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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요키치가 있을 때 덴버는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덴버 너겟츠는 NBA 팬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희미했던 팀이다. 1980년대 초반, 빠른 공격 농구로 잠깐 서부 컨퍼런스의 강자로 떠오른 적이 있었으나, 그때도 NBA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 이후 덴버는 꾸준히 암흑기를 겪었고,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런 덴버에 슈퍼스타가 등장했는데, 바로 2003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카멜로 앤서니였다. 당시 2003 NBA 드래프트는 르브론 제임스라는 역대급 선수가 등장한 드래프트로 관심이 높았으나, 제임스를 제외해도 앤서니,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드래프트였다. 덴버도 앤서니라는 스타를 건지며, 암흑기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앤서니는 신인 시즌부터 덴버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평균 21점 6.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곧바로 NBA 정상급 득점원이 된 것이다. 이런 앤서니를 중심으로 덴버도 모처럼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앤서니의 시대에도 덴버는 파이널 무대를 밟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 됐으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번번이 가로막힌 것이다.

결국 앤서니는 덴버와 재계약을 거절하고,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덴버는 앤서니는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했고, 앤서니 시대도 끝이 났다. 앤서니의 이적으로 덴버는 리빌딩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작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타이 로슨을 중심으로 엄청난 스피드의 공격 농구를 보이며, 서부 컨퍼런스에서 경쟁력을 뽐낸 것이다. 덴버는 앤서니가 떠난 직후였던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덴버는 이때도 파이널 무대는 밟지 못했고, 2012-2013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 부진을 이유로 조지 칼 감독이 경질된다. 그 후 덴버는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암흑기에 빠졌다.

이런 암흑기를 끝낸 선수는 이번에도 드래프트 출신의 스타였다. 바로 니콜라 요키치였다. 요키치는 2014 NBA 드래프트 전체 41순위로 덴버에 지명된다. 당시 유럽에서 활약하던 요키치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체 41순위라는 지명 순위가 당시 요키치의 상황을 대변한다. 드래프트 후 요키치는 곧바로 팀에 합류하는 것이 아닌 유럽 무대 잔류를 선택했다.

요키치가 덴버에 합류한 것은 1년이 지난 2015-2016시즌부터였다. 요키치는 신인 시절부터 공격력을 뽐냈다. 물론 이때만 해도 요키치가 MVP가 될 선수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요키치는 시즌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덴버는 여전히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다. 요키치의 3년차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까지 덴버는 플레이오프를 탈락했다. 그 이유는 요키치는 NBA 무대에서 수준급 센터가 됐으나, 슈퍼스타 레벨은 아니었고, 동료들의 지원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이런 덴버가 본격적으로, 강팀으로 변모한 것은 요키치의 4년차 시즌인 2018-2019시즌부터였다. 덴버는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자말 머레이를 지명했고,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14순위로 마이클 포터 주니어를 지명한다. 요키치와 함께 활약할 유망주도 모았고, 요키치의 활약도 슈퍼스타 레벨로 올라섰다.

2018-2019시즌을 시작으로 덴버는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강팀이 됐고, 요키치도 올스타를 넘어 MVP를 수상하는 현존 최고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거기에 드래프트로 지명한 머레이와 포터 주니어도 드래프트 당시 기대치보다 훨씬 큰 성장을 보이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런 요키치와 덴버가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한다. 바로 2022-2023시즌이었다. 덴버는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쌓았고, 서부 컨퍼런스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빈틈이 없는 구성이었다. 에이스 요키치를 중심으로 파트너 머레이, 외곽에는 포터 주니어와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가 버티고 있었고, 수비와 궂은일에 능한 애런 고든과 브루스 브라운이 있었다. 심지어 백업 포인트가드로 레지 잭슨과 본즈 하일랜드까지 제 몫을 해냈다.

덴버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1라운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상대로 4승 1패로 가볍게 승리했고, 2라운드 피닉스 선즈와의 대결에서는 데빈 부커와 케빈 듀란트의 압도적인 원투펀치의 화력에 고생했으나, 결국 4승 2패로 승리했다. 컨퍼런스 파이널이 가장 쉬웠다. 레이커스를 만나 매 경기를 압도하며 4승 0패로 파이널 무대에 진출한 것이다.

