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벨기에 주장인 케빈 더 브라위너가 벨기에 선수들에게 팬들에게 인사하지 말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다.

벨기에는 27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크라이나와 0대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벨기에는 1위 루마니아보다는 다득점에서 밀렸지만 3위인 슬로바키아와 4위인 우크라이나보다는 골득실에 앞서 2위에 올랐다. 16강 티켓도 겨우 사수했다.

자신의 마지막 유로 대회에서 탈락 위기에 내몰린 더 브라위너는 전반전부터 전력을 다했다. 전반 7분에는 중원 좌측 진영에서 볼을 잡아 수비수 2명을 벗겨내고 로멜로 루카쿠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보내줬지만 루카쿠의 골 결정력은 이번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더 브라위너는 계속해서 전진 패스를 뿌려주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전반 33분 우측에서 얻어낸 프리킥에선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멀리 나오자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더 브라위너는 전반 종료 직전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에도 더 브라위너는 벨기에 공격을 이끌면서 고군분투했지만 동료들은 응답하지 못했다. 벨기에는 야닉 카라스코 투입 후 더욱 기세를 올렸지만 우크라이나 육탄 방어를 뚫을 수가 없었다.

후반 42분 벨기에의 역습에서 더 브라위너가 요한 바카요코에게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바카요코의 슈팅도 빗나갔다. 결국 벨기에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운이 좋게 16강에는 올랐지만 벨기에 팬들은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에 실망해 야유를 쏟아냈다.

사실 더 브라위너는 야유받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날 더 브라위너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포함해 찬스만 4번이나 만들어줬으며 공격 지역에서 7번이나 패스를 연결했다. 전 세계 최고의 찬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다 해준 셈이다. 더 브라위너에게 경기 최우수 선수상이 주어진 건 다 이유가 있다.

벨기에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려고 하자 야유는 더욱 커졌다. 그러자 더 브라위너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라커룸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더 브라위너가 강하게 이야기하면서 벨기에 선수단은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이동했다.

선수 입장에서 팬들의 야유가 가혹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벨기에는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와 함께 제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야유가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한 상황이다.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야유를 멈춰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선수들에게 야유를 듣지 말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 건 프로다운 태도에 적합하지는 않았다.

경기 후 더 브라위너는 “우리는 경기에서 이기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우리는 코너킥에서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자칫하다가 실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점하면 유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우리가 기회에도 골을 넣지 못한 건 부끄럽지만 경기 후에는 우리도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