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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삼촌'-'조카' 뻘인 26살 차 듀오가 패럴림픽 배드민턴 복식 결승 진출의 쾌거를 냈다. 최소 은메달은 확보했다.

'한국 배드민턴 복식의 희망'인 정재군(47·WH1·울산중구청)-유수영(21·WH2·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가 1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포르트 드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복식(WH1, 2등급) 4강전에서 일본의 마츠모토 타쿠니-나가시마 오사무 조를 세트스코어 2대0(21-12 21-12)로 가볍게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정재군-유수영 조는 이제 금메달에 도전한다. 상대는 2020 도쿄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WH1,2등급) 금메달을 합작한 중국의 마이지안펑-취즈모 조다.

하루에 같은 팀을 두 번 만나 모두 승리했다. 아무리 검증된 실력자들이 나서는 패럴림픽 무대라도 실력의 차이는 명확하다. 특히 일방적으로 나온 결과가 반나절 만에 뒤집어지긴 힘들다. 정재군-유수영 조와 마츠모토-나가시마 조의 관계가 딱 그랬다.

두 팀은 A조에 배정돼 조별예선에서 이미 한번 대결을 펼친 바 있다. 그것도 4강전이 열리기 불과 10시간 전이었다. 정재군-유수영 조가 34분 만에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조 1위를 확정지었다. 결국 하루에 두 번이나 대결하게 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됐다.

배드민턴 남자복식(WH1,2등급)은 4개 팀이 A, B 2개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 뒤 각조 상위 2개팀이 4강전을 치르게 된다. 그런데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준결승 대진이 일반적인 크로스 편성(상대조 1-2위 대결)이 아니라 추첨 방식으로 결정됐다. 조 1위 2개팀을 4강전 양쪽에 먼저 배치한 뒤 조 2위 2개팀을 추첨해서 상대로 붙이는 방식이다.

조별예선을 마친 뒤 추첨을 한 결과 A조에서 이미 경기를 치른 마츠모토-나가시마 조가 4강전 상대로 결정됐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이미 한번 완승을 거두며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다 파악한 데다 코트의 특성까지 완벽히 읽었다. 유수영은 “우리가 어떤 코트에서 먼저 공격을 시작하고, 코트를 바꿀 때는 어떤 전략을 쓸지까지 정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결국 36분 만에 세트스코어 2-0으로 경기를 끝내고 결승전에 올랐다. 경기 내내 일방적이었다. 1세트에서 정재군-유수영 조가 먼저 11점에 도달해 코트를 바꿨다. 일본은 5점에 그쳤다. 코트를 바꾼 뒤 준비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일본이 1점 딸 동안 정재군-유수영 조는 6점을 쏟아 부으며 17-6을 만들었다. 일본이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1세트는 21-12로 마쳤다.

2세트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초반부터 정재군의 강한 스매시와 유수영의 허를 찌르는 헤어핀이 작렬하며 점수차가 벌어졌다. 11-7로 코트를 바꾼 뒤 금세 18-11로 격차가 벌어졌다. 추격이 불가능했다. 1세트와 같은 21-12로 경기를 마쳤다.

정재군은 “원래 세계선수권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무조건 조별리그 통과 후 반대편 조의 팀과 4강 대진이 이뤄진다. 하지만 파리패럴림픽에서는 추첨으로 4강 대진을 정하게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수영은 “우리에게 행운이 따랐다. 한번 이긴 상대를 또 만나게 된 건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재군은 “중국-일본 전 승자와 결승에서 만나는데, 아무래도 중국이 워낙 강팀이라 만나게 될 것 같다. 전략을 잘 짜보겠다“고 말했다. 유수영은 “일본이 올라오면 무조건 좋지만, 행운이 따를 지는 모르겠다. 만약 은메달을 딴다고 해도 슬퍼할 일은 아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대한 즐기고 후회 없이 할 것만 다 하고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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