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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시즌을 버텨낸 것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한 시즌 만에 위기에 처한 엔도 와타루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올 것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7일(한국시각) '마르틴 수비멘디가 리버풀의 타깃으로 떠올랐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은 2023~2024시즌을 끝으로 위르겐 클롭 감독이 팀을 떠나고, 아르네 슬롯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다만 감독의 변화와는 달리 팬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이 아직까지 제대로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하며 기존 선수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리버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원 보강을 위해 노력을 쏟고 있었다. 슬롯 감독이 중원 보강을 원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전술과 어울리지 않는 엔도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프리시즌 동안 치른 세 번의 친선 경기에서 엔도 와타루, 도미닉 소보슬러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를 각각 한 번씩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했다. 지난 시즌 주전 수미였던 엔도보다 나머지 두 선수가 슬롯 감독 전술에 더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결국 엔도의 역할이 애매해지면서, 리버풀은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도 지난 6일 엔도에 대해 '엔도는 슬롯의 인내심 있는 점유 기반 전술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팬들 사이에서는 파비뉴의 폼 하락 이후 해당 포지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도 해당 역할에 잘 어울리는 듯 보이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더타임스는 '수비멘디가 리버풀의 타깃으로 떠올랐다. 슬롯은 그를 첫 영입 후보로 고려하고 있으며, 수비멘디가 팀에 주도권을 더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슬롯은 엔도 와타루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듯하다. 이적료는 6000만 유로(약 900억원)에 해당한다'라고 리버풀이 엔도를 대신해 수비멘디를 데려오길 원한다고 전했다.

엔도로서는 리버풀 이적 이후 단 한 시즌 만에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엔도는 영입 당시에도 리버풀이 가장 원했던 자원은 아니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2010년 일본 쇼난 벨마레에서 프로에 데뷔한 엔도는 2018년까지 일본 무대에서만 뛰었다. 이후 2018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이적으로 처음 유럽 무대를 밟았고, 2019년 슈투트가르트 이적 후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리버풀에 합류 전까지 빅클럽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리버풀은 이적시장에서 당초 영입 목표였던 로메오 라비아,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을 모두 실패하고 도전한 영입이었으며, 이미 30세가 넘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기량에 대해서도 EPL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다행히 클롭 체제에서 엔도는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시즌 중반부터 선발에서 거의 빠지지 않으며 리버풀 중원을 지켰다. 특히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등을 꽁꽁 묶는 맹활약을 보여줬다. 클롭은 해당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31세의 일본 주장과 계약하면서 무엇을 기대했을까. 그는 EPL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월드클래스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라며 엔도는 월드클래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클로 평가받을 뻔했던 엔도의 리버풀 생활은 한 시즌 만에 마지막을 향하는 모습이다. 이는 토트넘에서만 벌써 9시즌을 활약한 손흥민과도 대조되는 모습이다. 손흥민도 데뷔 시즌 당시 어려움을 겪으며 이적설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9시즌 연속 토트넘 주전으로 활약하며 구단의 레전드이자 EPL 레전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 팬들을 기대하게 했던 엔도의 EPL 진출이 한 시즌 만에 끝날 위기다. 슬롯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면 확연히 달라진 입지는 차기 시즌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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