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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태권도 김유진(24·울산광역시체육회)이 올림픽에서 최상위 랭커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정상에 서는 역대급 '업셋' 우승을 달성했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파란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김유진 자신은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김유진은 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라운드스코어 2대0(5-1 8-0)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유진은 “오늘 몸 푸는데 몸이 너무 좋아서 혼자 속으로 '일 내겠다' 생각했다“며 웃었다.

세계랭킹 24위 김유진은 올림픽 랭킹 자격을 갖추지 못해 선발전을 뚫어야 했다. 올해 3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에서 상위 2위에 들며 극적으로 파리행 막차에 탑승했다.

김유진의 랭킹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16명 중 12위였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대회 방식에 따라서 김유진이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선수는 만날 일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5위 이상의 최상위 랭커만 줄줄이 만났다.

하지만 김유진은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본인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16강에서 세계랭킹 5위인 튀르키예의 하티제 일권을 2대0(7-5 7-2)으로 눌러 기대를 모았다. 일권은 3년전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했다.

8강 상대 캐나다의 스카일라 박은 세계랭킹 4위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2023년 중국 그랑프리 우승자다. 일권을 압도하며 자신감을 얻은 김유진은 스카일라 마저 2대0(7-6 9-5)으로 물리쳤다.

하지만 준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뤄쭝스였다.

김유진은 1라운드서 매우 적극적인 공격 일변도 전술로 접근해 7-0으로 이기는 반전을 연출했다. 2라운드에서는 뤄쭝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고전하며 1-7로 고전했다. 3라운드에서 김유진은 주특기 내려차기로 뤄쭝스의 안면을 강타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1위까지 이긴 마당에 두려울 것은 없었다. 결승에서 만난 2위 키야니찬데는 오히려 뤄쭝수보다 수월하게 제압했다.

김유진은 “랭킹이 높다고 막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다. 솔직히 그런 건 아예 신경도 안 썼다“고 당차게 답했다. 김유진은 오직 자신의 태권도에 집중했다. 김유진은 “그냥 계속 나 자신만 무너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 자신만 바로 잡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예감이 좋았다. 김유진은 “내겐 반전이 아니다. 오늘 몸 푸는데 몸이 너무 좋아서 혼자 속으로 '일 내겠다' 생각했다. 오늘이 태권도 하면서 몸이 제일 좋은 날이었다“고 고백했다.

김유진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김유진은 “여태껏 해왔던 과정을 돌아보면 내가 이까짓거 못하겠어 이러면서 도전했다. 올림픽에 나서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고 즐기자는 마인드로 했다. 준비를 너무 힘들게 했기 때문에 나 자신한테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잘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정말 너무 행복하고 또 제 개인적인 명예나 또 종주국 자존심에 보탬이 되어서 스스로에게 너무 잘했다는 말해주고 싶고 오늘 정말 너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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