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3 00:42:21]
[점프볼=이규빈 기자] 밀워키의 차기 시즌이 정말 중요해졌다.
2013 NBA 드래프트, 전체 15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밀워키 벅스는 그리스 국적의 야니스 아데토쿤보라는 원석을 지명한다. 당시 아데토쿤보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대다수 사람의 관심 밖의 선수였다. 그 이유는 2013 NBA 드래프트가 흉작으로 악명이 자자했고, 아데토쿤보는 미국 대학 무대인 NCAA에 출전한 선수가 아니라 유럽 그리스 무대, 심지어 그리스 1부 리그도 아닌 2부 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당시 아데토쿤보는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은 훌륭하나, 뚜렷한 기술이 없고, 몸이 지나치게 말랐다는 평가였다. 즉, 성장을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한 원석이라는 평가였다.
이런 아데토쿤보를 밀워키는 차근차근 육성했다. 신인 시즌부터 밀워키는 G리그 대신 NBA 무대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하며, 아데토쿤보를 육성했다. 신인 시즌, 아데토쿤보의 기록은 77경기 평균 6.8점 4.4리바운드로 여전히 관심을 받지 못했다.
2년차 시즌, 아데토쿤보 개인에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NBA 레전드 제이슨 키드가 밀워키 감독으로 부임한 것이다. 키드 감독은 아데토쿤보의 잠재력을 곧바로 알아봤고, 아데토쿤보를 전폭적으로 밀어 주기 시작한다. 드래프트 당시 평가와 신인 시즌의 아데토쿤보의 모습은 빅맨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키드 감독은 아데토쿤보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기며, 볼 핸들링을 시키기 시작한다.
어색한 모습이 많았으나, 아데토쿤보는 그럭저럭 포인트가드 역할에 적응했고, 2년차 시즌에 평균 12.7점 6.7리바운드 2.6어시스트라는 봐줄 만한 기록을 남겼다. 원석으로 평가받았던 유망주치고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 후 아데토쿤보는 아예 밀워키의 에이스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압도적으로 평가받았던 신체 조건이 시간을 지나며, 더 훌륭해졌다. 특히 얇은 몸에서 근육질 몸으로 변모하며, NBA 선수 중에서도 가장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가 됐다. 여기에 키드 감독의 지지로 볼 핸들링 등 기술도 발전하며, 아데토쿤보는 막을 수 없는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4년차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더니, 2018-2019시즌에 커리어 첫 MVP를 수상했고, 2019-2020시즌에도 MVP를 수상하며, 백투백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아데토쿤보는 NBA 최고의 선수가 됐고, 밀워키도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했다.
이런 밀워키와 아데토쿤보의 고민이 있었다. 바로 NBA 우승이었다. 밀워키는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NBA 파이널 진출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크리스 미들턴, 브룩 로페즈라는 코어 선수가 있었으나, 아데토쿤보를 보좌할 선수로는 약했다.
결국 밀워키 수뇌부가 칼을 뽑았다. 정상급 포인트가드인 즈루 할러데이를 영입한 것이다. 할러데이는 곧바로 밀워키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밀워키를 파이널 무대로 올려놨다. 드디어 진출한 파이널 무대, 아데토쿤보는 역대급 파이널 활약으로 밀워키의 50년 만에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 본격적인 밀워키와 아데토쿤보의 시대가 열리나 싶었다. 하지만 우승 후 다음 시즌이었던 2022-2023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밀워키 수뇌부는 이번에도 빠른 결단을 내렸다. 바로 포틀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인 데미안 릴라드를 영입한 것이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49승 33패 동부 컨퍼런스 3위
2023-2024시즌 밀워키를 향한 기대는 엄청나게 높았다. 그 이유는 오프시즌 내내 뜨거운 화두였던 릴라드의 행선지였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원클럽맨이었던 릴라드는 포틀랜드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다. 릴라드가 원한 행선지는 마이애미 히트였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포틀랜드가 구미에 당길 트레이드 카드가 없었고, 트레이드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바로 이때, 밀워키가 릴라드 트레이드에 성공한 것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대가를 지불했다. 할러데이와 그레이슨 앨런, 다수의 지명권을 넘기고 릴라드를 영입했다. 무엇보다 밀워키 우승의 주역이자, 팀의 핵심이던 할러데이 이적이 충격이었다.
하지만 할러데이를 보내고, 릴라드를 영입한 것은 명백한 전력 강화였다. 또 밀워키에는 아데토쿤보, 로페즈와 같은 릴라드의 약한 수비를 가려줄 선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밀워키가 플레이오프에 고전한 것은 아데토쿤보를 제외한 해결사의 부재였다. 아데토쿤보도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고의로 외곽슛을 허용하는 세깅 수비에 고전했기 때문에 릴라드 영입은 신의 한 수로 평가됐다.
