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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다시 한 번 용서했다. 손흥민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진행된 유로파리그 예선 카라바흐FK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탄쿠르 관련 질문을 받고 이미 사과를 받았으며 진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벤탄쿠르는 휴가 기간이었던 지난 6월 자국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을 언급하며 동양인 외모 비하발언을 했다. 영국축구협회(FA)는 이것이 규정 위반인지 살펴보고 있다.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가능하다.

손흥민은 “FA가 조사 중이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벤탄쿠르를 사랑한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는 벤탄쿠르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좋은 추억이 많다. 그는 사건 직후 사과했다. 나는 집에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가 나에게 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진심이 느껴졌다. 이후 팀에 복귀해서 다시 만났을 때 벤탄쿠르는 정말 미안해 했다. 벤탄쿠르는 나에게 거의 울면서 사과했다. 정말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나쁜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고 믿었다. 손흥민은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실수한다. 거기에서 배운다. 나는 로드리고를 사랑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나는 그를 사랑한다. 아시다시피 그는 실수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전혀. 우리는 동료이자 친구이자 형제다. 함께 나아갈 뿐“이라며 이미 지난 일이라고 덮었다. 이어서 “FA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내가 할 말은 많지 않다.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내가 벤탄쿠르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더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외모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망언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인터뷰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했다. 벤탄쿠르는 “어차피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 그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 줘도 모를 것“이라며 웃었다. 비판이 쇄도하자 벤탄쿠르는 '농담이었다'며 부랴부랴 사과했다. 손흥민도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트넘 구단이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사태가 커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벤탄쿠르의 발언을 '인종차별'이라 규정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글로벌 스포츠전문미디어 '디애슬레틱'도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토트넘의 도덕적 기준이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 '킥잇아웃'도 공식 성명을 발표해 항의했다. 결국 FA도 벤탄쿠르가 프리미어리그의 품위유지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들여다보겠다고 입장을 냈다.

FA는 '벤탄쿠르는 부적절하거나 모욕적인 행위 혹은 발언을 사용함으로써 프리미어리그의 평판을 추락시켰기 때문에 FA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다. 국적 또는 인종 및 민족적 기원에 대해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중대한 위반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징계를 예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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