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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지난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렸다.

계절은 어느덧 8월의 무더위로 진입했다. 45승54패3무(승률 4할5푼5리)를 기록중인롯데는 8위 한화 이글스에 승차없이 뒤진 9위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는 5경기 차이다.

롯데가 치른 경기가 가장 적고(102경기) 두산이 가장 많다(110경기). 종반으로 접어드는 정규시즌, 롯데로선 더이상 밀리지 말아야할 벼랑 끝이다.

7일 부산 NC 다이노스전. 윤동희는 1회말 역전 결승 3점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8월 들어 부진이 심했다. 전날까지 타율 1할(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롯데가 기적 같은 역전승을 연출한 6일 NC전에선 승부처에서 보내기번트를 실패하고 삼진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다행히 다음 타자 나승엽이 결승타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2번 테이블세터에 고정 배치되던 윤동희의 타순은 어느덧 7번까지 내려갔다. 포지션이 우익수든, 중견수든 팀의 수비를 감안하면 윤동희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긴 어렵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도 “윤동희가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타순을 내렸다“면서 “전날 번트 상황도 일부러 주자를 (손호영에서 장두성으로)바꿨다. 병살도 피하고 투수를 압박하는 효과도 노렸다(상대 투수의 견제 실책이 나왔으니)“라고 돌아봤다. 윤동희에게 안타보단 작전 수행을 기대했다는 뜻이다.

이날은 달랐다. 롯데는 1회초 NC 데이비슨에게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았지만, 1회말 고승민의 동점 투런에 이은 윤동희의 역전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10-5로 앞선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며 4득점 빅이닝을 이끌었다.

경기 후 윤동희는 자신의 최근 부진 원인에 대해 “지난 몇 경기를 돌아보면 존에 들어오는 공을 흘려보낸 것이 많았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이어 “타석 하나당 존에 들어오는 공이 몇개 안된다. 그 공을 놓쳐버리면 칠 수 있는 공이 없어진다“고 반성했다.

이날 타격 연습을 하기에 앞서 김주찬, 임훈 타격코치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다. 윤동희는 “타석에서 놓치고 있던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큰 도움이 됐다“면서 “조금 더 과감하게 존에 들어오는 공을 쳐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이 윤동희나 나승엽처럼 좋은 선구안을 지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존을 넓게 보고 쳐야할 때가 있다'는 말을 실천한 셈이다. 그 결과 홈런과 안타를 만들어내며 지난 부진을 떨쳐냈다.

롯데가 8월 대반격을 이뤄내려면 마운드의 안정화와 더불어 이미 타선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윤동희의 공수 맹활약이 필수적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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