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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일각에서는 '월드컵 출전'이 뭐가 중요하냐고 선동한다. 나무는 보고 숲을 못보는 꼴이다. 잔디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축구의 어두운 현실이다. 월드컵조차 못 나간다면 한국 축구 산업은 적어도 10년은 더 후퇴할 것이다.

선을 넘은 '외풍'은 더 큰 '폭풍'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이미 제기했다. 하지만 이성을 상실한 '굉음'은 계속 요란한다. 애초부터 '팩트'는 안중에도 없다. '우물 안'에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다. 비판, 비난이 더 솔깃하다. '침묵의 나선'이 똬리를 틀 뿐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듯 나라 밖의 시각은 충분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스포츠는 정치가 아니기에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책임지지도 못할 '마녀사냥'은 여전하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KFA) 감사, 국회 현안질의 등과 관련해 경고 공문을 발송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KFA가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받을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KFA는 “FIFA의 공문을 지난 월요일(9월 30일) 접수해 현재 조심스럽게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FIFA 장 마리 케니 최고위원과 AFC 바히드 카르다니 사무총장 명의로 된 이 공문에는 “우리는 KFA의 새 감독 선임과 관련한 문체부 감사에 대한 언론 보도와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KFA 임직원들에 대한 질의에 주목하고 있다“며 “KFA는 자율적으로 사무를 관리하고 제3자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FIFA 정관 14조 1항 '회원단체의 의무' 중 (i), 19조 1항 '회원 협회의 독립성' AFC 정관 15조 4항에 해당하는 '각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제3자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제3자'란 정부, 의회, 정당 등 정치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을 통칭하는 것이다. 제3자의 과도한 개입, 특히 축구의 기술적 전문성이 작용하는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개입에 대해 이 조항을 들어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정관 제14조 2항과 3항으로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FIFA와 AFC는 “회원단체의 의무를 위반할 경우 제3자의 개입이 해당 축구협회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고 적시했다.

FIFA의 징계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이 스포츠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에서 나왔다. 2014년 나이지리아, 2015년 쿠웨이트, 2021년 파키스탄, 2022년 케냐, 짐바브웨, 2023년 스리랑카 등이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회원국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특히 국가대표팀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쿠웨이트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된 바 있다.

문체부는 2일 KFA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의 선임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한 데 대해선 이미 질타가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축구를 떠난 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외국인 사령탑으로 방향이 정해졌고, 클린스만 감독의 임명도 졸속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다르다. 문체부도 홍 감독을 1순위로 올려놓았던 1~10차 전력강화위원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또 '홍 감독으로 기계적으로 과정을 맞추거나 불법을 조장한 과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불법을 조장하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잡음이 생겼다. 면접 방식도 도마에 올렸지만 검증이든, 모시든, 이는 KFA의 고유권한이다.

KFA는 문체부의 발표에 협회장의 직무 범위와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장이 협회의 업무를 총괄하며 긴급을 요하는 사항은 회장이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제26조와 제47조를 근거로 들었다. 다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미비한 점이 있다면 보완을 약속하며 극한 충돌은 피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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