

지난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4-4 동점인 5회초에 등판한 소형준은 1이닝 동안 2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KT는 5회말 타선의 폭발로 대거 5점을 뽑아 9-4로 앞섰고 끝내 12대5로 승리했다. 소형준의 시즌 첫 승. 2022년 9월 28일 두산전 승리 이후 거의 2년만에 거둔 승리 투수였다.

22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선 2-6으로 뒤진 8회초에 등판했었다. 지면 안되는 경기이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4점차로 지고 있지만 소형준을 투입. 소형준은 깔끔하게 1이닝을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아 2대6으로 패배.

SSG와의 5위 싸움 때문에 꼭 이겨야 했던 24일 롯데전. 소형준은 1-1 동점이던 7회초에 올랐다.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냈고, 7회말 강백호의 결승타와 김민혁의 적시타, 장성우의 투런포가 터져 5-1의 리드를 잡았다. 소형준은 8회초에도 나와 삼자범퇴로 끝냈다. 복귀 후 첫 2이닝 피칭이었다. 투구수는 27개였다.

KT는 5대1로 승리했고, 소형준은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팀에 소중한 2승이었다. 선발로 돌아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불펜에서 힘이 돼 주는 것도 지금으로선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소형준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경기의 감각이나 느낌, 그런 것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예전엔 다음날에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회복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한다. 그래도 구위는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라며 아직은 올라오는 단계라고. 불펜이 낯설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소형준은 “고등학교 때 거의 불펜으로 던졌다. 그땐 팔이 빨리 풀렸는데 프로에 와서 선발로만 던지다보니 이젠 나가기 전에 공을 좀 던져야 한다“고 했다.

수술로 거의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이 시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소형준은 “내가 몰랐던 부분들, 앞으로 어떤 운동들을 하면서 관리를 해야할 지를 배운 시기다“라며 “또 야구하면서 어디가 안좋을 수 있을 때 그런 시간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잠깐 쉬어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했다.

아직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상태다. 아직 완전 이게 내 팔이다 라는 느낌을 아직 갖지는 못했다“라는 소형준은 “수술한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언젠가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마운드에 올라 전력 피칭을 해야 한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멘탈도 중요할 듯. 소형준은 “MRI, 초음파 검사 등으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괜찮다고 생각하며 던진다“라고 했다.

늦게 왔지만 동료들이 힘들 때 도움이 된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내가 시합을 못나가는 동안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쳐있을 법하다. 내가 지금이라도 와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게 기쁜 일이다“라며 “야구하는게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5위로라도 포스트시즌에 가서 계속 던지고 싶다“라고 가을 야구에서 던지고 싶은 마음을 밝혔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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