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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진짜 좋아.“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 간의 경기 전. '최강 기아 찐팬'으로 마운드에서 깜짝 시구자로 나선 제임스 네일은 소감을 묻자 또렷한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경기 전까지 선수단 아무도 모른 '서프라이즈 이벤트'다.

턱관절 골절상 수술을 마친 뒤 퇴원해 자택 요양 중이던 네일은 최근 KIA 구단을 통해 시구자로 나서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부상한 뒤 이어져 온 선수단, 팬의 수많은 격려 메시지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차량을 타고 그라운드에 입장한 그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채 등장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네일임을 알 수 있었다. 1, 3루측 관중석에선 홈, 원정팬 가릴 것 없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네일이 시구자로 나선 것을 확인한 양현종 및 KIA 선수단은 놀라움과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생 첫 시구에 나섰다는 네일은 “조금 긴장도 되었지만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일이 부상한 뒤 그의 SNS엔 수많은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수술 뒤 네일이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모두의 걱정과 기도에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올린 뒤 쾌유를 비는 팬들의 응원이 줄을 이었다. KIA 선수단 역시 네일의 수술이 잘 이뤄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 구단 유튜브 영상을 통해 쾌유의 목소리를 모았다. 네일과 각별했던 일부 선수들은 울먹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심재학 단장을 통해 선수단 응원 영상을 접한 네일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전했다.

네일은 구단을 통해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다. 외국인 선수로 기아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되어 정말 큰 행운“이라며 “하루 빨리 부상을 털어내어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구 행사에서 네일은 팬들에게 '그동안 받았던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들에 대해 감사하다. 이젠 내가 그것들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네일은 오는 17일 구단 지정병원에서 수술 후 부착했던 위-아래 턱 고정 장치를 제거하고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KIA 관계자는 “아주 간단한 수준부터 훈련이 이뤄질 예정이며, 복귀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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