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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마니자 탈라시(22)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출신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 신규 종목 브레이킹에 '난민대표팀'으로 출전한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반항적인 탈라시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올림픽 브레이크 댄서가 됐다. 탈라시는 자신이 아프간 소녀들의 용기를 보여준다고 말한다'고 기대했다.

탈라시는 18세가 되던 해 SNS를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접했다. 탈라시는 “한 남자아이가 머리 위로 몸을 뒤집는 영상을 봤다. 처음에는 가짜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영상을 찾아봤다“고 회상했다. 탈라시는 빠져들었다. 3개월이 지나서 용기를 냈다. 직접 배우기로 했다. 카불에서 활동하는 브레이크댄서 크루를 찾았다. 탈라시는 “남자가 55명이었다. 여자는 나 혼자였다. 고향에서는 항상 여자라서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 팀에서는 그런 말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그들은 언제나 '넌 할 수 있어'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브레이킹은 탈라시에게 탈출구였다. 탈라시는 “춤을 출 때에는 고민이나 나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몰두했다. 그런 점이 좋았다“고 했다. 또한 여성 차별도 없었다. 탈라시는 “체육관에 성별은 중요하지 않았다. 학교나 가족은 '너는 여자야. 너는 그 일을 그 스포츠를 그 직업을 할 수 없어'라고 했다. 하지만 체육관에서는 '할 수 있어.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아'라고 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불과 1년 만에 시련이 찾아왔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에게 특히 적대적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탈레반 통치 하에 아프가니스탄 여성은 많은 스포츠 활동에서 제외됐다. 탈레반은 여학교를 폐쇄했다. 문화와 예술적 표현을 억압했다. 여행은 물론 공원과 체육관 이용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탈라시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았다. 알자지라는 '탈라시는 국경을 넘었다. 파키스탄으로 도망쳤다. 가족과 헤어지고 여권 없이 갇혔다. 결국 스페인에서 망명 허가가 떨어졌다. 북동부의 작은 도시 우에스카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미용실에 취직한 뒤 생활이 안정되면서 다시 춤 추는 시간을 늘려갔다.

친구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올림픽까지 나오게 됐다. 알자지라는 '친구들이 탈라시의 사연을 백방으로 알리면서 저명한 스포츠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림픽 난민재단이 탈라시 소식을 접했다. 브레이킹 예선에 등록하기에 이미 늦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진들은 커다란 관심을 가졌다. 덕분에 탈라시는 올림픽 난민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탈라시는 스페인 올림픽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아프간에 남았던 가족들과도 재회했다. 마드리드에 난민 호스텔을 제공 받았다.

흔히 브레이크 댄스로 알려졌지만 올림픽에서 정식 명칭은 브레이킹으로 정해졌다. 남자부는 비보이(B-boy) 여자부는 비걸(B-girl)이며 각각 16명이 출전한다. 1대1 대결로 라운드로빈으로 시작해 8강부터 토너먼트다. 심사위원이 기술에 대한 점수를 채점한다. 올림픽은 탈라시가 꿈도 꾸지 못했던 커다란 무대다. 그런데 눈앞까지 왔다. 탈라시는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청소하고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꿈을 이룰 수 있다면 고향의 어린 소녀들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탈라시는 “제발 아프간에 있는 소녀들을 잊지 말아달라. 나는 그 소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올림픽에 나간다. 감옥에 갇히더라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호소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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