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1 00:19:57]
[점프볼=이규빈 기자] 한동안 약팀 신세였던 올랜도가 이제는 당당히 강팀 반열에 등극했다.
올랜도 매직은 2004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드와이트 하워드라는 대형 신인을 지명한 후 한동안 동부 컨퍼런스의 강자로 활약했다. 하워드와 함께 NBA 파이널에도 진출하며, 당시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대항마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랜도의 전력에 한계를 느낀 하워드가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올랜도는 하워드를 트레이드함과 동시에 리빌딩의 길로 접어들었다.
올랜도의 리빌딩이 끝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올랜도 수뇌부의 아쉬웠던 유망주를 보는 안목과 함께 드래프트 추첨에서 운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랜도가 리빌딩을 선언하고 처음으로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획득한 2013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빅터 올라디포를 지명한다. 2013 NBA 드래프트는 역대급 흉작으로 말이 많았다. 물론 그중 올라디포는 성공한 축에 속하지만, 올랜도에서는 잠재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2014 NBA 드래프트, 올랜도는 전체 4순위 지명권을 획득한다. 당시 2014 NBA 드래프트는 TOP3가 뛰어난 드래프트로 말이 많았다. 올랜도는 애석하게도 전체 4순위 지명권을 획득했고, 애런 고든을 지명했다. 고든은 뛰어난 선수지만, 팀을 이끄는 에이스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당시 리빌딩을 진행하던 올랜도에 필요한 선수는 공격에서 1옵션 역할을 맡을 에이스였다.
그 후에도 드래프트로 마리오 헤조냐, 조나단 아이작 등 에이스보다 롤 플레이어에 가까운 선수를 지명했다. NBA는 슈퍼스타들의 리그다. 냉정히 에이스가 없이 좋은 롤 플레이어들로 구성된 팀은 한계가 명확했다. 올랜도는 2018-2019시즌과 2019-2020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1라운드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하워드 시대 이후 첫 리빌딩이 실패로 끝났고, 올랜도는 다시 리빌딩에 돌입했다. 니콜라 부세비치, 고든 등 기존 팀의 주축 선수였던 선수를 모두 트레이드하며, 탱킹에 나섰다.
앞서 아쉬운 드래프트와 달리 이번 리빌딩의 드래프트는 훌륭했다. 2021 NBA 드래프트가 대박이었다. 전체 5순위와 8순위 지명권이 있던 올랜도는 제일런 석스와 프란츠 바그너를 지명한다. 두 선수는 곧바로 올랜도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거기에 2022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는 행운을 얻는다. 이 지명권으로 올랜도는 파올로 반케로를 지명한다. 올랜도가 그토록 바라던 공격에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선수를 지명한 것이다.
이처럼 NBA에서 리빌딩의 성공은, 수뇌부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운이 상당히 필요하다. 첫번째 리빌딩에서 운이 없었던 올랜도가 두번째 리빌딩에서는 드래프트에서 운이 따라주며, 성공적인 리빌딩을 완성할 수 있었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47승 35패 동부 컨퍼런스 5위
올랜도는 2023-2024시즌 최고의 반전 중 하나였다. 시즌 전 예상은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랜도는 주축 선수 대부분이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여기에 자말 모슬리 감독도 비교적 경험이 적은 유망주 감독이다. 또 올랜도는 2022-2023시즌 34승 48패로 동부 컨퍼런스 13위에 위치했던 팀이다. FA 시장에서 별다른 보강이 없었기 때문에 올랜도의 호성적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랜도의 젊은 선수들이 반전을 일으켰다. 일단 원투펀치가 확실했다. 3년차를 맞이한 바그너와 2년차를 맞이한 반케로가 팀을 이끌었다. 바그너는 공격과 수비에서 윤활유 역할과 함께 공격에서 내외곽을 오가며 2옵션 역할을 수행했고, 반케로는 올랜도의 확실한 에이스로 승부처 상황과 클러치 타임에서 일대일 공격으로 팀의 공격을 전담했다.
