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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서로가 서로를 원했기에 이뤄진 계약.

키움 히어로즈는 늘 스토브리그 1호 계약을 하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구단 사정상 특급 FA 자원 등을 데려오지는 못하지만, 원소속 선수를 잔류시키든 '가성비' 자원을 데려오든 빠른 판단을 한다.

올해 FA 계약이 6일부터 가능해진다. 그런 가운데 키움이 한발 앞서 선제타를 날렸다.

키움은 5일 최주환과 2+1+1년 총액 12억원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FA 발표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계약이다.

최주환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 시절 맺은 4년 42억원의 첫 번째 FA 계약을 마쳤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주환은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애매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2차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고, 13홈런 84타점을 기록했지만 FA 신청을 하면 보상 선수까지 내주며 그를 데려갈 구단이 있을지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성적도 압도적이지 않고, 내년이면 나이도 37세다.

때문에 최주환이 냉정하게 자신의 현실을 판단하고, FA 재수를 선택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깜짝 계약이 기다리고 있었다. 키움과의 비FA 다년계약이었다.

사실 키움이 비시즌 방출생 거포 강진성과 김동엽을 영입할 때만 해도, 최주환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4억원이라는 보상금을 주고 데려온 선수를, 한 시즌 만에 떠나보내는 것도 비합리적이었다.

키움과 최주환측은 시즌이 끝난 후 서로의 의사를 확인했다. 키움은 최주환이 좋았다. 성적을 떠나, 늘 활달한 모습으로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해주는 모습을 인상깊게 평가했다. 주장 송성문도 큰 역할을 했지만, 최주환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최주환도 무리하게 FA 신청을 하고, 힘들게 시장에 나가 가치 평가를 받는 것보다 키움에서 야구를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최주환은 구단에 “키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키움이 응답했다.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선수 자존심도 살려주는 동시에, 프로인만큼 계약에 대한 안전 장치도 마련한 것이다. 그렇게 초유의 2+1+1 계약이 탄생했다. 연봉 3억원씩 2년은 보장, 향후 2년은 1년씩 옵션을 보장하면 자동 연장이다. 그 옵션은 최주환이 한 시즌 건강하게만 뛰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4년 계약을 한 거라 보면 된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선수와 구단 모두 서로를 원한 케이스다. 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이,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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