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5 22:27:00]
도쿄에서 결선 6명 진출에도 은메달 1개 그쳐…결선에 강한 선수 선발장갑석 감독 '솔선수범 리더십'에 코치 헌신·대한체육회 지원도 주효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 1개.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이 받아 들었던 성적표다.'사격 황제' 진종오의 은퇴 이후 첫 올림픽을 치른 한국 사격은 파리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남기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이와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꼽히지만, 사격인은 입을 모아 '대표 선발전 결선 경기 도입'이 주효했다고 말한다.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대한사격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 자리를 맡은 이은철(57) 연맹 부회장은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결선 성적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사격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원인을 실력 부족이 아닌 '큰 무대 울렁증'에서 찾은 것이다.이 부회장은 올림픽을 4개월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도쿄 올림픽에서는 방송해설을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결선에 6명이나 올라가고도 메달은 25m 권총에서 딱 하나 나왔다. 그래서 결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현장 반발은 거셌다. 결선은 점수가 낮은 선수가 차례대로 떨어지는 방식이라 선수마다 점수가 제각각이라 평가가 어렵고, 결선 사격장도 많지 않아서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새로운 방식대로 선발전을 치른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한 지방팀 감독은 대한사격연맹을 고소하겠다고 반발하기까지 했다.이러한 저항에도 뚝심 있게 결선을 대표 선발전에 도입한 효과는 컸다.파리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기는커녕, 큰 무대를 즐기는 강심장을 자랑하며 메달을 명중했다.
여자 공기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부터 여자 공기소총 반효진(16·대구체고), 여자 25m 권총 양지인(21·한국체대)까지 금메달리스트 3명과 공기소총 혼성 은메달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 공기권총 은메달 김예지(31·임실군청), 25m 속사권총 은메달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를 합친 모든 메달리스트가 이번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었다.새로운 대표 선발 제도를 통해 처음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선수들은 거침없는 경기로 한국 사격의 저력을 마음껏 뽐냈다.김태호 대한사격연맹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적으로 봐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종목마다 한두 명은 본선을 꼭 통과한다는 계산이 나왔고, 그래서 결선에 강한 선수를 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한 “대표 선발전에 결선을 도입하니까 자연스럽게 결선 연습도 됐다. 이런 것들이 효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반효진과 양지인은 각각 여자 공기소총과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 끝에 극적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슛오프는 마지막까지 동점일 경우 순위를 가리기 위한 '최후의 총성'이다.공기소총은 딱 한 발, 25m 권총은 한 시리즈(5발) 결과로 메달을 가린다.이들은 숱한 결선 훈련을 거친 '준비된 금메달 사수'였고, 그대로 금빛 과녁에 적중했다.
여기에 출입구 동선부터 사대까지 파리 올림픽 경기장과 똑같은 가상 현실(VR)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제공한 대한사격연맹의 세심한 준비와 '감독님들의 감독' 장갑석(64) 한국체대 교수에게 대표팀 감독직을 맡긴 것도 큰 힘을 발휘했다.정년퇴임을 앞둔 장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와서 이른바 '3C'(커피, 휴대전화, 담배)를 금지해 훈련 기강을 다졌고, 선수마다 맞춤 훈련법을 제시해 기량을 극대화했다.장 감독이 솔선수범하는 가운데 각 부문 코치도 선수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샤토루 현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헌신했다.또한 대한체육회는 프랑스 파리 북부의 소도시 크헤이(Creil)에 별도로 캠프를 차린 사격 대표팀에 한식이 끊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수송 작전을 펼쳤고, 한 벌에 수백만 원씩 하는 새 사격복과 집중력 향상 장비를 제공하는 등 세심하게 지원했다.4bun@yna.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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