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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 6연패 뒤 2연승으로 반등했다. 파이널 그룹A(상위스플릿)도 위태로운 처지까지 몰렸다가 다시 선두권이 시야에 들어왔다. 정규시즌 6경기를 남긴 현재 포항은 3위 강원FC와 승점 2점 차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도 놓칠 수 없다.

포항은 지난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32라운드서 인천을 1대0으로 제압했다.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조르지가 공식전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백업 요원이었던 윤평국(GK) 이규백(DF)이 선발로 나와 훌륭한 활약을 펼친 점도 반갑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위기에 빠졌을 때에도 “선수 한 두명 빠진다고 흔들릴 팀이 아니다“라고 자신했는데 대체자들을 발굴해내며 자신의 말을 증명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았던 포항은 여름 나기가 어려웠다. 포항은 시즌이 반환점을 돌 시점만 해도 선두 싸움 중이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안배하면서 스쿼드를 운용했지만 한계는 찾아왔다. 7월 28일 안방에서 열린 25라운드 김천상무전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이날 패배를 시작으로 6연패를 당했다. 포항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4연패에 빠졌고 5연패와 6연패는 창단 처음으로 겪는 수모였다. 1위였던 포항은 30라운드 광주FC에 1대2로 지면서 6위까지 떨어졌다. 7위 광주와 승점 4점 차이로 좁혀졌다. 우승을 노리다가 상위스플릿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연패 기간에는 주전 공격수 이호재와 중앙수비수 이동희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겹쳤다. 이호재는 9골-5도움을 기록하며 팀내 공격포인트 1위였다. 이동희는 전민광과 함께 포항 주전 센터백 듀오로 활약했다. '차', '포'를 다 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둘이 빠지면서 포항이 연패에 허덕이자 위기설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의연했다. 그는 “큰일은 무슨 큰일“이라며 “남들이 보기에는 공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빠져버리니까 팀이 거의 망가지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박태하 감독은 이 말을 한 날 코리아컵 4강에서 제주를 2대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박태하 감독은 평소에 “우리 팀은 누가 빠지고 누가 들어와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국가대표급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다들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한다. 이호재가 빠지자 전반기에 부진했던 조르지가 살아나며 공백을 채웠다. 이동희의 자리는 민상기가 대신하다가 민상기가 흔들리자 유스 출신 이규백이 등장했다. 골키퍼 황인재가 슬럼프 기미를 보였더니 윤평국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윙백, 윙포워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어정원과 새얼굴 이태석, 공격수 안재준도 야무지게 활약하기 시작했다.

10월 6일 다음 라운드는 마침 순위싸움이 한창인 수원FC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포항은 수원FC를 상대로 최근 5경기 4승1무, 절대 우위다. 2022년 9월 6일(0대1패) 이후 진 적이 없다. 주중(10월 1일)에 ACLE 상하이 포트전이 있어 열흘 동안 3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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