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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극적인 1대0의 승리. 9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구자욱의 눈이 촉촉했다.

목소리엔 기쁨, 감격, 안도, 감사함, 뿌듯함 등 여러 감정들이 동시에 뿜어져 나왔다. 그만큼 플레이오프 4차전을 긴장속에서 본 선수도 없을 듯 싶다.

9,10월에 기자단 투표 30표 중 29표의 압도적 몰표를 받으며 월간 MVP에 올랐던 구자욱은 PO 1차전서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2차전서도 1회말 안타를 치고 2루 도루까지 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이었다. 그러나 2루에 슬라이딩을 할 때 무릎을 다쳤고, 결국 디아즈의 2루타 때 절뚝이며 홈을 밟은 뒤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인대 미세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음날인 16일 일본으로 떠나 치료를 받고 18일 훨씬 좋아진 상태로 귀국한 구자욱은 19일 4차전에 대타 대기를 했다.

부상이 악화될 수 있어 뛸 수는 없지만 칠 수는 있기 때문에 꼭 1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타 정도는 가능한 것. 부상으로 인해 뛸 수 없어 지켜봐야 하는 선수의 심정은 오죽할까. 게다가 타선이 상대 투수에 막히고 있는 상황. 그러나 강민호의 솔로포 한방이 터지며 삼성에게 한국시리즈 티켓이 주어졌다. 강민호의 홈런 때 구자욱의 눈에서 눈물이 맺힌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구자욱은 경기 후 “경기를 못나가 엄청 긴장되고 떨렸다. 너무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민호형이 계속 안맞고 있었는데 오늘은 칠 것 같아서 믿고 있었다“며 강민호에게 고마움을 표현.

혹시 모를 대타를 준비는 했었다. “계속 방망이를 잡고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준비는 했었다“는 구자욱은 “먼저 점수를 내줘서 나갈 상황이 없어 열심히 응원을 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첫 1군에 올라왔던 2015년에 한국시리즈에 오른 이후 9년만에 다시 밟는 한국시리즈다. 당시 막내로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박한이 진갑용 등 쟁쟁한 선배들 밑에서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구자욱은 이제 선배로서 젊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서 두번째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하지만 무릎이 말썽이다.

구자욱은 “그땐 긴장도 많이 됐었고 선배들을 따라가려고만 했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과 함께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많다“면서 “무릎이 괜찮아져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무릎이 괜찮았으면 좋겠다. 밤마다 얼음찜질도 하고 괜찮아지도록 최대한 치료에 전념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승에 대한 열망도 분명히 있다. 구자욱은 “2위로 올라온 만큼 패기있는 모습, 더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며 “KIA는 지금 경기력이 떨어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4경기, 딱 적당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있는 스윙, 자신있는 투구를 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동료들을 믿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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