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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2024-25시즌 아시아쿼터 선수 알리 하그라파스트(이란)의 말이다.

지난 5월 3일 제주에서 열린 2024-25시즌 V-리그 남자부 아시아쿼터 선수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는 '행운의 1순위'를 손에 넣었다. 이날 이란 남자 대표팀을 이끌던 마우리시오 파에스(브라질) 감독을 대신해 출석한 김재헌 코치는 단 한치 망설임 없이 이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라파스트(198cm)의 이름을 불렀다. 알리를 뽑은 뒤 김 코치는 “오기 전부터 1순위로 미리 점찍은 선수”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로부터 4개월이 흐른 현재도 알리를 향한 우리카드의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코칭 스태프를 포함한 구단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알리가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알리는 이번 프리시즌 동안 다른 팀들을 상대로 연신 뜨거운 손맛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치른 OK저축은행과 연습경기에서도 알리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안정적이었고, 서브 또한 날카로웠다. 전체 1순위다운 빼어난 기량.

실력도 실력이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알리의 멘탈적인 면을 특히 높게 사는 분위기다. 자신은 있되, 자만은 없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이날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도 그의 이런 성격은 잘 묻어났다. "내가 첫 번째로 뽑힌 이유는, 리그에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감독님이 나라는 존재를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지만 부담은 없다. 지금 내가 페르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처럼 배구도 꾸준하고 반복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말.

올 시즌 팬들은 알리에게 이란 출신다운 압도적인 제공권과 파괴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겠다고 손을 젓는다. 알리는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모든 게 장점이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하고 있다. 육각형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각오했다. 이어 "내게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증명할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칠 것이 없다. 팀원들과 손발도 이미 척척 맞는다. 특히 2004년생 동갑내기자 소속팀 주전 세터 한태준과는 벌써 환상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모두가 내게 먼저 다가와 줘서 팀에 더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는 알리는 "한태준은 정말 똑똑한 세터다. 지금도 잘하지만, 몇 년만 지나면 한국 최고의 세터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항상 내가 원하는 곳으로,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보낸다"고 칭찬했는데, 한태준은 "알리는 내가 어떻게 공을 보내든, 어떤 자세에서도 확실하게 마무리한다. 가끔 소위 말하는 '똥볼'이 올라갔을 때도 해결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화답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눈앞에서 정규리그 1위를 놓치고 2위에 머물렀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업셋 희생양까지 되며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에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내줬다. 진한 아쉬움을 남긴 한 해다. 알리도 이를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자신을 믿고 선택해 준 구단에 최고의 시즌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시즌 목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팀이 안정적으로 1등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면서 "내게 우승이 목표인 이유는, 우승보다 높은 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게 있었다면 그게 내 목표였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알리는 "V-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 단순한 소망 같은 게 아니다. 실제로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외쳤다.

사진_인천/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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