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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시즌 개막 전 '1약'으로 분류된 김천 상무는 정규라운드 종착역에서 선두를 다투는 이변을 연출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와 여유가 넘쳤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마무리를 잘 하겠다. 선수들의 능력치가 있다. 목표 설정과 플랜을 통해 시너지가 나고, 성적과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예전에는 동기부여가 안됐다. 잘 있다가 나가면 됐다“며 “하지만 발상의 전환, 새 문화가 자리잡았다. K리그2에서 K리그1로, 또 해외 진출로 이어지면서 분명한 동기부여가 된다. 여기에 있을 때 무기를 장착해 나가야 된다고 했다. 여기서 못하면 나가서도 안된다고 주입했다“고 말했다.

울산 HD는 '요코하마 참사'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울산은 2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경기에서 0대4로 대패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팀에 온 후 가장 긴 1시간 미팅을 했다. 난 평소 선수 잘못은 잘 얘기 안한다. 잘한 점을 계속 잘 하자고 하는데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야 해 싫은 소리, 고쳐야 할 점을 이야기했다“며 “김천은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고, 빠른 공격전개와 역습에 효율적인 팀이다. 그래서 재미없는 팀이다. '미운팀'이지만 지속적으로 세밀하게 공격해야 한다. 인내와 지혜를 갖고 통제해야 한다. 김천과 격차를 더 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위 울산, 2위 김천의 충돌이었다. 휘슬이 울리기 전 두 팀의 승점 차는 2점이었다. '이동경 더비'도 관심이었다. 이동경이 161일 만에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섰다. 울산의 이동경이 아닌 김천의 '일병' 이동경이다. 이동경은 이번 시즌 초반 울산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며 8경기에 출전해 7골 5도움으로 K리그1을 주름잡았다. 그는 4월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끝으로 입대했다. 김천에선 13경기에 나서서 4골 1도움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은 전반 불운에 울었다. 전반 3분 이청용의 컷백을 김지현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20분 주민규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지현이 상대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고, VAR(비디오판독)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분 뒤 정반대의 상황이 김천을 연출됐다. 박수일 롱패스를 받은 모재현이 1대1 기회에서 골네트를 갈랐다. 오프사이드 깃발은 고요했다. VAR 판독 끝에도 골은 그대로 인정됐다.

허를 찔린 울산은 사투를 벌였다. 전반 36분 이명재의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전반 42분 이청용의 크로스도 장시영이 볼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다. 전반 1-0으로 끝났다. 울산은 후반 아타루, 아라비제, 야고와 윤일록을 투입했다. 김천은 후반 중반까지 김대원을 새롭게 수혈한 것이 전부였다.

김천의 역습이 더 매서웠다. 김대원은 후반 2분과 8분,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반면 울산은 김천의 견고한 수비라인을 좀처럼 허물지 못했다. 그래도 울산은 울산이었다.

답답한 흐름은 후반 30분 한 방으로 바뀌었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고승범이 환상적인 다이빙 헤더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빗장이 풀리자 울산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5분 뒤 역전골이 터졌다. 아타루의 컷백을 야고가 왼발로 골망을 출렁거렸다. 이동경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노렸지만 침묵했다.

K리그1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울산ㅇ 6일 안방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3라운드이자 정규라운드 최종전에서 김천에 2대1로 역전승했다. K리그1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질주한 울산은 승점 61점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60점 고지를 밟으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천(승점 55)과의 승점 차도 5점으로 벌리면 정상 등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울산 문수에는 이날 2만4478명이 입장했다. 울산은 2년 연속 홈 관중 30만명 돌파의 위업을 달성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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