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09 22:57:00]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밀린 연금 9000만원? 해당부처가 알아서 하겠죠. 저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삶을 살겠습니다. “
1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아쉽게 4위에 오른 전 역도 국가대표 전상균(43)이 동메달을 되찾은 후 밀린 연금 이야기에 메달리스트의 미소로 의연하게 답했다.
전상균은 9일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메달 재배정 행사에서 잃어버린 동메달을 되찾았다.
전상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 남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합계 426kg을 들어올렸지만 '러시아 신성' 루슬란 알베고프에 밀려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당시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상균이는 역도 비밀병기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꼭 메달을 따줄 것“이라고 귀띔했었다. 관중석에서 “균!“ 함성을 외치며 기를 모았다. 인상 200㎏을 실패하고 4위에 머문 전상균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12년 후 '열심'은 보상받았다. 올림픽 현장에서는 도핑이 적발되지 않았지만 2017년 정교해진 검사 시스템에 따라 알베고프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발각됐다. 국제역도연맹(IWF)이 알베고프의 런던올림픽 3위 기록을 박탈하면서 '4위' 전상균에게 동메달이 돌아왔다. 메달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결과이자 정의의 승리였다.
트로카데로 에펠탑 아래 열린 12년 만의 메달 수여식은 축제이자 스포츠맨십과 올림픽 정신 그 자체였다. 전세계 10명의 메달리스트가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축복 속에 오래 전 그 메달을 걸고 환호했다. 전상균 역시 두 팔을 흔들며 팬들의 갈채에 화답했다. 1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며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전상균의 모습이 장내 스크린에 클로즈업됐다.
12년 전 투혼의 역사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 됐다. 선수로 감독으로 일했던 조폐공사 역도팀이 해체되면서 직장인의 길을 걷게 됐다. 전상균은 역도계를 떠났지만 딸 전희수(17)가'부전여전' 아버지의 길을 잇고 있다. 여자고등부 76㎏급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걸출한 기량으로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다.
동메달을 목에 건 전상균은 12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박종길 촌장님하고 약속했던 부분도 있었고 저도 당연히 메달을 딸 거라고 생각했는데 복병인 러시아 선수가 나타나서 메달을 따지 못했었다“면서 “스포츠인으로서 정정당당하게 패배를 인정했는데 12년 만에 그 패배를 인정한 부분이 다시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당시 현장에서 누려야 될 기분과 감정인데 이곳에서 세리머니를 하다 보니까 그때보다는 덜하겠지만 그래도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 참 기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역도는 '약물' 청정 국가지만 약을 투여하는 걸 당연시 생각하는 나라가 몇 군데 있었다. 그건 스포츠인으로서 운동선수로서 절대 해서는 안될 행동이다. 절대 있어선 안되는 일이고 반드시 근절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누구보다 역도를 사랑했던, 2년 전 꿈나무들을 키우던 중 세상을 떠난 '스승' 고 이형근 감독을 떠올렸다. “감독님이 메달을 다시 딴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 기뻐하고 축하해주셨고 제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분이다. 이 메달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영정에 메달을 들고 당장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감독님은 언제나 내 가슴에 계신 분“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동메달 소식이 전해진 후 12년 소급분에 대해서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다. '그걸 줘야지 왜 안 주냐' 그러는데 그건 저한테 말할 게 아니고 해당 부처가 할 일이라 나도 모른다고 했다“며 답했다. “그냥 주는 대로 받겠다. 그 연금은 내 소관이 아니기고 아내가 노후자금으로 열심히 저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 돈이 아니다“라며 함께 온 아내를 바라봤다. 146개월치의 동메달 연금을 계산하면 대략 9000만원, 1억원 가까이 된다는 말에 전상균은 “작은 돈이 아니지만 뭐 안 된다고 하시는데 굳이 제가 거기다 대고 달라고 떼를 쓸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진짜 큰 돈이지만 그 돈 없이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삶을 살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는 연금보다 자신의 메달이 대한민국의 300번째 올림픽 메달에 기여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전했다. “오기전에 기사를 봤는데 우리나라 올림픽 300번째 메달이 나왔다고, 거기에 내 메달도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된 것을 감사하고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상균은 '직장인'의 사회생활도 잊지 않았다. “저희 회사기를 들고 에펠탑 아래서 사진을 찍었다. 조폐공사 사장님부터 시작해서 파리 들어오기 전에 정말 임직원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몸둘바를 모를 정도였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기를 들고 에펠탑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 동료, 선후배, 직장 동료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흥국생명 4강행 좌절...아본단자 감독 “두..
흥국생명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IBK기업은행에 발목이 잡혔다. 흥국생명은 4일 오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1-3(18-25, 25-14, ..
[24-10-04 22:24:47]
-
[뉴스] 이러니 '신인왕' 소리 나온다…32HR 괴력..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괜히 신인왕 1순위 이야기가 나올까.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등판해 2⅓이닝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올..
[24-10-04 22:15:00]
-
[뉴스] 흥국생명 징크스 극복한 IBK, “우리가 원..
IBK기업은행의 승리 세리머니는 어느 때보다 컸다. 마침내 흥국생명 징크스에서 탈출하며 포효했다. IBK기업은행은 4일 오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
[24-10-04 22:13:11]
-
[뉴스] “2시즌 연속 우승컵 기억안나?“ 그럼에도 ..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가까스로 패전을 모면했지만 여전히 벼랑 끝에 있다.맨유는 4일(이하 한국시각) 포르투갈 포르투의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에서 열린 FC포르투와의 2024~2025시즌..
[24-10-04 21:47:00]
-
[뉴스] 2024 청춘양구 고등학교 1학년 축구 페스..
2024 청춘양구 고등학교 1학년 축구 페스티벌 2일 차 경기가 4일 양구종합운동장, 양구 B구장에서 펼쳐졌다. 3개 조 12개 팀이 참가한 이번 페스티벌은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2일 차 경기에서는 용인시축구센터 ..
[24-10-04 21:44:00]
-
[뉴스] ‘빅토리아 27점 활약’ IBK, 흥국생명 ..
4강행을 위한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이 혈투를 벌였다. 승자는 IBK기업은행이었다. IBK기업은행은 4일 오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흥국생명전에서 3-1(25-18,..
[24-10-04 21:05:01]
-
[뉴스] '야! 음바페+비니시우스 아무것도 안 하고 ..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는 전 세계 최고의 삼각편대는 아직까지 호흡이 맞지 않고 있다.레알은 3일 오전 4시(한국시각) 프랑스 빌르뇌브 다스끄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LOSC릴과의 2..
[24-10-04 20:55:00]
-
[뉴스] 161일전 울산 고별경기→1위 자리 놓고 친..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얄궂은 운명이다. 그러나 승부는 피할 수 없다.이동경(김천)이 161일 만에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선다. 하지만 유니폼이 바뀌었다. 울산 소속이 아니다. 그는 4월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24-10-04 20:30:00]
-
[뉴스] “난 실패했습니다“ 빈손 르나르 감독 솔직고..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스트 클린스만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에르베 르나르 전 프랑스 여자대표팀 감독이 지난 올림픽에서의 실패를 인정하는 한편, 남자 대표팀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르나르 감독은 지난 2일 ..
[24-10-04 19:45:00]
-
[뉴스] “손흥민과 확실히 달라, 토트넘 NEW 스타..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 초대형 유망주인 마이키 무어가 선발 데뷔전에서 극찬 세례를 받았다.토트넘은 4일 오전 1시 45분(이하 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그루파마 아레나에서 열린 페렌츠바로시와 2024~..
[24-10-04 19:21: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