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7 16:47: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것이 '캡틴' 손흥민(32)의 품격이다.
스웨덴 출신의 초신성 루카스 베리발(18)이 토트넘에 둥지를 튼 후 두 번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코벤트리시티와의 리그컵에 이어 27일 열린 카라바흐FK(아제르바이잔)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1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이상은 컸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베리발은 전반 12분 만에 데스티니 우도지와 교체됐다. 돌발 변수 때문이다.
라두 드라구신이 경기 시작 7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수비수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상대 진영으로 넘어와 공격 일변도의 전술을 펼쳤다.
미키 판 더 펜이 후방에 있는 드라구신에게 백패스를 연결했다. 그런데 드라구신이 카라바흐의 공격수 주니뉴에게 볼을 빼앗겼다. 순식간에 맞이한 역습에 선제 실점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다.
드라구신은 주니뉴를 잡아챘다. 주심은 명백한 공격 저지로 판단,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데뷔전에서 퇴장당한 첫 번째 선수의 불명예를 안았다.
드라구신의 퇴장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 12분 수비라인을 재정비했다. 그 피해를 베리발이 받았다. 벤 데이비스가 센터백으로 이동했고, 그 자리에 우도지를 투입됐다.
베리발은 교체사인이 나오자 고개를 푹 숙였다. 손흥민도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베리발 쪽으로 다가가 엉덩이를 토닥이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캡틴이자 리더이자 부적이다. 카라바흐전 전반에 그것을 보여줬다. 낙담하는 베리발이 혼자 걸어가도록 그냥 두지 않았다. 베리발과 악수를 나누며 마치 '너의 시간이 올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올초 겨울이적시장에서 베리발을 영입했다. 깜짝 반전이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유, 맨시티, 아스널 등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인터밀란 등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영입 직전까지 갔다. 베리발은 바르셀로나에서 데쿠 디렉터를 만났고, 스타디움과 클럽하우스도 방문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베리발을 즉시 활용가능한 '세대적 재능'으로 평가했다. 2022년 스웨덴 IF 브롬마포이카르나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그해 9월 유르고덴스로 둥지를 옮겼다. 베리발은 2022~2023시즌 리그와 유로파컨퍼런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에도 쉼표는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좁은 공간에서 탁월한 발놀림, 패스 정확성, 인상적인 태클, 스피드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1m87의 큰 키에 잘생긴 얼굴로 미남 미드필더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베리발은 7월 1일 토트넘 선수로 새 삶을 시작했다.
손흥민은 카라바흐전 공식기자회견에서 젊은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릴 때는 책임감이 얼마나 큰지 잘 실감하지 한다. 하지만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되어 젊은 선수들을 보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진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 큰 클럽에서 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다“며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난 그저 좋은 친구, 좋은 팀 동료가 되고, 경기장 안팎에서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많은 책임이 따르지만, 동시에 기쁨도 크다. 우리 팀에는 믿을 수 없는 선수들이 많다. 10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가끔은 조금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올바른 일을 하고, 모든 젊은 선수들에게 훌륭한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리발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은 2029년 6월까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리발은 18세고,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이날 10명이 싸우는 수적 열세에도 3대0으로 승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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