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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금의환향이 아니라 은동환향입니다.“

한국 남자 유도 최중량급 역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지만 김민종(양평군청)은 만족할 수 없다. 김민종은 5일 2024 파리올림픽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유도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남자 100kg이상급 세계랭킹 1위로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까지 기대를 모았던 김민종은 결승전까지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지만, 프랑스 유도의 살아있는 전설 테디 리네르에게 허리후리기로 한판패를 당하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은메달이었다.

이 역시도 대단한 성적이다. 한국 유도 역사상 남자 최중량급 올림픽 메달은 1984 LA,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 회장이 거둔 동메달 뿐이었다. 신장의 차이, 힘의 차이 등으로 한국 유도 대표팀이 유독 고전했던 포지션이기도 하다.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내고도 누구보다 김민종 자신이 아쉬워했다. 개인전이 끝난 후에도 “금메달은 하늘을 감동시켜야 내려준다던데, 아직 하늘을 감동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며 자책했던 김민종이다. 그래도 대회 일정 마지막날 유도 대표팀이 하나로 똘똘 뭉쳐 혼성 단체전 동메달(해당 부문 사상 첫 메달)을 따내면서 유종의 미는 거뒀지만, 귀국 직후에도 김민종의 표정은 결연했다. 다음 2028 LA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국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종은 '수많은 환영 인파가 몰렸다. 금의환향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금의환향은 아니고, 은동환향인 것 같다. 일단 메달 색깔을 떠나서 대표팀 단체로 최초 동메달을 따서 그게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개인전에서 메달을 못 딴 선수들이 많은데 제가 단체전을 치르지 못하면 너무 큰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그 이유만으로도 동기 부여가 됐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은 김민종은 “단체전 치르기 전에는 너무 아팠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무릎이 안굽혀지더라.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하다보니 도파민이 나와서 그런지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히 경기를 치르고나서 오히려 조금 치료가 된 것 같다. 심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일단은 좀 쉬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대회 기간 중 서울시 마장동에 걸린 플래카드가 화제였다. 자랑스런 유도 국가대표이자 마장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민종의 부모님에게는 큰 감동을 선사한 둘째 아들이다. 김민종은 “결승전 끝나고 나서는 그냥 패배로 인한 아쉬움이 컸는데, (관중석에서)부모님이 계시는걸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제가 계속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까 뭐가 죄송하냐고, 잘했다고 이야기해주셨다“면서 “사실 아직 부모님은 오시지도 않았다. 부모님이 저보다 늦게 귀국하신다. 내일 돌아오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일단 그토록 원하던 완전한 휴식과 무릎 치료를 받은 후, 이제 4년 후를 향해 다시 달려야 한다. 메달 2개를 목에 걸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크게 묻어났던 김민종은 “앞으로 LA 대회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생각해봐야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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