릴라드의 영입을 걱정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일단 수비의 팀이었던 밀워키에 릴라드라는 큰 수비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데토쿤보와 공격 시너지도 걱정했다.
그리고 이 우려는 모두 사실이 됐다. 밀워키의 시즌 전 기대치는 보스턴과 함께 동부 컨퍼런스 양강 체제 구축이었다. 하지만 밀워키는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인다. 베테랑 감독 마이크 부덴홀저를 경질하고, 초짜 감독 에이드리언 그리핀 감독을 선임했는데, 이는 악수로 보였다. 그리핀 감독의 경기 대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밀워키 수뇌부는 이번에도 빠른 결정을 내렸다. 그리핀 감독을 경질하고, 베테랑 닥 리버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밀워키는 정돈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팀 전체를 바꾼 대형 트레이드에 감독 교체까지 터진 것이다. 밀워키의 경기력은 기복이 심했고, 기대했던 릴라드의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여기에 기존 자원이던 미들턴과 로페즈도 부진했다.
결정타는 아데토쿤보의 부상이었다. 아데토쿤보는 4월 10일(한국시간) 보스턴과의 경기 도중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플레이오프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아데토쿤보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통째로 결장한 것이다.
밀워키는 동부 컨퍼런스 3위를 기록했고, 1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만났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아데토쿤보가 이탈하자. 전세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릴라드 홀로 고군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2승 4패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엄청난 기대치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었다. 2023-2024시즌만 본다면, 밀워키의 릴라드 영입은 실패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오프시즌 IN/OUT
IN: 타우린 프린스(1년 200만 달러), 델론 라이트(1년 200만 달러), 게리 트렌트 주니어(1년 200만 달러)
OUT: 패트릭 베벌리(FA), 말릭 비즐리(FA), 재 크라우더(FA)
지난 시즌에는 릴라드를 영입하며, 로스터에 변화가 컸던 밀워키는 이번 오프시즌에는 잠잠했다. 샐러리캡 상황상 별다른 움직임을 취할 수 없는 이유가 컸다.
그런데도 밀워키는 나름 알짜배기 영입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 LA 레이커스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프린스를 영입한 것이다. 프린스는 미들턴과 아데토쿤보의 백업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2024시즌 밀워키의 백업 포워드였던 크라우더보다는 공수 양면에서 더 나은 기량을 갖춘 선수다.
여기에 라이트까지 영입했다. 라이트는 3&D 유형의 포인트가드로 앞선 수비에 일가견이 있다. 2023-2024시즌 워싱턴 위저즈에서 방출된 이후 마이애미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었다. 밀워키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탈한 베벌리의 대체자가 될 것이다.
가장 놀라운 영입은 트렌트 주니어였다. 트렌트 주니어는 포틀랜드를 떠나, 토론토로 이적한 이후 NBA 수준급 득점원으로 거듭났다. 비록 2023-2024시즌에는 아쉬운 활약을 펼쳤으나, 그래도 평균 13.7점 2.6리바운드로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이런 트렌트 주니어에 거액을 제안하는 팀이 한 팀도 없었다. 결국 트렌트 주니어는 1년 최저 연봉을 받고, 밀워키에서 FA 재수를 선택했다.
팀을 떠난 선수인 비즐리, 베벌리, 크라우더의 공백을 트렌트 주니어, 라이트, 프린스로 완벽히 메웠다. 주축 선수는 모두 유지한 채 백업 선수들을 보강한 것이다. 밀워키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오프시즌이었다.
키 플레이어: 데미안 릴라드
2023-2024시즌 기록: 73경기 출전 평균 24.3점 7어시스트
릴라드는 2012 NBA 드래프트 전체 6순위로 포틀랜드에 지명됐다. 릴라드는 웨버 주립 대학교에서 4년을 뛰고,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릴라드는 대학교 생활 4년간 엄청난 활약을 했었다. 그런데도 릴라드의 지명 순위가 6순위로 비교적 낮았던 이유는 대학교 4년을 뛰었기 때문에 드래프트에 참가한 다른 선수보다 나이가 많았고, 릴라드가 나온 웨버 주립 대학교가 비교적 무명의 대학교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이가 많다는 뜻은 즉시 전력감이라는 얘기도 된다. 릴라드는 곧바로 NBA 무대에 적응한다. 신인 시즌부터 포틀랜드의 주전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았고, 정규 시즌 8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신인 시즌은 평균 19점 6.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신인왕을 수상했다.
