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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태극마크를 짊어지는 영예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선수에게만 허락된 영광이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은 2024 WBSC 프리미어12에 류중일호의 캡틴으로 출전한다. 201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10시즌 만에 거머쥔 태극마크, 그것도 선수단의 대표인 주장까지 맡게됐다. 환희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선수단과 함께 출국길에 오른 송성문의 표정은 누구보다 밝았다. 이른 새벽 시간 피로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송성문은 미소를 띠며 자신들을 맞이한 수많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송성문은 밝은 표정에 대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당황했다“고 웃은 뒤 “이렇게 이른 시간까지 우리를 보고 응원하러 와주신 팬분들을 보니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는 마냥 좋기만 했는데, 막상 출근날이 되니 즐거움보다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비장함도 생기더라“며 “주장으로 책임감도 크지만, 국가대표로서 잘 하고 싶은 마음 역시 크다. 10개 구단에서 모인 좋은 선수들과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목표도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류중일호를 향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 출항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때 '선발감이 없다'는 한탄까지 들릴 정도였다. 임찬규(LG)의 추가 합류, 쿠바와의 두 차례 평가전 연승을 계기로 우려의 목소리는 다소 수그러 들었지만, 전망은 여전히 '흐림'이다.

송성문은 “김도영(KIA) 윤동희(롯데) 등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 하더라.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나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도 조금 들더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이렇게 많구나 다시금 느꼈다“며 “훈련 과정을 보면서 너무 좋은 걸 가진 선배, 어린 선수들이 많다고 느꼈다. 때문에 (팀 구성이) 딱히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부상자도 많았고, 어린 선수 위주로 팀이 꾸려졌다. 약한 멤버라는 평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훈련, 경기 모두 더 집중해서 임했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성문은 가을야구 때마다 뛰어난 활약과 호쾌한 세리머니를 펼쳐 '가을성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즌 끝자락에 펼쳐지는 국제대회에서 '가을성문'의 면모가 다시금 발휘될 지 관심이 쏠린다. 송성문은 “세리머니는 딱히 미리 준비 하지 않는다. 그저 분위기에 휩싸여 순간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이번에도 최대한 즐겁게 하려 한다. 국가대표라는 책임감도 있지만, 좀 더 활기차게 어린 친구들과 즐겁게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가 어제 케이크를 준비해줬더라. 너무 고마웠다. 가족에게 많은 힘을 받았다. 출국 전 좋은 기운을 안고 간다“고 밝힌 송성문은 “무조건 도쿄돔까지 가서 본선 라운드에 진출하고 싶다. 도쿄돔에 간다면 더 큰 목표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눈을 빛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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