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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 같다.“

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불만 섞인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OK저축은행은 21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0대3 셧아웃패를 당했다.

지난 세 시즌을 함께하다, 과감하게 이별을 선택한 레오가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 레오와 주포 허수봉을 막지 못하며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레오 더비'로 주목받은 경기였는데, 엉뚱하게 다른 쪽으로 화제가 돼버렸다. 3세트 긴 경기 중단 때문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박원빈의 속공 상황, 비디오 판독으로 포히트가 선언돼 실점하자 격렬한 항의를 했다. 거의 10분 가까이 경기가 중단됐다. 뭐가 문제였을까.

V리그는 이번 컵대회를 통해 '미들랠리'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을 세트당 2회로 늘리기로 한 것과 함께 가장 큰 변화다.

미들랠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플레이 중 반칙 장면이 나오면 곧바로 부저를 눌러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것이다. 원래 비디오 판독은 플레이가 완결되면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FIVB) 주관 대회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올림픽 등은 다르다. 터치네트, 포히트, 서브라인 침범 등 랠리 도중 나오는 반칙은 그 즉시 이의를 제기하라는 것이다. 랠리가 종료되고 나면, 인-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독만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길 수 있고, 심판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 이날 오기노 감독이 항의한 부분이 그랬다. 미들랠리더라도, 속공 상황 등 플레이가 너무 빠르면 랠리 종료 안에 부저를 누르지 못할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한 팀이, 반칙 플레이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눌렀는지에 대한 판단을 심판이 하게 되고, 비디오 판독을 받아줄 지 말 지 여부를 결정한다. 어느정도 유연성을 갖기로 한 것이다.

오기노 감독은 박원빈의 속공으로 이미 랠리가 종료됐는데, 왜 비디오 판독을 받아줬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는데, 이런 문제는 안타깝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 같다“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반대로 KOVO는 “대회 전 감독님들과 이 문제에 대한 공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2경기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전에서는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이 상대 서브라인 침범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부심이 받아주지 않는 장면이 목격됐다. 한참 고민을 하다 부저를 누르는 게 명백히 보였다. 리베라 감독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미들랠리가 정식 도입되면, 정규리그 중에도 이와 같은 불만이 자주 연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승부를 가르는 포인트가 왔다갔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OVO는 이번 대회 시범 운영을 통해, 정규리그 정식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통영=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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