파이널 상대는 마이애미 히트였다. 마이애미는 동부 컨퍼런스 8번 시드로 파이널에 올라온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덴버는 요키치를 중심으로 압도적인 체급 차이를 보이며, 4승 1패로 우승에 성공한다. 이 우승은 덴버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번째 우승이자, 요키치 커리어 첫 우승이다. 덴버와 요키치의 시대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우승이었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57승 25패 서부 컨퍼런스 2위


'디펜딩 챔피언' 덴버는 전력 이탈을 겪었다. 바로 핵심 식스맨이었던 브루스 브라운이 팀을 떠난 것이다. 브라운은 주전은 아니었으나, 덴버 벤치의 핵심이었고, 특히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맹활약으로 우승에 기여했던 선수다. 덴버 내부에는 브라운을 대체할 마땅한 자원이 없었다. 브라운의 이탈로 덴버는 확실히 우승 시즌만큼의 전력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막상 시즌이 시작하자, 덴버는 여전히 강력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요키치가 있었다. 요키치는 자신의 커리어 3번째 MVP를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공격에서 덴버 시스템의 핵심이었고, 매 경기를 출전하며 팀을 이끌었다. 요키치의 존재로 덴버는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요키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머레이는 항상 그렇듯 잔부상으로 정규 시즌을 60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경기에 출전할 때 활약은 준수했으나, 부상으로 결장이 잦은 것이다. 또 고든과 포터 주니어 등 우승 시즌의 맹활약했던 주역들의 활약도 아쉬웠다. 특히 포터 주니어는 매 경기 심한 기복을 보이며, 덴버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유일하게 요키치를 제외하고,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칼드웰-포프였다. 칼드웰-포프는 정상급 3&D 선수의 위엄을 뽐냈다. 또 2년차 크리스천 브라운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브라운은 이탈한 브루스 브라운의 활약을 최소한으로 메웠다.

냉정히 2023-2024시즌 덴버는 요키치 홀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키치는 대단한 위력으로 덴버를 서부 컨퍼런스 상위권으로 올려놨다. 시즌이 끝나고, 요키치는 당연하게도 자신의 커리어 3번째 MVP 수상에 성공한다.

정규 시즌에는 요키치의 활약으로 전력 약화가 티가 안 났으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레이커스를 만난 덴버는 4승 1패로 진출한다. 4승 1패라는 성적만 보면, 덴버가 압도한 것으로 느껴지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덴버는 매 경기 접전 승부 끝에 간신히 레이커스를 따돌리며, 2라운드에 진출한 것이다.

2라운드 상대는 미네소타였다. 덴버는 2022-2023시즌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미네소타를 만나 4승 1패로 이긴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때 미네소타와 현재 미네소타는 아예 다른 팀이었다. 루디 고베어와 칼-앤서니 타운스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과 앤서니 에드워즈라는 슈퍼스타가 이끄는 공격력으로 최상위권에 위치한 강팀이었다.

전문가들은 요키치가 미네소타의 높은 수비벽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고, 덴버의 고전을 예측했다.

반면 요키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고베어와 타운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공격 능력을 선보이며, 덴버를 이끈 것이다. 요키치의 활약에 덴버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믿었던 원투펀치 머레이가 부진했고, 칼드웰-포프는 에드워즈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1라운드의 영웅이었던 포터 주니어는 최악의 부진으로 덴버의 공격을 망쳤고, 유일하게 고든이 꾸준한 활약으로 요키치를 도왔다.

덴버는 5차전을 승리하며, 3승 2패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1승을 남겼다. 하지만 6차전을 무기력하게 패배하고, 7차전 승부에서 요키치의 체력이 고갈되며, 내리 2연패를 당하며 탈락한다.

확실히 이탈한 브라운의 공백과 우승 시즌과 달리 요키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결국 덴버는 백투백 우승에 성공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덴버 입장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즌이다.

오프시즌 IN/OUT

IN: 러셀 웨스트브룩(2년 680만 달러), 다리오 사리치(2년 1060만 달러), 디안드레 조던(1년 360만 달러), 다론 홈즈 2세(드래프트)

OUT: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FA), 레지 잭슨(트레이드)


덴버는 큰 전력 손실이 있었다. 바로 NBA 최고의 3&D이자 최근 몇 년간 덴버의 굳건한 주전이었던 칼드웰-포프가 팀을 떠난 것이다. 칼드웰-포프는 3년 66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으로 올랜도 매직으로 이적했다. 덴버는 샐러리캡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칼드웰-포프를 잡을 재정적 여유가 없었다.

