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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좋아질 거라 믿는다. 이 선수 저 선수 써볼 수밖에.“

'우승청부사'의 첫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1년 사이에 타선은 환골탈태했다. 유망주에 불과했던 윤동희는 어엿한 팀의 주축 타자로 거듭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손호영은 장타력까지 갖춘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나승엽과 고승민도 좌절을 딛고 상위 타선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레이예스 역시 찬스에 믿을만한 해결사이자 빼놓을 수 없는 알짜로 거듭났다. 황성빈과 박승욱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전준우-정훈 베테랑 듀오의 경험도 젊은 선수들 사이에 성공적으로 녹아들고 있다. 시즌아웃된 유강남, 부진을 벗지 못한 노진혁-이학주 등의 그림자는 크지만, 짙게 느껴지진 않는다.

문제는 투수진이다. 나균안이 개인사 논란으로 구단 자체 징계를 받고 이탈했고, 심재민과 최준용, 최이준은 부상으로 각각 시즌아웃됐다.

나균안의 빈 자리는 4년차 김진욱이 잘 메우고 있다. 하지만 5선발 고민은 여전하다. 기존의 이인복과 심재민을 비롯해 이민석, 박진, 최이준 등 고민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신통치 않았다. 시즌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인 전미르는 6월 중순 1군에서 제외된 뒤론 1군에서 아예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다음 5선발'을 묻는 질문에 “이민석“이라고 답했다. 올시즌 선발등판 때나 멀티이닝을 소화할 때의 모습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커맨드와 150㎞를 넘나드는 구속이 갖춰진 투수다. 돌고돌아 결국 이민석이다.

불펜 쪽 고민은 더 크다. 김상수 구승민 한현희 등 베테랑 필승조를 대신할 만한 카드가 마땅찮다. 최근 들어 급격히 흔들린 김원중을 대체할만한 마무리급 투수는 아예 없다.

김상수는 그나마 올시즌 전 2년 비FA 연장계약을 맺었다. 함께 필승조로 활약중인 한현희도 FA 계약이 2년 더 남았다.

하지만 김진욱은 올시즌 후 상무 입대가 예정돼있고, 구승민과 김원중은 올겨울 FA가 된다.

다행히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김상수가 8월 들어 필승조로서 제몫을 해냈다. 김태형 감독은 “(쉬고 온)김상수는 좋아질 거다. 올시즌 많이 던지기도 했고, 특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던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피로도가 더 쌓였던 것 같다“면서 “구승민이 좀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분위기를 바꿔주거나, 손호영처럼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타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면 트레이드도 방법이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타 팀 투수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추진하다 결국 무산되면서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그 결과 축 처진 분위기를 바꿔줄 불펜의 깜짝 스타도 현재로선 없다. 박진 김강현 송재영 등이 간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낭중지추(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튀어나오는 날카로움은 없었다. 시즌초 전미르의 임팩트에도 부족하다. 진해수 임준섭 박진형 김도규 등 고참 투수들도 터닝포인트를 만들진 못하고 있다. 사령탑의 고민만 깊어질 따름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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