두 선수를 중심으로 롤 플레이어들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까지 실망스러운 유망주로 뽑혔던 석스가 완벽 부활에 성공했다. 석스는 2022-2023시즌 평균 9.9점 3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2.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트레이드 루머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023-2024시즌 평균 12.6점 3.1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39.7%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3점슛 성공률이 평균 이하에서 NBA 정상급으로 올라왔고, 무엇보다 수비에서 영향력이 대단했다.
또 부세비치의 트레이드 대가였던 웬델 카터 주니어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카터 주니어는 골밑 수비와 함께 외곽슛도 터트리며,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좋은 활약으로 올랜도의 골밑을 지켰다. 카터 주니어의 고질병인 잔부상은 여전했으나, 경기에 출전했을 때 활약은 매우 좋았다.
이렇게 원투펀치가 확실하고, 롤 플레이어들이 제 몫을 해주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모슬리 감독의 지도력도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올랜도는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으로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에 위치했고, 동부 컨퍼런스 5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는 클리블랜드였다. 도노반 미첼이 버티고 있는 클리블랜드와 젊은 패기로 무장한 올랜도는 명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7차전 승부 끝에 클리블랜드의 승리였다. 올랜도의 젊은 선수들이 분전했으나, 마지막 한 끗을 넘지 못했다.
비록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으나, 올랜도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올랜도의 젊은 선수들도 탈락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년에 함께 더 강해질 것"이라는 인터뷰를 남기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오프시즌 IN/OUT
IN: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3년 6600만 달러), 코리 조셉(2년 670만 달러), 모 바그너(2년 2200만 달러), 개리 해리스(2년 1500만 달러), 고가 비타제(3년 2500만 달러), 트리스탄 다 실바(드래프트), 안토니오 리브스(드래프트)
OUT: 조 잉글스(FA)
FA 시장에서 돈을 아끼던 올랜도가 모처럼 시원하게 쇼핑에 나섰다. 대상은 바로 NBA 정상급 3&D 칼드웰-포프였다. 칼드웰-포프는 덴버 너겟츠에서 활약하며, 니콜라 요키치, 자말 머레이와 함께 NBA 파이널 우승에 일조한 선수다. 칼드웰-포프는 NBA 어느 팀에나 도움이 될 선수로, 올랜도에도 마찬가지다. 올랜도는 덴버가 칼드웰-포프를 잡지 못하게, 대형 계약을 제시하며 영입에 성공했다. 올랜도 입장에서 오랜만에 대형 FA 영입이다.
소소한 FA 영입으로 조셉도 있다. 조셉은 베테랑 포인트가드로 경기 조율에 장점이 있다. 올랜도 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집토끼 단속도 성공했다. 프란츠 바그너의 형제이자, 괜찮은 백업 센터인 모 바그너와 2년 계약을 맺었다. 또 부상이 잦지만, 건강만 하면 도움이 되는 해리스와도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카터 주니어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주전 센터로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친 비타제와도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드래프트로 다 실바와 리브스를 지명했다. 다 실바와 리브스 모두 대학 무대에서 수년을 활약한 즉시 전력감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곧바로 실전에 투입될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나간 선수로는 잉글스가 유일하다. 잉글스는 젊은 올랜도 선수들 사이에서 경험과 노련미로 도움을 준 선수다. 잉글스의 공백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키 플레이어: 파올로 반케로
2023-2024시즌 기록: 80경기 평균 22.6점 6.9리바운드 5.4어시스트
반케로는 오랜만에 등장한 올랜도 프랜차이즈 출신 올스타 선수다. 하워드 이후 반케로가 처음이다. 올랜도 소속으로 올스타에 뽑힌 선수는 부세비치가 있으나, 부세비치도 드래프트가 아닌,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다. 반케로를 향한 올랜도 팬들의 애정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케로는 2022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됐는데, 재밌는 사실은 드래프트 직전까지 올랜도가 반케로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더 많았다. 당시 2022 NBA 드래프트는 TOP3가 확실한 드래프트로 분류됐다. 반케로, 쳇 홈그렌,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가 TOP3였고, 세 선수를 향한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당시 올랜도가 스미스 주니어를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스미스 주니어가 아니면 홈그렌을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하지만 올랜도의 선택은 뜻밖에도 반케로였다. 올랜도 수뇌부는 반케로의 에이스 자질과 신체 조건, 리더쉽을 이유로 반케로 지명을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올랜도의 반케로 지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반케로는 입단과 동시에 올랜도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듀크 대학 시절부터 장점으로 평가받았던 일대일 공격 능력이 NBA 무대에서도 통한 것이다. 반케로는 3점슛은 약하지만, 미드레인지와 포스트업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유한 선수다. 반케로는 신인 시즌에 평균 20점 6.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신인왕을 수상했으나, 반케로의 대한 아쉬운 의견도 많았다. 일단 공격에 능하지만, 수비가 약하고, 막상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본능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또 자기 득점이 아니라 동료를 봐주는 시야도 비판받았다.
