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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통산 도루가 409개로 역대 5위이자 현역 1위인 LG 트윈스 박해민(33). 기록을 보나 커리어를 보나 이렇게 빠른 선수라면 그라운드 홈런을 몇 번 기록했을 법한데 지난 22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서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을 달성했다.

6-4로 쫓긴 3회말 2사후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의 2구째 가운데 조금 낮은 145㎞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앞으로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는데 바로 앞에서 타구가 떨어졌고 뒤로 굴러 펜스까지 갔다. 그리고 박해민은 빠르게 달려 2루를 돌아 3루까지 가더니 멈추지 않고 홈까지 뛰었다. 조수행이 펜스에서 공을 잡아 2루수에게 줬고 강승호가 빠르게 홈으로 뿌려 타이밍이 아슬아슬 했으나 포수 김기연이 태그를 할 때 박해민의 손이 더 빨랐다.

자신의 시즌 6번째 홈런이자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이 만들어졌다.

박해민은 이날 9번-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의 9대5 승리을 이끌었다.

박해민은 첫 그라운드 홈런에 대해 “2루를 돌면서 다시는 안올 기회라고 생각했고, 혹시 코치님이 세우더라도 들어가 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코치님을 봤는데 계속 돌리셨다“라고 했다. 처음으로 홈에서 홈까지 뛴 소감을 묻자 “살아서 좋긴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빨리 경기가 끝났으면 했다“라며 “전날 더블헤더를 다 뛰었고, 그라운드 홈런을 치니 너무 힘들어서 6이닝이 남았는데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라고 말해 취재진이 모두 웃었다.

올시즌 부진했다. 4월까지 타율 2할9푼으로 좋은 출발을 했으나 이후 좋지 않았다. 특히 7월에 2할1푼7리, 8월엔 2할1푼3리로 여름에 약했다. 그러나 9월들어 3할5푼6리(45타수 16안타)로 매우 좋아진 모습이다.

박해민은 “원래 다리를 좁히고 서있는 자세였는데 최근에 타격 스탠스를 조금 넓혔다. 하체 안정성이 좋아져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라면서 “안좋을 때 잘해보려고 발버둥을 쳤는데 지금은 조금 편하게 타석에서 임하고 조금 더 재미있게 즐겁게 하려고 하다 보니까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자신의 타격이 완성된 베테랑급 선수들에겐 폼을 바꾸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박해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박해민은 “감독님께서 폼을 바꾸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결국 잘쳐야 하고 잘해야 경기를 나갈 수 있으니 안바꾸고 머물러 있기 보다는 도전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고 변화를 줬던 게 9월에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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