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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타자와 맞서 이겨낼 수 있어야한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달라졌다.

2MOON(김경문 양상문)의 가르침이 통했다. 더이상 '160㎞' 직구답지 않게 소심한 투구로 안타까움을 샀던 예전의 그가 아니다.

문동주의 뒤를 이을 한화 강속구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재능이었다. 프로 입문 때만 해도 대선배 유희관에게 “홈런 맞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라고 물을 만큼 당돌하고 자신감에 넘쳤다. 그만큼 서울고 시절 김서현의 직구는 가히 무적이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20경기 2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좀처럼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직구 구속은 150㎞ 미만으로 주저앉고, 그나마도 변화구에 의존하곤 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결과 6월까지의 1군 출전은 단 6경기에 그쳤다.

김경문 한화 감독의 조련을 거친 7월부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마냥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11경기에 등판, 1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중이다. 단 1실점 뿐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6월초 부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김서현과의 면담이었다. “꼭 한번 보고 싶어서 밤을 같이 먹었다“고 했다.

뒤이어 1군 선수단과의 스킨십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1군으로 불러올렸다.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더라도 1군에 동행하며 가르치겠다“는 사령탑의 확고한 속내였다. “마운드 위에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 하지만 타자 상대로 도망다니게 놔두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7월 3일 1군에 등록된 뒤론 벌써 한달 넘게 2군행 없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기용 방식도 필승조에 가까워졌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사령탑 교체 후 한화에 추가로 부임, 김경문 감독을 돕고 있다. 이미 감독과 단장까지 두루 거친 베테랑이지만, 대학 선배의 부름에 망설임없이 마이크 대신 유니폼을 택한 그다.

양 코치 역시 투구폼은 김서현 스스로가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맡겼다. 대신 하나로 고정했다. 단순하게, 자기 자신을 다잡을 수 있게 했다. 대신 타자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맞서도록 이끌었다.

후반기 들어 김서현이 확 달라진 비결이다. 마운드 위에 선 그에게서 의지와 자신감이 엿보인다. 세리머니 동작에도 제법 무게감이 실린다.

올해 다소 조정기를 거치고 있긴 하지만, 이미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를 보유한 한화다. 여기에 황준서-김서현 같은 어린 투수들마저 자리잡는다면, 남은 시즌 후반기, 또 내년 한화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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