2년차 시즌이던 2023-2024시즌, 반케로가 성장했다. 약점이던 3점슛 성공률도 1년차 29%에서 33.9%로 상승했고, 어시스트 개수도 3.7개에서 5.4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본능까지 뽐냈다. 이제는 누구도 반케로에게 비판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반케로는 이런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반케로는 빛났다. 원투펀치인 바그너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부진한 것과 달리 반케로는 1라운드 7경기 평균 27점 8.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첫 플레이오프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했다.
2002년생의 젊은 선수가 1년 만에 자신의 약점을 보강했고,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무대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차기 시즌에는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되는 선수다.
예상 라인업
제일런 석스-켄타비우스-칼드웰 포프-프란츠 바그너-파올로 반케로-웬델 카터 주니어
올랜도의 주전 라인업은 비교적 뻔하다. 이미 2023-2024시즌을 기점으로 확고한 주전 라인업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주전 포인트가드는 석스가 맡을 것이다. 석스는 2023-2024시즌 NBA 최고의 3&D 가드로 성장했다. 대학 시절 '제2의 즈루 할러데이'라는 기대치를 마침내 NBA 무대에서 증명하고 있다. 석스는 NBA 정상급 앞선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올랜도에서 석스는 대체 불가한 선수다.
주전 슈팅가드로 영입생 칼드웰-포프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칼드웰-포프는 최근 몇 년간 NBA 정상급 팀으로 군림하던 덴버의 주전 슈팅가드였다. 올랜도에서 당연히 주전으로 출전하여, 덴버 시절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스와 칼드웰-포프의 앞선 수비는 NBA 정상급으로 보인다.
주전 포워드 두 자리도 너무나 확고하다. 올랜도의 원투펀치라고 할 수 있는 바그너와 반케로의 차지다. 바그너는 올랜도의 허브와 같은 선수로, 공격과 수비 모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높은 BQ로 팀플레이를 통해 동료들을 편하게 해주는 선수다. 에이스 본능이나 승부처 상황에서 득점력이 다소 아쉬우나, 이는 파트너 반케로의 몫이다.
반케로는 앞서 말했듯 올랜도의 확고한 에이스다. 수비도 그리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지만, 올랜도에는 반케로 대신 수비에 집중할 선수가 넘친다. 반케로는 대신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2023-2024시즌에는 개인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도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더 막기 어려운 선수가 됐다. 올랜도의 공격은 반케로의 컨디션에 크게 좌지우지된다. 차기 시즌은 반케로를 향한 견제가 더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 센터도 확고하다. 바로 카터 주니어다. 카터 주니어는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문제는 건강이다. 카터 주니어는 NBA 6번의 시즌 동안 6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2021-2022시즌, 한 시즌에 불과할 정도의 '유리 몸'이다. 카터 주니어가 결장했을 때 비타제가 쏠쏠하게 활약하며, 공백을 메웠으나, 카터 주니어의 유무는 올랜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호성적을 위해서는 카터 주니어의 건강은 필수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강팀으로 거듭난 올랜도가 칼드웰-포프라는 수준급 베테랑까지 영입했다. 가뜩이나 수비가 강력한 올랜도의 수비가 더 강해졌다. 차기 시즌, 올랜도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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