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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 변방 아제르바이잔 클럽 카라바흐는 '캡틴쏜' 손흥민(32·토트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손흥민의 화려한 커리어에서도 카라바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구단이다.

때는 2015년 9월18일, 레버쿠젠에서 갓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카라바흐와의 2015~2016시즌 유럽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0-1로 끌려가던 전반 28분 이날 경기의 동점골이자 자신의 토트넘 데뷔골을 폭발했다. 2분 뒤엔 역전골까지 꽂았다. 토트넘은 에릭 라멜라의 쐐기골을 묶어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현지 매체는 “손흥민이 빛났다“는 의미에서 '손 샤인'(Son Shine)과 같은 표현으로 활약상을 조명했다.

'전설의 서막'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당시 토트넘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손흥민은 사흘 뒤 크리스탈팰리스전에서 내친김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홈팬에게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각인했다. 토트넘이 2200만유로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들인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해보였다.

손흥민은 첫 시즌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입지를 넓혀나가기 시작한 2016~2017시즌부터 골 폭풍을 일으켰다. 장장 9년간 토트넘에서 뛰며 지금까지 컵대회 포함 164골을 기록하는 '전설'을 써내려갔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 역대 득점 5위, 토트넘 역대 도움 2위(64개·EPL 기준)에 올랐다. 지난 2023~2024시즌부턴 주장 완장을 찼다.

토트넘에 갓 입단한 23세 젊은 청년이 9년 뒤 EPL을 대표하는 베테랑이 되어 다시 카라바흐 골문 앞에 선다. 손흥민은 9년 전 카라바흐전에서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 에릭 라멜라, 대니 로즈, 위고 요리스, 톰 캐롤, 케빈 비머, 키어런 트리피어,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등과 나란히 선발로 출전했다. 해리 케인은 벤 데이비스 등과 벤치에 대기했다. 카라바흐전에서 선발로 뛴 선수 중 현재 토트넘에 남은 건 손흥민이 유일하다.

놀랍게도 당시 손흥민에게 데뷔골을 내줄 때 카라바흐를 이끈 구르반 구르바노프 감독도 여전히 팀을 이끌고 있다. 구르바노프 감독은 1차전에서 멀티골을 넣고, 두 번째 홈 맞대결에서 해리 케인의 선제결승골을 도운 '한국인 공격수'의 존재를 아마도 잊지 못할 터다. 당시 토트넘 원정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미드필더 리차드 알메이다도 여전히 카라바흐에 몸담고 있다.

지난시즌 5위 성적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실패한 토트넘은 27일 새벽 4시 홈구장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카라바흐와 격돌한다. 토트넘은 카라바흐전을 시작으로 페렌츠바로시(원정), 알크마르(홈), 갈라타사라이(원정), AS로마(홈), 레인저스(원정), 호펜하임(원정), 엘프스보르(홈)와 차례로 격돌한다.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8경기를 뛴 손흥민은 약 2년만에 유럽클럽대항전 무대에 오른다. 토트넘은 지난시즌엔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2골2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브렌트포드와 리그 5라운드에서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의 골을 도우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비록 30일 맨유와 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카라바흐전이 유로파리그 첫 경기인데다 홈 경기인만큼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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