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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을 대표하는 약체팀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최근으로 한정하면 서울 삼성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2016~17시즌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것을 마지막으로 7위, 10위, 7위, 7위, 10위, 10위, 10위를 기록했다. 7시즌 동안 잘하면 7위 아니면 꼴찌에 그치고 말았다.


오죽하면 커리가 KBL 약체팀에서 뛰었을 경우를 상상했을 때 언급이 되는 팀이 삼성이겠는가. 삼성 팬들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삼성은 KBL은 물론이거니와 한국농구 역사를 대표하는 명가이다. 농구대잔치 시절 현대, 기아와 더불어 전통의 명가로 위용을 떨쳤으며 프로농구가 시작된 이후에도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바있다.


하지만 최근 농구를 본 팬들에게는 약체 이미지만 짙을 뿐이다. 좋은 성적을 거둔지가 오래되었고 계속해서 하위권을 멤도는 가운데 강호로서의 느낌은 옅어진지 오래다. 예전같은 통큰 투자를 보기 힘들어진 것을 비롯 약체팀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신인드래프트 효과마저 따라주지않고 있다.

부진한 성적속 드래프트를 통한 변화도 아직은…

2017드래프트에서는 이전 김태술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KCC에 넘겨주고 말았다. 해당 픽은 3순위로 이어졌는데 만약 삼성이 그대로 가지고있었다면 유현준, 안영준, 김국찬, 김낙현 중 한명 선택이 가능했다. 2018드래프트에서는 7순위로 밀렸으며 2019년에는 3순위 지명권을 얻었지만 1, 2순위가 박정현, 김경원이었을 정도로 전체적 선수풀이 좋지않았다.


당시 삼성은 김진영을 지명했는데 제대로 성장도 하기 전에 사건 사고에 휘말리며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어찌보면 삼성 입장에서는 2020년, 2021년 드래프트가 기회였다. 2년 연속으로 1순위 지명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주성, 김승현, 오세근, 양동근, 김선형 등 단 한번의 상위 지명을 통해 팀의 운명이 바뀐 케이스가 여럿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고의 찬스였음이 분명했다. 삼성 역시 1순위로 지명했던 이규섭이 2번의 우승에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아쉽게도 당시 1순위로 뽑았던 차민석, 이원석은 삼성의 도약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못하고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2020년같은 경우 애매하기는 하다. 전체적인 선수풀도 평범했으며 무엇보다 압도적인 대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세대 가드 박지원, 고려대 가드 이우석 등이 주목을 끌고있던 가운데 대학 최고 슈터 이근휘의 지명순서 정도가 관심사였다.


당시 삼성은 오랜만의 1순위 지명권을 차민석에게 사용했다. 말 그대로 투자였다. 확실한 1순위감이 보이지않고있던 가운데 장신 고졸포워드 차민석의 성장 가능성에 점수를 준 것이다. 송교창을 지명해 대박을 터트린 KCC처럼 키워서 쓰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아쉽게도 차민석은 여전히 주축 전력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차라리 박지원, 이우석이었다면 즉시 전력으로 쏠쏠했겠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이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2라운드 출신 오재현이 국가대표로 성장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제대로 견적을 내기 쉽지않았던 당시로서는 충분히 그럴만했다는게 많은 이들의 여전한 의견이다.


진짜 아쉬웠던 것은 다음해다. 2021년은 앞으로도 황금드래프트로 두고두고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인 선수풀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상위픽 후보들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다. 이정현, 하윤기는 대학시절부터 포지션별 최고 선수들로 불렸고 각각 다른 해에 나왔다면 유력한 1순위 후보들이다.


그런 둘이 동시에 드래프트에 나왔다는 점에서 임팩트가 컸다. 과거 김종규, 김민구의 사례에 비교될만 했다. 그런 드래프트에서 삼성은 1순위를 잡았다. 팀의 운명을 바꿀 절호의 기회였다. 놀랍게도 삼성은 이정현, 하윤기를 제쳐놓고 이원석을 지명했다. 물론 이원석도 손꼽히던 유망주임은 맞다.


