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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잠실 두산전에서 자진 강판했다.

스타우트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2-3으로 뒤진 2회말 2사 2루에서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 앞에 쓰러졌다.

2-0 리드를 안고 2회말 마운드에 오른 스타우트. 선두 타자 김재환에 2루타를 내주고 양석환을 뜬공 처리했으나, 제러드 영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했다. 강승호를 땅볼 처리하면서 이어진 2사 3루에선 김재호에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이유찬에겐 좌중간 역전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정수빈과의 승부. 스타우트는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택했으나, 마운드 앞에 오른발을 디디다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공이 빠져 정수빈이 볼넷을 얻은 가운데, 스타우트는 한동안 마운드 앞에서 일어서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했다. 2만3750명의 관중이 일제히 숨을 죽인 충격적인 장면.

놀란 KIA 코치진이 황급히 뛰어 나와 상태를 정검했고, 스타우트도 곧 일어났다. 하지만 투구 점검을 위해 오른발을 내디딘 직후 더 이상 투구가 무리라고 판단한 듯 스스로 3루측 KIA 더그아웃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⅔이닝 4안타 1볼넷 3실점, 총 투구수 39개.

KIA 관계자는 “스타우트가 투구 후 왼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껴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 병원 검진은 상태를 지켜본 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우트는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상을 한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대만 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10승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만, KBO리그 도전을 명분으로 중신과 계약을 상호 해지하고 한국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는 쪽을 택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1일 삼성전에선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7일 광주 키움전에선 5이닝 6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첫승을 따냈다. 14일 광주 키움전에서도 5⅓이닝 3안타 1볼넷(1사구) 6탈삼진 1실점 비자책으로 호투하면서 빌드업을 이어가던 과정이었다.

KIA와 스타우트의 계약 기간은 페넌트레이스까지다. KIA가 1위 조기 확정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얻었지만, 부상 대체 선수 신분인 스타우트는 출전자격이 없다. 남은 일정에서 한 차례 더 등판이 예상됐다. 그러나 뜻밖의 부상으로 '코리안 드림'은 조기에 막을 내릴 위기에 처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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