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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정부가 안세영(22·삼성생명)의 '작심발언'을 계기로 배드민턴계와 진천선수촌에 대해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한다. 특히 대한배드민턴협회 수장 김택규 회장에 대해 '해임 요구' 극약처방도 내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 점검'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가 최종 조사에 따른 요구를 실행하지 않으면 자정능력 상실로 판단하고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 조치를 하겠다“면서 5개 분야, 26개 사안의 개선과제를 설명했다.

▶해임·사법처리 직면한 김택규 회장

문체부는 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택규 회장에 대한 수사 의뢰와 함께 해임을 요구했다,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요구했다. 김 회장은 국가보조금 사업(승강제리그+유청소년 클럽리그)을 추진하면서 '페이백' 물품을 부정 처리해 배임·횡령 의혹을 받는가 하면 나라장터 누락 등으로 보조금법을 위반했다. 이에 문체부는 보조금 환수 절차에 착수했고, 10월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김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도 사실로 드러났다. 문체부 조사단에 참여한 노무법인이 협회 사무처 워크숍(4월)에서 발생한 김 회장의 욕설 등 '갑질 행위'에 대해 사무처 직원들을 대면 조사한 결과 김 회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특히 김 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불성실 대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6일 대면조사를 거부한 김 회장은 이후 전국체전, 국정감사 준비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다가 11월 4일에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대면조사를 당일 취소하는 등 회피로 일관했다. 결국 문체부는 조사기간 계속 연장을 더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1개월의 이의신청 기간이 있는 만큼 대면조사 없이 사무검사를 종료했다.

▶안세영 바람대로 선수 권익 확대

배드민턴협회의 불합리한 제도는 물론 진천선수촌 운영도 대폭 혁신된다. 배드민턴계에만 존재하는 국제대회 출전 제한을 없앤다. 선수 자비로 국제대회 출전 허용,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규제가 폐지된다. 안세영이 호소했던 라켓, 신발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국가대표 유니폼에 노출하는 후원사 로고의 선수 권리도 보장한다. 여기에 선수 징계 요건에 '협회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 시' 조항을 폐지하고, 단·복식 맞춤 훈련을 위한 코치진과 의무트레이너 증원, 국제대회 출전 후 휴식 보장 등이 실시된다. 선수촌에서는 진료 공간 확대, 물리치료사 증원, 진료시간 연장과 함께 선수촌 입촌 시 메디컬 체크가 신설된다. 부상 진단·치료·재활 과정에서도 선수의 의료기관 선택을 허용한다. 국가대표 선수 개인 트레이너의 훈련 참여도 가능해졌다. 이밖에 외출·외박 규제 완화, 외출 시 보고 등 부조리한 문화를 철폐하는 한편, 내년부터 반기별로 전체 선수단을 대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협회 부실 운영도 철퇴맞는다

문체부는 전무이사 등 일부 임원이 정관을 위반해 지급받은 성공보수의 반납을 요구했다. 특히 전무이사 김모씨가 수령한 회의참가비 중 1785만원에 대해 원천징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국세청에 신고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이사가 감독으로 재직 중인 업체(요넥스)의 용품을 공인구로 지정한 정관 위반에 대해서도 공인구 지정 해제와 함께 관계자(사무처장, 담당 과장)의 경고 조치 요구가 내려졌다. 또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일부 위원이 불공정한 결정을 주도한 사실도 밝혀짐에 따라 해당 위원들을 해촉하도록 했다.

문체부 이정우 조사단장은 “당연한 것들을 이제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라며 “다른 종목 선수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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