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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낭랑 18세' 엔드릭(레알마드리드)이 어린 나이에 '챔스'에서 데뷔골을 넣은 것에서 놀라고, 득점하는 과정을 보며 한 번 더 놀란다.

엔드릭은 18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1-1 팽팽하던 후반 35분 주드 벨링엄과 교체투입돼 추가시간 포함 17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임팩트는 확실했다. 엔드릭 투입 직후 센터백 안토니오 뤼디거의 결승골로 팀이 2-1로 달아난 후반 추가시간 5분, 엔드릭의 쐐기골이 터졌다. 엔드릭은 수비 진영에서 공을 잡아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진입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에 다다랐을 때 왼쪽엔 킬리안 음바페, 오른쪽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레알이 자랑하는 최고의 공격수 두 명이 패스를 기다렸다. 엔드릭의 선택은 놀랍게도 과감한 '직접 슈팅'이었다. 낮은 무게중심과 파워풀한 왼발 슈팅 능력을 장착한 엔드릭이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리고 찬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자기 실력에 대한 확신과 '음바페와 비니시우스에게 패스를 하지 않을'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엔드릭은 “처음엔 비니(비니시우스)에게 패스를 하려고 했지만, 직접 슛을 때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팀 동료 호드리구는 “엔드릭은 누구도 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을 해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하는 건 언제나 특별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도 '슛을 쏠 용기'를 높이 샀다. 이날 수차례 선방으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만약 득점을 놓쳤다면, 그를 가만히 안 뒀을 것“이라고 조크했다.

엔드릭은 단 10번의 터치와 1번의 슛으로 90분 풀타임을 뛴 동료 못지않은 임팩트를 남겼다. 엔드릭 슈팅 기대득점(xG)은 0.05골에 불과했다. 음바페가 전반 추가시간 1분 기대득점 0.87에서 선제골을 넣은 것과 비교해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차이를 만들었다. 에드릭은 득점 후 광고판을 넘어 레알 홈 관중석에 올라가 홈팬들과 어우러져 챔스 데뷔골을 즐겼다.

지난 8월25일 레알바야돌리드와 스페인프리메라리가 2라운드에서 레알 공식 데뷔골을 넣었을 때와 흡사했다. 당시 엔드릭은 후반 41분 음바페와 교체투입해 추가시간 6분 3대0 대승을 만드는 쐐기골을 넣었다. 올해 레알에 합류한 브라질 국가대표 엔드릭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총 20분(5경기)을 뛰면서 2골을 낚는 놀라운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다.

엔드릭은 18세58일의 나이로 라울 곤살레스(18세113일)가 1995년 페렌츠바로시전에서 작성한 레알 역대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득점 기록을 29년만에 갈아치우며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엔드릭은 경기 하루 전인 17일 연상의 여자친구 가브리엘 미란다와 결혼을 발표했다. 이날 득점은 엔드릭의 '유부남 입성 1호' 골인 셈이 됐다.

이른 나이에 잠재력을 폭발한 엔드릭은 더 많은 출전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겠지만, 음바페,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호드리고 등이 버티고 있어 주전 자리를 꿰차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경기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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