좋은 신체조건에 운동능력도 좋아 성장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기대치처럼 제2의 김주성으로 성장했다면 이정현, 하윤기 부럽지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 상태다. 직전 드래프트도 아쉽다. 빅3로 불렸던 문정현, 박무빈, 유기상은 이원석, 하윤기, 이정현때와 달랐다. 누구를 뽑았어도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없을 선수들이다. 3인의 순서가 아무렇게나 바뀌었어도 별반 문제가 없어보일 정도다. 아쉽게도 삼성은 4순위를 잡았고 일반인 신분 조준희를 지명하는데 그쳤다.
 


젊은 사령탑 김효범과 함께 성장할까?

선수층이 점점 중요해지고있는 현대 농구에서 약팀이 갑자기 강팀으로 거듭나기는 쉽지않다. 꾸준하게 전력이 쌓이고 승리에 익숙해지면서 팀체질이 바뀌게 된다. SK가 대표적이다. SK는 한때 뭘해도 안되는 팀으로 불렸다. 끊임없이 빅네임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않았지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모래알 조직력이다는 혹평까지 따랐다.


하지만 김선형을 드래프트로 뽑은 이후 그를 중심으로 팀이 변화했고 이제는 어지간한 위기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않는 탄탄한 팀으로 바뀌었다. 덩치만 큰 오합지졸이다는 말은 더 이상 SK에게 어울리지않게 됐다. 삼성도 그럴 수 있다. 지금이야 약체팀의 대명사처럼 되어있지만 계속해서 전력이 강해지고 성적도 뒤따르게 된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전의 이미지는 흩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현재 사령탑이 김효범 감독이다는 점은 삼성 입장에서 호재다. 지나친 자율농구도 엄격한 방식도 통하지 않았던 최근인지라 그 중간 쯤의 스타일에서 선수들과 밀접하게 소통할줄 아는 김효범식 스타일은 삼성에 포기를 모르는 끈끈함과 꾸준한 성장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감독은 선수들 각 개인이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팀 플레이를 위한 미션도 함께주며 공존의 해법을 찾아가는게 1차 목표다. 공격 생산력은 빼어나지만 수비 활동량에서 지적받고있는 A선수에게는 수비에서의 적극성을, 개인플레이로 우려를 사고있는 B선수에게는 좀 더 팀플레이에 충실할 것을 약속받았다.


그 외, 모든 선수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며 원하는 플레이와 팀플레이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고있는 중이다. 지나치게 자기 색깔을 버리고 팀플레이에 맞추기만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팀플레이없이 승리도 없다는 것이 김김독의 지론이다. 그 절충점을 잘 조율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면 삼성의 힘도 훨씬 커질 것이 분명하다.


김감독은 “프로까지 진출한 선수들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재능은 모두 갖추고 있다. 그걸 어떻게 살리고 조합하느냐가 감독의 역할이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빅맨 성향의 한선수는 외곽수비에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무시할게 아니라 여러차례 실험해보고 진짜로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활용해볼만하다. 선수 본인 역시 역할이 늘어나면 자신감도 함께 상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비시즌간 일본 B.리그에서 복귀한 이대성을 영입하는 등 전력강화를 위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지훈련 도중 이대성이 무릎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하고 만다. 부상 정도나 복귀시기 등은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다음 시즌 플랜에 영향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김감독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뛰는 농구다. 공수에서 최대한 적극성을 발휘해 에너지레벨에서 상대팀을 압도하는 그림을 원한다. 2옵션 외국인선수로 마커스 데릭슨(28‧201cm), 아시아쿼터로 저스틴 구탕(27‧188cm)을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젊은 사령탑 김효범과 함께 성장중인 삼성이 약체 이미지를 벗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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