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30 00:07:00]
[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김기동 서울 감독이 '승리의 해결사' 일류첸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1분 헤더로 선제결승골을 낚은 일류첸코에 대해 “꼭 득점왕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뒤 지난 대구전과 오늘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당근책으로 후반에 투입하고 있는데, 이제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 일류첸코에게 골이 갈 수 있도록 고민을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두 경기 연속 후반에 교체투입돼 선제골을 넣은 일류첸코는 시즌 14호골로 무고사(인천)과 공동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일류첸코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1분 절호의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린가드의 패스를 잡은 일류첸코는 수원FC 수비수 김태한의 태클에 걸려넘어졌다. 주심이 즉각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을 얻은 일류첸코는 얼마든지 멀티골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린가드가 키커로 나섰고, 린가드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 위로 빗나갔다.
김 감독은 “내심 일류첸코가 차길 바랐다. 얘길 들어보니, 린가드가 공을 갖고 있으니 양보했다고 하더라. 일류첸코는 그만한 성품을 지닌 선수다. 개인 욕심보단 팀을 위한다. 오랜기간 같은 팀에 있었지만, 한국사람이 다 된 것 같다. 팀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엄지를 들었다.
일류첸코는 “공격수이다보니, 골을 넣고 득점왕 경쟁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팀으로써 이기고 승점 3점을 가져온 것이 중요하다. 이번 라운드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팀이 다 이겨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린가드의 실축에 대해선 “내가 차고 싶었지만, 제시도 차길 원했다. 최고의 선수도 실축하기 마련이다. 그게 내가 될 수도 있었다“며 “다음 기회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가 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유독 린가드가 유독 일류첸코에게 양질의 패스를 찔러주는 것을 발견했다. “좋은 상황에 놓인 다른 선수한테도 공을 주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류첸코는 “노 코멘트“라고 비밀을 공개하기 꺼렸다. 질문을 한 기자에게 “그래 보였나? 경기를 다시 보고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조크했다.
일류첸코의 '1골' 가치는 상당했다. 앞서 잔류 싸움을 벌이는 전북 대전 대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주춤했던 서울은 4경기만의 승리로 선두권 추격에 성공했다. 승점 50점 고지에 오른 서울은 3연패 늪에 빠진 수원FC(48점)를 끌어내리고 5위를 탈환했다. 4위 포항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2골 뒤졌다. 김기동 감독은 “오늘 못 이기면 우리는 6위로 마감한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수원FC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기면서 2차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3위 탈환을 2차 목표로 잡았다. 이번 라운드에서 대구와 비긴 3위 강원(52점)과의 승점차는 2점으로 줄었다.
서울은 단일시즌 K리그 최다 관중 신기록을 경신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날 서울 홈경기 평균관중을 뛰어넘는 3만1037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벌였다. 올 시즌 홈 16경기만에 43만4426명의 관중을 동원한 서울은 지난해 자신들이 세운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시즌 K리그 최다 관중 신기록(43만29명)을 1년 만에 경신했다. 평균관중 2만7152명을 기록한 서울은 '평관' 3만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김 감독은 “인천과의 개막전에 5만명이 넘는 팬을 모셔놓고 경기력과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때 많은 분들이 실망감을 안고 경기장을 떠났던 것 같다. 내 책임이다. 기록 달성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내년에는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원정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은 일주일 동안 준비한 것의 80~90%를 해줬지만, 게임체인저 싸움에서 우리가 부족했다. 포항 원정도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은중 감독은 스리백을 가동한 것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스리백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서울 약점 잘 파고들었다“며 “잔디가 좋았으면 득점을 할 수 있었다. 안데르손이 좋은 찬스를 맞았지만, 불규칙 바운드가 많았다. 우리뿐 아니라 서울도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좋은 경기력을 위해 모든 구단이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상암의 울퉁불퉁한 잔디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사실 몇 게임 전부터 사기가 떨어졌다. 지금까지 최대한 짜냈고, 더이상 짜낼 방법이 없다. 우리가 준비한대로 따라주고 잘 이행을 했는데도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또한 우리 선수들에게도 본인 가치를 위해서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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