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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더블헤더를 치르게 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두산 이승엽 감독의 생각은 같았다. '1차전 올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일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9월은 추가 편성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날 경기는 예비일이 없다. 때문에 두 팀은 21일 더블헤더를 치르게 됐다.

궁금한 건 더블헤더 양팀 선발 순서였다. 이 선택에 따라 양팀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 감독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보통은 첫 번째 경기에 원래 예고됐던 투수를 넣는다. 1차전은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시간에 맞춰 준비해오던 선수들을 1차전에 넣고, 2차전에 전날 던지지 못한 선수를 투입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염 감독과 이 감독 모두 1차전 선발로 20일 등판 예정이었던 에르난데스와 곽빈을 예고했다. 그만큼 1차전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20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염 감독은 “1차전 에르난데스, 2차전 손주영“이라고 말하며 “나는 더블헤더는 무조건 1차전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1차전에 '몰빵'을 해야 한다. 그래서 에르난데스를 1차전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손주영도 올시즌 눈부신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포스트시즌 1선발로 활용하기 위해 데려온 외국인 선수쪽에 조금 더 믿음이 갈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의 철학도 철학이지만, LG는 1차전 승리가 간절하다. 3위 LG는 4위 두산 베어스에 2경기 앞선 채로 3연전에 들어간다. 다 이기면 좋겠지만, 일단 스윕만 당하지 않아도 우위를 지킬 수 있다. 3연전 첫 경기를 잡는 게 중요했는데, 그게 더블헤더가 돼버렸다. 더블헤더 1차전을 이기면, 2차전은 '내줘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치르다 보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찾아올 수도 있다.

이 감독도 마찬가지. 이 감독은 “3연전 다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단 1차전을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2차전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다. 1차전, 한 경기부터 이길 수 있게 준비하고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에이스 곽빈으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이유다. LG와 다른 이유로 두산은 1차전을 지면 3연승도 없다. 분위기상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선수들이 전의를 잃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경기가 하루 밀려 곽빈이 다음 경기까지 4일밖에 쉬지 못하는 게 걸리기는 하지만, 화요일-일요일 등판 경험도 있어 괜찮다“고 설명했다. 곽빈이 26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로 나서야 하기에, 1차전을 던지고 조금이라도 더 쉬는게 두산에는 유리할 수 있다.

이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몸상태 등을 체크해야 하고, 더블헤더 중 1경기만 던지는 게 최선이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2경기 다 던질 수도 있다. 우리 선수들은 그렇게 준비가 돼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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