칼드웰-포프라는 핵심 자원이 이탈했으나, 덴버에 대형 영입도 있었다. 바로 '왕년의 스타' 웨스트브룩이 합류한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사실상 최저 연봉을 받고, 덴버로 합류했다. 웨스트브룩의 존재는 덴버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머레이의 불안한 몸 상태와 머레이가 부진했을 때 활로를 찾아줄 가드 자원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웨스트브룩은 비록 전성기 시절에서 내려왔으나, 여전히 식스맨으로 분위기 전환은 해줄 수 있는 선수다.

또 베테랑 포워드 사리치도 영입했다. 덴버는 꾸준히 사리치 영입을 노렸는데,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 사리치는 3점슛에 능한 스트레치형 포워드다. 부상으로 인해 운동 능력을 잃었고, 그 영향으로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한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확실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2023-2024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도 벤치 멤버로 좋은 활약을 펼쳤었다.

그 외에 요키치의 백업이자, 라커룸의 분위기 메이커인 조던과도 1년 재계약을 했다. 조던은 덴버의 어린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과 요키치의 체력을 보존해 주는 역할을 맡았고, 차기 시즌에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덴버의 아쉬운 소식이 있다. 바로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22순위로 지명한 센터 유망주 홈즈가 2K25 서머리그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덴버는 신인 홈즈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고, 곧바로 NBA 무대에 활용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서머리그에서 부상으로 홈즈는 1년의 시간을 날리게 됐다. 덴버와 홈즈, 모두 아쉬운 부상이다.

즉, 덴버는 칼드웰-포프의 이탈이라는 큰 전력 손실이 있었으나, 웨스트브룩이라는 도박수로 그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시도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건이다.

키 플레이어: 러셀 웨스트브룩
2023-2024시즌 기록: 68경기 평균 11.1점 5리바운드 4.5어시스트


웨스트브룩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명성이 높았던 유망주다.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고향인 LA 지역의 최고 명문 대학인 UCLA 대학으로 진학하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UCLA 대학에서 웨스트브룩은 1년차 시즌은 벤치 멤버였고, 2년차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2년차 시즌 평균 12.7점 4.3어시스트 3.9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시즌이 끝나고 NBA 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했다.

2008 NBA 드래프트에 참여한 웨스트브룩은 전체 4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 지명을 받는다. 당시 웨스트브룩의 지명 순위는 예상보다 높았다. 웨스트브룩은 대학 무대에서 잠재력을 보인 유망주에 그쳤다. 대학 무대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선수가 아니었다. 당시 리빌딩을 진행하던 시애틀은 즉시 전력감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원했고, 그 이유로 웨스트브룩을 선택한 것이었다.

웨스트브룩과 같은 성장형 유망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전 시간이다. 웨스트브룩은 리빌딩 팀인 시애틀로 지명됐기 때문에 신인 시즌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신인 시즌 이후 팀명이 오클라호마시티로 바뀌었고, 웨스트브룩의 성장은 계속됐다.

3년차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고, 커리어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 후 웨스트브룩은 듀란트와 함께 원투펀치를 결성했고, 서지 이바카와 켄드릭 퍼킨스 등 든든한 골밑 자원까지 버티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를 서부 컨퍼런스 강호로 만들었다.

당시 오클라호마시티는 젊고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팀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주축으로 오클라호마시티는 2011-2012시즌 NBA 파이널까지 진출했으나, 당시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슈퍼팀 마이애미 히트를 만나 준우승에 그친다.

그 후에도 웨스트브룩은 듀란트와 함께 오클라호마시티를 이끌며,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매 시즌 아쉽게 탈락하며, 파이널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리고 2015-2016시즌이 끝나고, 대격변이 발생한다. 바로 파트너인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제 웨스트브룩의 원맨팀이 됐다. 이런 팀 상황에서 웨스트브룩은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인다.

2016-2017시즌 혼자가 된 웨스트브룩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홀로 팀을 이끈다. 웨스트브룩은 공격을 사실상 혼자 전개하며, 오클라호마시티를 이끌었다. 웨스트브룩 특유의 다재다능함이 빛을 본 시즌이었다. 웨스트브룩은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를 모두 책임졌고, 평균 31.6점 10.4어시스트 10.7리바운드라는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이 성적으로 웨스트브룩은 생애 첫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 시즌이 끝나고, 오클라호마시티가 폴 조지라는 슈퍼스타를 영입하며, 다시 우승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웨스트브룩과 오클라호마시티는 번번이 서부 컨퍼런스의 벽에 가로막히며,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국 듀란트와 마찬가지로 조지도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웨스트브룩은 다시 혼자 남았다. 이번에는 웨스트브룩도 이적을 요청했다. 행선지는 절친 제임스 하든이 있는 휴스턴 로켓츠였다. 휴스턴에서 하든과 다시 호흡을 맞춘 웨스트브룩은 휴스턴의 스몰볼 농구에 어울렸으나, 휴스턴도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며, 웨스트브룩은 또 이적하게 된다.

