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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은 선수 이강인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이강인을 중용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PSG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렌의 스타드 오귀스트 들론에서 스타드 렌과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PSG는 렌을 상대로 승리하면 개막 후 5연승과 함께 리그 1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강인이 선발로 나올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강인은 리그 첫 2경기에서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강인이 날아다니고 있었지만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엔리케 감독의 주전 구상은 9월 A매치로 인해서 변수가 발생했다. 주축 선수인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비롯해 비티냐, 데지레 두에가 부상을 입고 말았다. 모두가 이강인의 경쟁자들이었다.

비티냐와 자이르-에메리가 뛸 수 없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곧바로 선발로 내보냈다. 이강인은 지난 브레스트전에서 시즌 2번째 선발로 출전해 매우 뛰어난 활약으로 팀의 역전승에 일조했다. 공격 포인트만 없었을 뿐, 적장과 현지 매체의 찬사가 나올 정도로 활약이 좋았다.

그러나 지로나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라운드에서 비티냐와 자이르-에메리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자 이강인은 다시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했다. 이강인이 좋은 활약을 보여줘도, 엔리케 감독의 구상에는 이미 주전조와 비주전조가 나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비티냐와 교체돼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이강인은 기회 창출 3회, 패스 성공률 100%, 크로스 2회 성공(3회 시도), 파울 유도 2회 등 뛰어난 활약으로 PSG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증명해냈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의 구상안은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20일 프랑스 RMC 스포츠는 렌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엔리케 감독이 밝힌 선수 기용 계획을 주목했다.

일단 RMC 스포츠도 이강인이 왜 PSG에서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위 매체는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었던 이강인은 지난 브레스트전에서 에릭 로이 브레스트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지로나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UCL 경기에서 이강인은 마지막 30분 정도만 출전할 수 있었다'고 이강인의 상황을 설명했다.

엔리케 감독도 이러한 결정이 이강인에게 굉장히 가혹한 처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정했지만 그는 지금의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RMC 스포츠는 '엔리케 감독은 교체 선수한테는 잔인할 수 있는 지금의 선택을 좋은 신호라고 판단하고 있다. 11명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며 엔리케 감독의 발언을 분석했다.

엔리케 감독은 대놓고 “내가 할 일은 불공평하다. 지로나전에서 16명의 선수가 선발로 출전할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11명만 선발로 나설 수 있다. 나는 시즌 내내 불공평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며 앞으로도 누군가가 선발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선택이 주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선수 중 많은 이들에게 매우 불공평한 처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즉 모두가 준비가 된 상태고, 모두가 높은 수준에 올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내가 선수들과 계약하면서 요구했던 유일한 내용이다. 그 방식이 더럽든, 아름답든 그게 PSG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며 지금의 경쟁 구도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엔리케 감독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PSG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어느 누가 주전으로 나오고, 벤치에서 출발해도 이상하지 않다. 킬리안 음바페가 팀을 떠나면서 더 이상 절대적인 에이스마저 사라졌다.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자신의 발언과 달리, 이미 주전과 비주전을 정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번 시즌 초반 PSG에서 제일 경기력이 일정하고, 뛰어난 이강인을 두고, 계속해서 자이르-에메리 선택을 고집하고 있다. 자이르-에메리는 시즌 초반에 활약상이 좋지 못하다. 우스망 뎀벨레 역시 기복이 심하다. 경쟁을 위한 선택을 했어야 했다면 이강인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갔어야 정상이다.

엔리케 감독은 “저는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해내고 싶지만 4~5명의 선수에게 불공평했다. 사실이지만 그게 인생이다“며 자신의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변호했다. 당분간은 이강인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도 주전으로 도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강인은 내가 도착하기 전에 PSG와 계약을 맺었다. 나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이강인을 잘 알았다. 뭔가 다른 특별한 선수이다. 그는 중원과 공격에서 뛸 수 있다. 우리 경기 방식에서 잘 플레이하며 공이 있든, 없든 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서 매우 다재다능하고 신체적으로 강하며 기술적으로 훌륭합니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어서 기쁘다“며 연이어 칭찬을 남겼다.

엔리케 감독은 현재 이강인은 팀의 12~13번째 선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이강인이 투입되는 시점을 보면 대부분 제일 먼저 투입된다. 앞으로 이강인이 선발 11명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더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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