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사자성어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5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맞대결에서 85-84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은 3쿼터까지 72-52로 앞서며 넉넉한 승리를 챙기는 듯 했으나 4쿼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상대에게 리드를 내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하며 이정현의 동점 중거리 슛과 하윤기의 역전 자유투 득점을 묶어 적진에서 1점 차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따냈다.


안준호 감독은 “훈련 기간도 매우 적었고 선수들의 체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일전이라는 막중함을 선수들이 패기와 정신력으로 이겨내어 자랑스럽다. 마지막 쿼터에서 우리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밀렸다. 3쿼터까지는 약속된 수비가 잘 됐는데 4쿼터에 체력이 떨어지며 추격을 허용했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했고 또 다시 역전하며 승리를 가져왔다는 것은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며 승리 소감을 내놨다.


한국 대표팀은 준비 과정에서 전방 압박 수비를 준비했으나 안 감독의 말처럼 선수단이 체력 저하를 보이며 연습했던 수비를 모두 활용하지는 못했다.


이에 안준호 감독은 “압박 수비를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를 보셨다시피 후반부터 체력 저하가 왔다. 그래서 우리가 준비한 수비 말고 하프코트 압박 수비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또 승리하긴 했지만 이날 한국은 하윤기가 29분 50초를 소화하며 팀에서 가장 많은 출장 시간을 기록했다. 하윤기의 백업 빅맨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원석과 이두원은 다소 불안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안 감독 또한 이에 동의했다. “하윤기가 우리 남자 농구의 대들보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이원석과 이두원 같은 빅맨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출장 시간을 나눠가져야 한다. 백업 역할을 잘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준호 감독은 그간 사자성어를 자주 활용하는 사령탑이었다. 이날 경기를 총망라하는 사자성어가 있는지에 대해 묻자 안 감독은 “파부침주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돌아올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파부침주의 정신으로 이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사진 = JB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