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8 10:10:0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압도적 1위'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성공한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질주가 그랬다. 개막 첫 주를 지나 4월부터 1위에 올라선 뒤, 6월 한때 사흘 간 LG 트윈스에 1위 자리를 넘겨줬던 것 외엔 줄곧 선두를 지켰다. 시즌 내내 추격 당했음에도 '2위 킬러'라는 말이 돌 정도로 승부처마다 집중력을 발휘해 결국 1위 자리를 지켜냈다.
KIA가 지난 2월 '사령탑 없는 스프링캠프'를 할 때만 해도 모두가 상상하기 어려웠던 성공이다. 하지만 모든 성공엔 과정이 있다. KIA가 운명의 갈림길마다 내린 결정적 선택을 돌아보면 지금의 성공은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이유 있는 내부 승격, 결과로 증명한 이범호
KIA는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새 감독을 찾아야 했다. 사상 초유의 상황에 맞닥뜨린 KIA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주변의 예상이었다. 스프링캠프 중이라고 해도 코치진, 선수단이 모두 꾸려진 상황에서 새 감독이 홀로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는 무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KIA였기에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감독의 임무도 우승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외부 지도자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부 승격 쪽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그러나 확신을 줄 만한 감독감을 내부에서 찾기 쉽지 않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KIA는 캠프 출발 1주일 전 개최했던 1군-퓨처스 통합 전략세미나 때로 테이프를 돌렸다. 모든 코치진이 참여해 파트별로 지난 시즌 리뷰 및 올 시즌 보완점,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게 '막내 코치'였던 이범호 감독이었다. 지도 경험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논리를 펼쳐 공감을 이끌어냈다. KIA 심재학 단장은 이런 자세와 현역 시절 KIA에서 보여준 리더십을 고려해 이범호 감독 체제로 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5년차 막내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키며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경험 부족 지적 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감독은 호주 캠프지에서 감독 승격 통보를 받고 곧바로 팀을 이끌었다. 경험 부족에 대한 예상과 달리, KIA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비로소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찾아갔다.
▶프로세스와 뚝심 갖춘 지원군, 후반기 선두 밑바탕
올 시즌 첫 고비는 LG에 선두 자리를 내준 시점이었다.
당시 KIA는 이의리에 이어 윌 크로우가 부상 이탈하면서 선발진 균열이 커진 상태였다. 대체 선발 체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불펜을 풀가동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결국 부담으로 돌아왔다. 이 와중에 4월 한 달간 뜨거웠던 방망이가 식은 것도 어려움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 정재훈 투수 코치와 이동걸 불펜 코치가 백방으로 노력하며 마운드를 끌어갔고, 곧 선두 자리도 되찾았다. 하지만 2위팀이 2경기 이내로 추격하는 나날이 계속되면서 피로감이 가중됐다. 취임 두 달을 넘긴 이 감독 역시 작전이나 운영 면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등 불안한 모습이 이어졌다. 반등을 위한 무언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KIA는 6월 29일 수석 코치 변동을 단행했다. 퓨처스팀을 이끌던 손승락 감독이 1군 수석코치를 맡고, 진갑용 수석 코치가 퓨처스로 이동했다. 함평 투수 아카데미를 이끌면서 마운드 전반 청사진을 그려왔고, 지도 철학도 단단한 것으로 알려진 손 코치가 1군 마운드 안정 뿐만 아니라 이 감독이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퓨처스 외엔 KIA와 큰 인연이 없던 손 코치의 1군 부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지만, KIA는 그의 능력에 주목했다.
손 코치 부임 이후 KIA는 투-타 뿐만 아니라 벤치 운영 면에서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었던 대구 삼성전을 모두 잡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가는 토대도 마련했다.
▶2년의 실패 뒤 얻은 교훈, 재빠른 의사 결정 '위기 타파'
후반기 최대 고민은 '외국인 투수'였다.
윌 크로우의 부상 대체 선수로 데려온 캠 알드레드를 향한 시선이 물음표였다. 좌타자에겐 극강의 모습을 보였지만, 우타자 상대 효율이 좋지 않았다. 9경기에 등판해 3승,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3번에 불과한 것도 아쉬웠다.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한 등록 마감 시한인 8월 15일 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알드레드보다 나은 활약을 펼칠 만한 투수를 찾는 일이 쉬운 건 아니었다. KIA는 좌완 에릭 라우어와 계약하면서 크로우, 알드레드와의 결별을 택했다.
