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5 06:45:00]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파리올림픽이요? 제 가능성을 본 무대에요.“
임애지(25·화순군청)는 환하게 웃었다. 임애지는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 2대3으로 판정패했다.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 3대2로 판정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오른 임애지는 이미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는 내친김에 색깔을 금빛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임애지는 “전략은 상대 선수가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안 들어오더라“면서 “내가 상대를 분석한 만큼, 상대도 나를 분석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판정에서 밀린 것에 대해서는 “판정은 어쩔 수 없다. 내가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는 “원래는 적극적으로 안 하는 게 전략이었는데, 1라운드 판정이 밀려서 적극적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크바시는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세계 챔피언이다. 임애지와는 인연이 있다. 과거 스파링으로 붙어본 사이다. 임애지는 “그 선수와 스파링할 때마다 울었다. 맞아서 멍도 들고, 상처도 났다. 그래서 코치 선생님께 '쟤랑 하기 싫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면서 “그래도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내가 경기에서 이긴다'고 자신했다. 비록 졌지만, 다시 붙어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어 “100점 만점에 60점짜리 경기다. 내가 이길 거라 생각했는데 결과가 아쉽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다음에는 그 선수가 '애지랑 만나기 싫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무도 예상 못한 메달이었다. 한국 복싱은 암흑기였다. 2016년 리우 대회, 직전 도쿄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남자는 아예 이번 대회 포함, 두 대회 연속으로 출전 조차 못했다. 임애지가 멋지게 흐름을 바꿨다. 그는 2012년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메달을 선사했다. 임애지는 공교롭게도 한순철 코치와 호흡을 맞춰 역사를 썼다. 임애지는 개막 전 “한순철 코치님이 우리 여자 복싱 선수들을 정말 많이 봐주신 분이다. 한 코치님이 '너희는 나처럼 실패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우리는 '은메달도 멋지다'고 말했다. 우리한테 금메달 만들어주고 싶다는 선생님의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약속을 지켰다. 한 코치는 “내가 딸때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임애지는 대회 전 “도쿄 올림픽 때는 '내 인생에 딱 한 번만 있을 경기'라고 생각했다면, 파리에서는 '내 인생에 언제 올지 모르는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그의 말대로 축제를 즐겼다. 그는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정말 재미있더라. 여기서 두 번이나 이겨서 짜릿했다. 오늘처럼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니까 짜릿했고, 살면서 언제 이렇게 응원받을 수 있나 싶더라“며 “한국은 그런 환경이 없다. 실전에서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인데, 한국 가면 혼자 있더라도 많은 사람이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해야겠다“고 했다.
임애지는 파리올림픽을 “내 가능성을 본 무대“라고 정의했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는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대해서는 걱정 보다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임애지는 “훈련하다 보면 4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코치님께 '남은 4년도 함께 하실꺼죠'라고 묻고 싶다“고 웃었다. 한 코치도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 이번에 애지가 동메달을 땄으니 다음에는 금메달로 했으면 한다. 다시 한번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9월호] 1순위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삼..
이원석은 지난 2021년 드래프트 당시 얼리 도전을 선언해 화제가 됐다. 그리고 그는 하윤기, 이정현 등을 제치고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으며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3시즌..
[24-09-28 00:52:22]
-
[뉴스] [NBA프리뷰] '결국 공존 성공한 트윈타워..
[점프볼=이규빈 기자] 미네소타가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1989년에 창단한 신생팀이다. 당연히 역사도 짧고, 대부분의 기간을 약팀으로 보냈다.이런 미네소타에 첫 부흥기가 찾아온다. 그..
[24-09-28 00:37:25]
-
[뉴스] 경기 내내 맞지 않았던 파이프, 마지막 순간..
경기 내내 호흡이 불안했다. 그 호흡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사령탑 필립 블랑 감독이 일본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공격..
[24-09-28 00:00:08]
-
[뉴스] KS 직행팀 상대 '3안타 맹타' 한화 노시..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노시환이 KIA 타이거즈전 승리를 이끌었다.노시환은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8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1회말..
[24-09-28 00:00:00]
-
[뉴스] "솔직히 웨스트브룩이랑 많이 싸웠어요" MV..
요키치가 새로운 동료와 시즌을 맞이핸다.덴버 너게츠의 니콜라 요키치는 2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미디어데이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에 대해 이야기했다.덴버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3&D 플레이어 켄타비우스 칼드웰-..
[24-09-27 23:48:11]
-
[뉴스] [AWBC] 중국우승팀 만난 서대문구청, 박..
[점프볼=하이커우(중국)/정지욱 기자] “이런 대회는 사실 우리 프로팀들이 참가를 해야하지 않겠나.”스포츠 지주회사 리얼리그(Realeague)가 개최하는 아시아 태평양 여자농구 챌린지(AWBC)가 중국 하이난성 하..
[24-09-27 23:38:43]
-
[뉴스] [AWBC] 리얼리그의 서막, 첫 경기 주인..
[점프볼=하이커우(중국)/정지욱 기자] 리얼리그의 첫 번째 문이 열렸다. 아시아 태평양 여자농구 챌린지(AWBC)가 27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NBA 농구학교 체육관에서 광동 뉴센추리 농구클럽(중국)과 서대문구청..
[24-09-27 23:25:01]
-
[뉴스] 뉴올리언스 괴수가 칼을 갈았다... "다른 ..
자이언이 달라진 마음과 함께 시즌에 임한다.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자이언 윌리엄슨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즌 준비에 대해 이야기했다.자이언은 NBA의 미래를 이끌..
[24-09-27 23:21:05]
-
[뉴스] 레전드 박정태 넘었다! 고승민, 롯데 2루수..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정도면 '올해의 재기상' 후보로도 손색없다. 고승민이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2루수 최다 타점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고승민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4회 ..
[24-09-27 23:11:00]
-
[뉴스] “지옥훈련? 어떻게 편히 쉬나“ PS 공언 ..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팬 성원에 보답하는데 어떻게 쉴 수가 있나.“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다가올 마무리캠프 계획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리빌딩 완료'를 선언하며 3월 한때 1위 자리까지 올랐던 한화..
[24-09-27 22:4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