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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기자회견 불참 내 의사 아냐, 한국에서 다 이야기드리겠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삼성생명)의 '폭탄발언'이 멈추지 않고 있다. 안세영은 7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공항에서 “제 입장은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많이 복잡하다. 한국에 가서 이야기해드리겠다“고 했다.

안세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 내뱉은 '폭탄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킥고 있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서 허빙자오(세계 9위·중국)를 2대0(21-13, 21-16)으로 완파, 우승했다. 방수현 이후 28년 만의 여자단식 쾌거였지만, 안세영은 시상식 후 작심한 듯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대표팀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 'XXX'선생님이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을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하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배드민턴은 단·복식이 다르고 선수들의 자격도 박탈 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드민턴이 금메달 하나 밖에 안 나온 것을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후폭풍은 대단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발칵 뒤집혔다. 안세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 보호와 관련된 이야기였다'며 '은퇴로 곡해하지 마라. 어른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심지어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안세영 폭탄발언의 여진은 대표팀에 이어졌다. 6일 코리아하우스에서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진행됐는데, 안세영 없이 혼합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김원호-정나은조만이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선수가 불참의사를 밝혔다'며 안세영의 불참 사실을 전했다. 김원호-정나은은 안세영과 관련한 질문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김원호는 “자세히 모른다.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안세영은 이에 대해 “많은 선수가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데 축하받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면서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축하받아야 할 선수들은 축하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번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제가 기자회견을 안 나간 것도…“라고 운을 뗀 안세영은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는 다 기다리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도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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