이번 행선지는 워싱턴 위저즈였다. 워싱턴에서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 시절처럼 혼자 공격을 전개했고, 파트너 브래들리 빌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워싱턴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하지만 워싱턴의 전력은 한계가 있었고, 웨스트브룩도 이적했고, 워싱턴도 이를 수용한다.

어느덧 저니맨 신세가 된 웨스트브룩의 새 행선지는 레이커스였다. 레이커스는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라는 확고한 원투펀치가 있었고, 웨스트브룩은 고향 팀 LA로 왔기 때문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3점슛이 약한 웨스트브룩과 레이커스의 조합은 상극이었다. 웨스트브룩은 끔찍한 활약을 펼쳤고, 레이커스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쫓겨나듯 레이커스를 떠난 웨스트브룩은 이웃집 클리퍼스로 이적했고, 클리퍼스에서 두 시즌간 쏠쏠한 활약을 펼치다 이번에 덴버로 이적했다.

웨스트브룩은 클리퍼스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으나, 더 이상 전성기 시절처럼 팀을 이끄는 능력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냉정히 이제는 식스맨 수준의 선수가 된 웨스트브룩이다.

덴버에서도 웨스트브룩에게 전성기 시절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웨스트브룩에게 바라는 것은 머레이가 부진할 때 활로를 풀어주는 역할과 간간히 번뜩이는 모습으로 코트의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일 것이다. 문제는 웨스트브룩의 자존심이 NBA 최고라는 것이다. 과연 웨스트브룩이 이를 수용할지 의문이다.

웨스트브룩은 커리어 내내 슈퍼스타급 빅맨과 함께 뛰어본 경험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요키치와 웨스트브룩의 조합은 많은 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덴버는 이탈한 칼드웰-포프의 공백을 웨스트브룩 영입으로 메웠다. 웨스트브룩의 활약은 차기 시즌 덴버 성적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예상 라인업
자말 머레이-러셀 웨스트브룩-마이클 포터 주니어-애런 고든-니콜라 요키치


덴버는 이번 오프시즌 팀의 주전 슈팅가드였던 칼드웰-포프가 이탈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덴버 내부 자원으로는 3년차를 맞이하는 브라운이 있다. 브라운은 준수한 수비력과 공격 능력을 지닌 선수다. 하지만 덴버의 선택은 웨스트브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웨스트브룩은 자존심이 강한 선수고, 커리어 대부분을 주전으로 출전한 선수다. 물론 직전 시즌, 하든이 합류한 클리퍼스에 자진해서 벤치로 내려갔으나, FA로 이적한 덴버에서는 주전 자리를 보장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주전 포인트가드는 단연 머레이의 자리다. 머레이는 요키치와 함께 덴버 공격을 이끄는 중심이다. 머레이의 건강과 활약은 덴버 성적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주전 포워드진은 굳건하다. 어느덧 3년째 호흡을 맞춘 포터 주니어와 고든이 될 것이다. 포터 주니어는 3점슛과 외곽슛에 능한 공격형 포워드로 요키치와 머레이가 답답할 때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선수다. 물론 기복이 심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포터 주니어는 직전 시즌에 공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대신 부족했던 수비력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까지 성장한다면, 공수에 능한 공수겸장 포워드로 거듭날 수 있다.

고든은 트레이드로 영입된 이후 요키치의 최적의 골밑 파트너가 됐다. 고든은 NBA 포워드 중 정상급 수비력을 지녔고, 엄청난 운동 능력을 활용해 요키치의 패스를 덩크로 연결하는 능력을 갖췄다. 요키치의 수비 부담도 해결하고, 공격에서도 훌륭하게 보좌하는 최적의 조각이다. 비록 외곽슛에 약점이 있으나, 요키치의 파트너로 이보다 좋은 선수가 없을 정도다.

주전 센터는 말할 필요가 없다. 직전 시즌에 자신의 커리어 세 번째 MVP를 수상한 요키치는 차기 시즌을 통해 네 번째 MVP 수상을 노리고 있다. 요키치는 현존 NBA 최고의 선수이자, 빅맨으로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요키치가 없는 덴버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차기 시즌에도 요키치의 손끝에 덴버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전 시즌에 비해, 차기 시즌의 덴버는 명백히 전력이 약화됐다. 과연 웨스트브룩이라는 도박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건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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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0-04 09: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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