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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른 차원의 레벨.'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의 득점력을 설명하는 완벽한 문구다.

홀란이 새역사를 썼다. 23일(한국시각)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홀란은 함 팀에서 가장 빠르게 100호골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홀란은 지난 2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선제골을 폭발시켰다. 올 시즌 5경기에서 기록한 10호골이었다. 이 골로 홀란은 EPL 역사상 최단기간 10호골 고지에 올랐다.

이 골은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100번째 득점이었다. 105경기만에 기록한 쾌거였다. 이로 인해 홀란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105경기만에 100골을 넣은 '레전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가장 빠르게 100호골을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홀란 밑에는 레전드들의 이름으로 가득하다.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루이스 수아레스는 120경기만에 100골을 기록했고, 파리생제르맹 시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124경기만에 100골을 넣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시절에도 131경기만에 100골을 넣어 득점기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아래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131경기), 에딘손 카바니(135경기),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136경기), 킬리앙 음바페(137경기), 크리스티안 비에리(138경기) 등이 자리했다.

홀란의 득점페이스는 경이로울 정도다. 2022년 여름 도르트문트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홀란은 곧바로 EPL을 평정했다. 그는 2022~2023시즌 EPL에서만 36골을 넣었다. 35경기에 나서 36골-8도움을 기록했다. 앨런 시어러와 앤디 콜의 EPL 한 시즌 최다 득점(42경기 체제)이었던 34골을 넘었다. 38경기 체제에서 EPL 한 시즌 최다 득점은 모하메드 살라의 32골이었다. 1992~1993시즌 출범한 EPL은 22개 팀이 참가해 팀당 42경기를 치르다가 1995~1996시즌부터 '20개 팀-38경기 체제'로 바뀌었다. 총 44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으면서 티에리 앙리와 함께 EPL 38경기 체제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공동 1위에 올랐다.





홀란은 지난 시즌 리그와 FA컵, 리그컵,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무려 52골을 폭발시켰다. 홀란은 1931년 이후 장장 92년만에 잉글랜드 최상위리그 소속으로 단일시즌 5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했다.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던 맨시티는 홀란드라는 초대형 공격수와 함께 그토록 원했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홀란드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만 무려 12골을 넣었다. 맨시티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포함, 리그, FA컵을 모두 들어올리며 창단 첫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이어진 2023~2024시즌에도 득점력은 여전했다. 물론 2022~2023시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무난히 득점왕을 차지했다. 홀란은 27골을 넣었다. 2위 콜 팔머(첼시·22골)을 다섯골차로 따돌렸다. 홀란은 통산 일곱번째로 백투백 득점왕을 차지했다. 시어러, 마이클 오언, 티에리 앙리, 로빈 판 페르시, 해리 케인, 살리만이 두 시즌 연속 골든부트를 수상한 바 있다.

홀란은 올 시즌 더욱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 5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넣었다. 첫 시즌보다 더 빠른 득점페이스다. 영국 매체 BBC는 '노르웨이의 유로2024 불발로 인해 '여름방학'을 잘 쉬고 돌아온 그는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고 굶주린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홀란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긴 휴가와 프리시즌을 잘 보내서 기분이 좋고 활력이 넘친다. 이곳에 온 후 몇 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이제 몸과 발이 조금 쉬었기 때문에 이제 더 많은 것을 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어 “축구선수들만이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긴 시즌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나는 상쾌함을 느끼고 있고,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파이널 서드(공격 지역)에서 홀란에게 공을 더 전달하면 된다. 그게 홀란이 팀에 원하는 것“이라며 “그는 막을 수 없는 선수다. 센터백이 총을 가지고 있어도 홀란은 못 막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홀란이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할 경우, '레전드' 시어러-앙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시어러는 1994~1995시즌부터 1996~1997시즌까지, 앙리는 2003~2004시즌부터 2005~2006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거머쥔 EPL 역사상 유이한 공격수다.

홀란은 맨시티 100호골 고지를 밟으며 맨시티 역대 최다득점 7위에 올랐다. 현역 선수 중엔 라힘 스털링(131골) 케빈 더 브라위너(103골)에 이은 3위다. 이르면 다음 시즌 현역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전체 1위인 세르히오 아게로(260골)와는 격차가 꽤 크지만, 맨시티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갈 경우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

이같은 놀라운 기록 속 홀란은 현재 다른 문제로 입방아에 올랐다. 홀란은 아스널전에서 분노조절장애를 지닌 사람처럼 갑자기 흥분해 폭력적인 언행을 저질러 충격을 안겼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3일 '홀란이 아스널 선수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진 뒤에 선수들 간에 충돌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홀란은 경기 내내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역전을 당하고 끌려가는 상황이 탐탁치 않은 듯 했다. 더구나 아스널은 10명으로 싸우고 있었는데도 쉽게 재역전하지 못했다.

결국 홀란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경기 막판 스톤스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뒤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고 말았다. 공을 줍더니 아스널 마갈량이스의 머리를 향해 던져버린 것이다. 경고를 받진 않았다. 곧이어 경기가 종료되자 이 행동에 분노한 가브리에우 제주스와 벤 화이트가 홀란에가 다가와 항의를 했다. 그러나 홀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내뱉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행동이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분쟁의 사이에 끼어 든 아스널 유망주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에게는 “넌 대체 뭐하는 놈이야?“라며 무시를 담은 폭언을 했다.

평소 성실하고, 참선을 즐기는 이미지를 풍겼던 홀란의 이해할 수 없는 행패였다. 팬들은 “이게 미디어에 의해 포장되지 않은 홀란의 원래 모습이다“라며 홀란의 원래 인성이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아스널 팬은 “이렇게 다른 사람을 무시하면 안된다. 왜 심판이 VAR로 이 장면을 확인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며 “홀란은 놀라운 공격수지만, 자신의 뜻대로 안 될 때 얼마나 나쁜 놈인지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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