릴라드는 2년차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곧바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릴라드는 2년차 시즌부터 전국구 스타가 된 것이다. 또 2년차 시즌에 릴라드를 단숨에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장면이 있었다. 바로 2013-2014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휴스턴 로켓츠와의 시리즈에서 포틀랜드는 3승 2패로 6차전에 돌입했다. 1승만 더 하면 플레이오프 2라운드로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포틀랜드는 4쿼터 종료 0.9초를 남기고 96-98로 2점을 뒤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릴라드가 공을 잡자마자, 3점슛을 시도했고,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포틀랜드를 릴라드의 3점슛으로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다. 포틀랜드 팬들에 릴라드가 영웅으로 떠오른 시즌이었다.
그 후 릴라드는 꾸준히 올스타에 선정되며, NBA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 명이 됐다. 릴라드를 중심으로, 포틀랜드는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 됐으나,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그래도 릴라드는 꾸준히 포틀랜드의 충성심을 보였다. FA 선수들에게 포틀랜드로 오라고 직접 설득도 하는 등 포틀랜드를 위해 헌신했다.
하지만 릴라드의 헌신과 별개로 포틀랜드의 성적은 계속 추락했고, 결국 리빌딩을 선언했다. 주축 선수였던 CJ 맥컬럼을 뉴올리언스 펠리컨즈로 트레이드하는 등 리빌딩 행보를 보였다.
결국 릴라드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원클럽맨이자 낭만의 상징이던 릴라드의 트레이드 요청은 충격이었다. 릴라드가 원했던 마이애미는 아니었으나, 밀워키도 충분한 강팀이었고, 드디어 릴라드의 파이널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2023-2024시즌 밀워키는 그런 기대를 산산이 조각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을 당한 것이다. 릴라드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릴라드는 포틀랜드 시절과 달리 공격에서 에이스 역할이 아니었고, 기복도 심했다. 기대했던 아데토쿤보와 시너지는 커녕, 두 선수는 서로가 없을 때 더 좋은 활약을 보일 정도였다. 걱정했던 수비는 걱정대로 최악이었다.
릴라드는 밀워키에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우승을 위해 친정팀 포틀랜드를 안 좋은 모습으로 떠났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차기 시즌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선수가 릴라드다.
예상 라인업: 데미안 릴라드-게리 트렌트 주니어-크리스 미들턴-야니스 아데토쿤보-브룩 로페즈
앞서 말했듯 밀워키는 오프시즌 보강이 거의 없었다. 즉, 별다른 주전 라인업의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주전 포인트가드는 당연히 릴라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2023-2024시즌 주전 슈팅가드를 맡았던 비즐리가 팀을 떠났기 때문에 공백이 생겼다. 이 자리는 비즐리와 비슷한 유형의 슈터인 트렌트 주니어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트 주니어는 밀워키행을 위해 금전적으로 더 좋은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주전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 센터 자리는 고정적이다. 바로 밀워키의 터줏대감들인 미들턴과 아데토쿤보, 로페즈다. 세 선수는 거의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호흡 측면에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선수들이다.
문제는 노쇠화와 부상, 경기력이다. 미들턴은 아데토쿤보와 함께 꾸준히 밀워키의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다. 좋은 효율로 평균 20점 이상은 책임졌던 선수가 미들턴이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에는 평균 득점이 15점에 그쳤다. 미들턴의 기대치를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수치다. 밀워키의 성적을 위해서는 미들턴의 부활은 필수다.
아데토쿤보는 여전히 NBA 정상급 선수다. 공격과 수비, 모두 MVP 레벨의 선수다. 문제는 부상이다. 아데토쿤보가 부상으로 빠지자, 밀워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만약 차기 시즌에도 그런 일이 반복되면, 밀워키는 한 시즌을 날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느덧 밀워키 생활 7년차를 맞이하는 베테랑 센터 로페즈도 노쇠화 우려가 있다. 골밑 공격에 집중하던 옛날 스타일 빅맨이었으나, 밀워키에서 스트레치 빅맨으로 거듭났고, 밀워키의 수비 시스템 속에서 정상급 수비형 빅맨으로 탄생한 선수가 로페즈다. 하지만 2023-2024시즌에는 확실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로페즈는 1988년생의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노장이다. 밀워키에는 로페즈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로페즈가 꼭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차기 시즌에 가장 부담이 심할 팀이 밀워키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30대에 접어들었고, 노쇠화 기미가 보인다. 밀워키에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변명 없이 차기 시즌에는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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