라우어의 KIA행 소식은 적잖은 파장을 몰고왔다. 불과 2년 전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투수를 시즌 중반에 데려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 KIA가 지난달 타구에 턱을 맞아 수술대에 오른 제임스 네일의 대체 선수로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10승을 올린 에릭 스타우트까지 부상 대체 선수로 재빠르게 영입한 것도 놀라움을 자아냈다.
KIA는 2021년 애런 브룩스 이후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22~2023시즌엔 두 번이나 시즌 중 대체 투수를 영입해야 했을 정도. 하지만 지난해 대체 투수 영입 이후 해외 네트워킹을 크게 강화했고,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부상 변수 때 그 성과가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런 기반을 토대로 빠른 결정을 내린 KIA의 속도전이 돋보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답한 '최고 MF'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레알 마드리드? 다른 팀 생각안해.“'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로드리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로드리는 설명이 필요없는 맨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다.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맨시티..
[24-09-18 14:08:00]
-
[뉴스] '박정태도 못했는데' 롯데 2루수 역사상 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직구장 2루에는 '사이클링히트'의 샘물이 흐르는 걸까.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리그 역사상 사이클링히트(한 경기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는 총..
[24-09-18 14:00:00]
-
[뉴스] 오버페이 논란→슈퍼 에이스 등극... 감독상..
브런슨이 뉴욕에서의 3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티보도 감독이 그를 극찬했다.뉴욕 닉스의 탐 티보도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간) 'NBA.com'과의 인터뷰에서 제일런 브런슨에 대해 이야기했다.제일런..
[24-09-18 13:59:02]
-
[뉴스] '불만있으면 넘어와' 뮌헨에서 왕따된 고레츠..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거기서 고생말고, 같이 일 좀 하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로운 영입 타깃을 발견한 듯 하다. 이적시장이 마감돼 내년 1월에나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24-09-18 13:58:00]
-
[뉴스] '18개차→6개차' LG 첫 타점왕이냐 vs..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구단 첫 타점왕에 오를 수 있을까.떼 논 당상으로 보였던 오스틴의 타점왕이 지금은 알 수 없게 됐다. 9월 들어 오스틴의 타점 생산이 뚝 떡어진 상황에서 2위인 NC..
[24-09-18 13:40:00]
-
[뉴스] '英 1군 데뷔전' 2004년생 대형센터백 ..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004년생 대형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퍼드)가 드디어 영국 무대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구단은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을 통해 김지수의 데뷔 소식을 전했다. 그의 이름 옆에 ..
[24-09-18 13:37:00]
-
[뉴스] 여자 골프 솔하임컵에도 못 미친 LIV 골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욘 람(스페인)이 우승 상금에 상금랭킹 1위 보너스까지 2천237만 5천 달러(약 298억원)를 한꺼번에 손에 넣어 화제가 됐던 LIV 골프 개인전 시즌 최종전이 정작 TV 중계 시청..
[24-09-18 13:18:00]
-
[뉴스] 선동렬 류중일 김태형, 그리고 이범호...부..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동렬 류중일 김태형, 그리고 이범호.KBO리그 첫 '80년대생 감독'이 역사를 썼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부임 첫 해인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르면서 대선배들이 쓴 '부..
[24-09-18 13:00:00]
-
[뉴스] '이런 장난꾸러기 형을 봤나' CBS 스튜디..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런 장난은 언제나 대환영'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에서 현재는 성공한 프로축구 CEO로 변신한 데이비드 베컴(49)이 CBS스포츠 스튜디오를 뒤집어놨다. 현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제이미 캐..
[24-09-18 12:47:00]
-
[뉴스] 언제까지 드래프트만 쳐다볼래? '팀 2루타·..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가을야구는 매년 열리지만, 모든 팀이 그 과실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번번이 그 문턱에서 떨어지는 팀도 있다.그럴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차라리 내년 드래프트를 노리고..
[24-09-18 12:31: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