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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리베로 포지션의 고충을 배웠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2024~2025 시즌 첫 공식전.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첫 날 KB손해보험전.

경기 시작하자마자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으니 주포 정지석이었다. 정지석은 선수들이 착용한 남색 상의 대신, 아래 위 하늘색 유니폼을 홀로 입었다. 무슨 뜻이냐. 리베로라는 의미였다.

전문 리베로는 아니지만, 경기 내내 큰 무리 없이 리베로 역할을 수행했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가 갑자기 리베로라. 정규리그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즌 첫 공식전인데 리베로로 뛰는 자체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정지석 리베로 출전 이유를 물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대회에는 계속 리베로로 뛸 예정이다. 자세히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다른 포지션으로 뛰어보는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리베로 선수의 감정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석 본인에게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몸상태가 완전치 않다“고 했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 후 정강이 피로골절로 대표팀에서도 하차했다. 아직 회복 과정이다.

정지석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감독님께서 추천을 해주셨다. 배구 처음할 때처럼 준비를 열심히 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감독님이 실전에서 뛸 기회를 주셨다. 감사하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판스타에 대한 일종의 배려다. 100% 경기력을 발휘하기에는 아직 몸상태가 완전치 않은데, 리그 개막이 눈앞이니 이렇게라도 경기 감각을 유지하라는 차원일 수 있다. 정지석도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경기를 직접 해보니 리베로 포지션의고충을 알 것 같다. 다른 포지션은 실수를 해도 득점을 하며 자신감을 찾는다. 리베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답답한 게 있을 것 같다. 기술보다 멘탈이 중요한 자리같다. 해보니 연습과 시합은 또 다르다“고 밝혔다.

정지석은 현재 몸상태에 대해 “큰 문제는 아니다. 거의 회복된 단계다. 리그 개막 즈음부터는 점프 훈련도 100%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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