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투수들이 넘쳐나는 올해 FA 시장. 하지만 야수들이 깜짝 변수가 될 수 있다. 반환점을 돌아선 KBO리그 FA 시장 중간 점검 결과는 어떨까.

지난 겨울 FA 시장은 야수들이 대세였다. '최고 몸값'은 두산 베어스에 잔류한 양석환이 기록했다. 주전 1루수인 양석환은 4+2년 최대 7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내야수 안치홍도 총액 70억원을 넘겼다. 한화는 안치홍에게 4+2년 최대 72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미리 협의를 끝낸 상황이었던 LG 트윈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경우 6년 최대 124억원이라는 초특급 대우를 체결했고, 롯데에 잔류한 '캡틴' 전준우도 4년 4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투수 중에서는 김재윤이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불펜 자원 김재윤은 4년 최대 58억원에 계약했고, 우승 효과를 확실히 누린 LG는 선발 투수 임찬규와 4년 50억원, 불펜 함덕주와 4년 38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김선빈(3년 30억원 KIA 잔류), 오승환(2년 22억원 삼성 잔류), 홍건희(2+2년 24억5000만원 두산 잔류) 등이 최종 FA 계약을 체결했다. 총 19명이 FA를 선언했고, 미계약자 없이 전부 계약을 마쳤다.

올해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일단 투수들이 많다. KIA 타이거즈는 필승조 장현식과 선발, 불펜을 오가는 자원인 임기영이 첫 FA 취득을 앞두고 있다. LG 트윈스는 선발 자원 최원태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 불펜 요원 구승민이 해당되고, NC 다이노스 마무리 이용찬과 임정호, SSG 랜더스 베테랑 필승조 노경은과 지난해 세이브왕 출신 불펜 서진용이 FA를 앞두고 있다. 또 KT 위즈는 올 시즌 선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엄상백이 예비 FA다.

전체적으로 불펜 요원들이 많다. FA 시장에서 귀한 A급 선발 자원으로 주목 받았던 최원태는 현재 광배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한달 넘게 전력에서 빠져있는 변수가 발생했고, 각 팀의 마무리 투수 혹은 필승조 자원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는 삼성이 적극적으로 불펜 보강에 뛰어들면서, 김재윤을 비롯한 불펜 투수들의 몸값도 뛰었지만 올해는 구단들이 전체적으로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지켜만 보는 상황이다. 샐러리캡이 아슬아슬해서 움직이기 쉽지 않은 구단들도 다수인데다 과도한 몸값 경쟁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여기에 야수 예비 FA들도 알짜가 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SSG 최정과 두산 허경민이다. 최정은 올해로 6년 106억원 계약이 끝이 난다. '원클럽맨'으로 이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과연 30대 후반에도 기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최정이 어떤 조건에 사인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허경민의 경우 두산과 체결한 4+3년 계약 중, 올해로 4시즌이 끝이 난다. +3이 '선수 옵션'으로 설정된만큼 허경민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핵심이다. 허경민이 잔류를 선택하면 3년간 20억원을 받게 되고, 이를 포기하면 FA가 돼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

키움 히어로즈 최주환과 삼성 류지혁, 김헌곤, NC 김성욱, KT 오재일 등 야수 에비 FA들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 최주환의 잔류와 이적 가능성, 내야 멀티 플레이어 류지혁과 장타력을 갖춘 김성욱, 올해 확실히 살아난 모습을 보여준 김헌곤 등도 FA 선언 여부와 결과가 궁금해진다.

후반기 KBO리그 각 구단들의 명확한 '니즈' 파악. 그리고 예비 FA 선수들의 활약상에 따라 '최대어'는 달라질 수도 있는 분위기다. 쇼킹한 FA 이적이 발생할 수 있을지, 내부 단속은 어떻게 이뤄질지 구단들의 전략도 본격적인 수립에 나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