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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수원 레전드' 염기훈 전 수원 삼성 감독(41)이 커리어를 통틀어 첫 해외 도전에 나선다.

축구계 관계자는 6일 “지난 5월 수원 지휘봉을 내려놓고 유소년 클럽인 염기훈주니어 업무에 매진했던 염 감독이 신태용 감독(54)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 공격 코치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염 코치는 지난달 신 감독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고 장고를 거듭했다. 축구예능 '최강축구' 출연이 예정됐던 염 코치는 신 감독의 진심과 인도네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보고 코치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염 코치는 이달 중순 신 감독과 함께 인니로 출국해 본격적으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행은 염 코치에게 크나큰 도전이다. 염 코치는 2006년 전북에서 프로데뷔해 울산을 거쳐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13년간 수원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수원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김병수 감독을 대신해 수원 감독대행을 맡은 염 코치는 수원의 첫 강등을 끝내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듬해 수원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염 코치는 4월 이달의 감독상을 받을 정도로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였으나, 내리 5연패를 당하는 불안한 흐름 속에서 5월25일 결국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랜드전에서 1대3으로 패한 뒤, 팀 버스 앞에 모인 수원팬 앞에서 직접 떠나겠다고 말했다.

염 코치는 사퇴 후 두문불출했다. 그는 측근들에게 '돌아보니 난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직 나이가 젊은만큼 익숙한 수원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나가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의지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은사'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중국슈퍼리그 클럽 청두 룽청행이 유력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염기훈주니어에 매진하던 차에 신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염 코치가 커리어를 통틀어 해외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 감독과 염 코치는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지만, 2017~2018년 A대표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신 감독이 성남 일화(성남FC 전신)를 이끌 당시, 염기훈은 성남의 라이벌인 수원의 에이스였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결코 달갑지 않은 선수였지만, 신 감독은 평소 염 코치의 성품과 성실함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아 역사를 써내려가는 신 감독은 현재 최인철 조병국 김봉수 유재훈 등 국내 코치들과 동행하고 있다. 공격수 출신 염 코치 역시 월드컵 예선을 앞둔 인도네시아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3차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 등과 같은 '죽음의 C조'에 속했다. 내달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과 호주와 홈 경기가 예정됐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2027년 계약을 연장한 신 감독은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K리그에선 (러브콜이) 수도 없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 놓은 팀이 너무 아까웠다. 월드컵 3차예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적은) 말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내가 인도네시아란 팀으로 평가를 받았다. 어느 선에선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의 FIFA 랭킹 100위 내 진입과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염 코치가 힘을 보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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